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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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를 잃은 상실의 그림자 속에서 방황하던 바움가트너,
끝내 희망의 빛을 가슴에 품고 삶과 화해해가는 고요한 영혼의 귀환

📘아내를 잃은 고독한 노교수 바움가트너. 아내가 글을 쓰던 방을 둘러보며 그녀가 쓰던 원고를 정리한다. 그곳에서 젊었을 적 아내가 썼던 원고를 시작으로 그녀의 인생과 그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내와 그의 젊은 시절, 그리고 아내를 잃은 후 삶에 방황하는 모습과,
방황을 극복한 후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
고요한 그의 인생을 들여다 볼수 있는 소설

+

📖31p.
저게 시작이었다. 그는 혼잣말을 한다. 오늘의 첫 사고, 그로 인해 다른 모든 사고가 생겨나는 바람에 끝없는 사고록 얼룩진 하루가 되어 버렸지만, 거실 맞은편의 시커메진 알루미늄 냄비를 계속 보고 있자니 생각이 오늘 아침의 무언극에나 나올 법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들로부터 과거, 기억의 바깥 가장자리에서 깜빡이는 먼 과거로 천천히 흘러가, <그때>라는 사라진 세계가 조금씩, 아주 미세하게 되살아나기 시작하는데, 그곳에서 그는 세상에 나온 지 갓 20년 된 몸 안에 들어가 있다.

📖41p.
사람들은 죽어요. 젊어서 죽고, 늙어서 죽고, 쉰여덟에 죽죠. 다만 나는 애나가 그리워요. 그게 전부예요. 애나는 내가 세상에서 사랑한 단 한 사람이었고, 이제 나는 애나 없이 계속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해요.

📖61p.
그는 발을 바닥에 딱 붙인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위태로운 내적 공간에 살고 있었고, 그로 인해 두 손에 감당할 수 없이 넘쳐나는 시간을 들고 있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

💬잔잔한 이야기들이 스며들어 사랑과 상실, 삶과 죽음의 결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속에서 인간 존재의 깊은 울림을 담아내는 소설...
고요한 물결로 다가와, 독자의 마음 깊은 곳에 오래도록 머무는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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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클래식 63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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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 #불안 #부조리 #연대 #버티는삶 #작은선의 #희망은있다

코로나 시대를 미리 예견한 듯, 인간의 고독과 연대의 본질을 되묻는 경고장..

📘알제리의 오랑이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갑자기 쥐들이 죽기 시작한다.
곧 사람들에게도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하고...사망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쥐들이 죽고, 사망자들을 발생하게 한 병이 페스트로 밝혀지며, 도시는 폐쇄된다.
주인공인 리외 의사는 환자들을 치료하며 인간의 고통, 죽음을 마주한다. 그러면서 삶의 의미에 대해 끊임엄이 생각하게 된다.

도시 사람들은 점차 공포, 절망, 순응, 저항 등 다양한 태도를 보이고..
타루, 랑베르, 그랑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상황에 맞서며, 개인의 윤리와 공동체의 책임이 어떻게 충돌하고 조화를 이루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전염병은 물러가고 도시는 다시 열리지만, 리외는 이러한 언제든 페스트는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상기시키며 소설을 마무리한다.

+

📖56p.
그들은 스스로 자유스럽다고 믿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아무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58p.
그 모든 증세가 지나가면 어떻게 되는지에 관해 의사 리외의 머릿속으로 한 문장, 의학서적에서 증상의 열거를 마무리하는 한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맥박이 실낱같이 가늘어지고, 무의미한 모짓과 함께 사망한다.”

📖192p.
“완치되었다면 페스트일 리 없죠. 두 분도 아시다시피, 페스트란 놈은 용서가 없잖아요.”
“일반적으로는 그렇습니다.”리외가 말했다.
“그렇지만 끈질기에 싸우다 보면, 놀라운 일도 생기기 마련이죠.”

