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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부터 헬로라이프 스토리콜렉터 29
무라카미 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친구들과 조근조근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재의 고민에 대해 늘어놓다가 5년 후의 일을 상상합니다. 머릿속 시간은 아주 손쉽게 55세라는 시간에 닿습니다. 55세. 그 시간.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새로 어떤 것에 도전하기는 어려울 거야, 건강했으면 좋겠다, 향 좋은 차를 마시고 평화로운 햇살이 내리는 공원에서 볕을 쬐는 거야, 꽃밭을 가꾸는 건 어때, 하지만 돈을 많이 벌어놔야 하겠지, 그때도 일을 하고 싶진 않아, 세상은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을지도 모르지...

 

지금 살고 있는 일상이 그렇듯, 55세의 시간 역시 낭만으로만 차 있진 않겠지요. 삶이란 그런 것이고 그 시간 역시 특별할 것 없이 소중한 나의 삶일 테니까요.

 

이런 생각을 따뜻하게 보듬어 준 건 <55세부터 헬로라이프>입니다.

 

누군가는 이혼을 하고 젊은 남자와의 하룻밤에서 자신을 찾고, 어떤 이는 노숙자가 되어버린 오랜 친구의 마지막을 지켜주고, 다른 사람은 반려견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본다... 그것은 특별한 일이 무시로 일어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히 말하고자 했던 작가의 따뜻한 인사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에게서 내 부모를 보고, 나를 보고, 삶을 바라보게 돼요. 저기 지나가는 아저씨의 삶을 상상하고 언젠가 알고 지냈지만 소식이 끊긴 지인의 삶을 궁금해하게 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삶이 주는 날카로움에 공격당하지 않고 소중한 것을 지키며 지내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누구나의 '라이프'는 '헬로'하고 가볍게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이상 없기를 꿈처럼 바랍니다.

 

차를 마셔요. 작가가 보여준대로 천천히, 따뜻한 음료를 후후 불어가며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음미합니다. 마음에 쌓였던 별 것 아닌 먼지들이 가볍게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다시 크게 숨을 쉬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더구나 이 계절은 그렇게 어떤 시간을 누리기에 참 좋은 때니까요.

 

그렇게 날 선 작품을 쓰던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가 마음을 크게 울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 좋네요. 이런 아침.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 먼저 마실 것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마음이 진정될 것이다. 그것은 의식 같은 것이며 그 누구에게도 의존할 필요가 없다. (<결혼상담소>, 58쪽)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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