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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뭐 하게?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73
민씨 지음 / 북극곰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극곰 출판사의 책은 찡하거나 웃기거나..애매한 책은 별로 없어서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이번엔 어떤 코드일까 미리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번 책은 둘중 어디냐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과 동생의 찡한 가족애라고 할수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가족에만 국한되서 적용되는 것 같진 않아요. 내 주변사람, 친구, 이웃 그리고 얼굴을 모르는 온라인상의 먼 사람들 또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 별의 모든 인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ㅎ
작가님 이름이 특이하다 생각했는데 필명이셨어요. 민씨의 sea 는 이 책의 배경이 되기도 한 '바다'라네요 . 바다가 배경인 만큼 이 책에는 에메랄드 색이 많이 보여요 . 요즘 밖에도 못 나가는데 그림을 따라가다 보니 제가 바닷가로 어느새 여행을 하고 있더라구요 ㅎㅎ
책속 미루 ( 형) 와 두루 (동생)를 처음 보는순간 저는 어 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지? 왜 친근하지 ? .맞아요. '보노보노'가 떠올랐어요. 아이들은 책을 보자마자 귀엽다고 연신 쓰다듬어 주네요 ㅎㅎ.
첫 장부터 동생 해달이 곤경에 처한것 같습니다. 형아가 같이 물놀이 하자는데 눈물을 터트립니다. 우리의 멋진 형은 그런 동생의 마음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마음을 읽어줍니다. '우리 두루가 물이 무서웠구나. 괜찮아 !' 라고요
저라면 이렇게 말했겠죠. " 괜찮아 이거 무서운거 절대 아냐 첨엔 다그래. 해보지도 않고 왜 겁부터 먹어 빨리 같이 해보자 !"
이 형아는 부모교육 아니 형아교육을 제대로 받은듯합니다^^ 멋진 형아는 다른 놀이를 하자고 제안하죠. 수영의 기본 동작을 바로 놀이로 탈바꿈시켜버립니다. 그런 형아를 보고 동생도 재밌게 따라해봅니다. 그런데 결국 동생은 무섭다며 또 포기를 합니다. 형 미루는 동생을 포기했을까요???
누구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특히 더 두려워하는 분야가 있을수도 있어요. 남들에겐 마냥 즐거운 어떤 행위가 어떤이에게는 공포자체일수도 있죠. 우리는 나의 관점에서 보는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남들의 취약함의 무게를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 상처도 주는것 같습니다. 형의 방식대로만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가 못 해낼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읽고 나니 #육아서 같은 느낌도 듭니다 .
물에서만 살아야 하는 해달이 수영을 두려워 한다니...정말 심각한 문제 아닌가요? 형이 동생의 불안을 말~~~끔히 제거해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동생의 마음을 자세히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 아닌가해요. 물이 공포스럽다는 아이에게 넌 할수있어 물은 공포스럽지 않아 용기를 가져!!! 이런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면 동생은 바다로 갈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동생에게 실질적으로 필요로 했던것은 나를 지켜줄 보호장비였습니다!!
내 입장에서만 옳다고 믿는 수백가지의 방법을 아이에게 강요하면서...난 이렇게 널 염려하고 있고 난 이렇게 널 도우려고 애쓰고 있어 그러니까 극복해! 넌 극복할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아이가 정말 ..진짜 원하는게 뭘까.이때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게 뭘까를 알아내는것 ...그게 우선이 되야할 과제같습니다.
아무튼 이 책은 결말이 제 마음에 가장 와 닿았습니다. 넓고 푸른 바다 한 가운데 자유롭게 수영하는 두 형제들을 보고 있노라면 엄마마음이 되어 왠지 모르게 뿌듯한 ㅎㅎㅎ
어려움은 극복하지 못하는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한것 뿐이다 ...라고 생각해봅니다. 저의 트라우마를 들여다 보고 방법을 찾아봐야겠네요^^
도전하길 두려워 하는 아이, 새로운 것에 힘듦을 많이 느끼는 아이, 저처럼 성격이 급한 엄마들이 읽으면 위로 받을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이었습니다^^
[ 이 책은 북극곰 출판사에서 이벤트 선물로 증정 받은 책을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