+

💬'페스트’를 보며 우리도 코로나19 초기 자발적으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QR 체크인 같은 불편하지만 필요했던,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를 위해 또 그리고 우리를 위해 했던 행동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전염병 속에서 드러나는 연대와 책임의 가치를 떠올렸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정확한 정보 공유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확진자 동선 안내, 의료서비스 절차, 확진자 통계 수치 등 의료계와 행정부의 체계적인 대응은 페스트 속 인물들의 희생과 헌신의태도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페스트와 코로나19..
어려운 질병을 함께 이겨낸 공동체,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 의미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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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세이버 달달북다 10
이유리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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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애 #운명 #감정 #이별 #미스터리 #설명불가 #사랑

운명이라 믿었던 사랑, 알고 보니 잘 짜인 거짓의 꽃향기였다니...

📘혜인은 맞지 않는 사람과 몇 번의 연애를 한끝에 지쳐갔다. 그래서 피 한방울로 나와 99% 이상 특징이 일치하는 짝을 찾을 수 있다는 하트세이버를 신청하게 된다. 신청했다는 사실을 잊어갈 때쯤 매칭에 성공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만난 김민재.
하나부터 열까지 운명적으로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트세이버가 단순 sns를 통해 나온 정보들로 일치하는 사람들을 매칭하고 있었다는 논란에 휩싸인다. 혜인과 민재 진정한 운명의 상대가 맞을까?

+

📖25p.
피 한 방울에서 약 2500가지의 기질적 특징을 찾아내 분석합니다. 그리고 그 특징이 99퍼센트 이상 일치하는 짝을 찾아 매칭해드립니다.
한번 경험해보세요.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당신의 운명의 상대. 지금 하트세이버가 연결해드립니다.

📖55p.
우리는 서로의 운명의 상대. 꼭 맞는 한쌍이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그게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게 밝혀진 지금, 나는 그걸 정말로 확신할 수 있을까.

📖63p.
찬찬히 생각해보면 연애는 정말 신기한 일이다. 실례를 무릎쓰고서라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서로 완전히 모르는 채로 평생을 살아온 두 인간이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계기로 서로를 알게 되고 사랑, 무려 그무섭고 두려운 사랑에 거침없이 뛰어드는 일. 그리고 서로를 각자의 중요한 사람으로 땅땅 임명하고 그 전까진 한 적 없던 많은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일. 상대를 위해, 혹은 상대를 향해 울고 웃고 화내고 기뻐하고 소리 지르고 도망치고 달리고 구르는 일. 한 치 앞도 모르고 사는 주제에 감히 미래를 약속하는 일. 그러다가 또 어느 날 어느 시점에서 그것을 모조리 철회해버리는 일. 가벼운 인사, 아니면 끔찍한 저주를 날리며 돌아서서 뚜벅뚜벅 반대로 걸어가곤 다시는 만나지 않는 일.
세상에 그보다 특별하고 흥미로운 일이 또 있을까.

+

💬연애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끝내 다시 흩어지는 신기하고도 아름다운 감정의 여정이지 않을까?
과학적으로도 알 수 없는, 그 미묘한 매 순간 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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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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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사랑 #슬픔과사랑 #사랑의힘 #상실과회복

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 그녀는 노래 속 구원을 좇았지만,
끝내 그녀를 안아준 것은 종교의 노래가 아닌 가족의 사랑이었다.

📘묻지마 살인으로 막내아들인 가나타를 잃은 가족들..
가족들은 그 사건으로 인해 붕괴되기 시작하고, 특히 엄마인 교코는 상실감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하루 하루를 힘들게 버티던 쿄코는 딸 가온과 함께 사이비 종교에 빠져 그곳에서 노래를 부르며 죽은 아들과 자신이 구원받을 수 있다 맹목적인 집착에 빠지게 된다.
소극적인 남편 미치오는 구원을 받은 듯한 그녀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것인가...(그녀의 믿음에 동참할지 / 아니면 그녀를 종교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갈지)

마지막 20페이지의 놀라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

📖121p.
“나는......엄마를 믿어. 그래서 엄마와 같이 있어.”

📖246p.
“엄마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너는 무엇을 믿는데?”
말문이 막혀 아스팔트 길이 끊긴 곳을 바라보자. 강한 바람에 이끌려 군청색 바다가 하얀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내가 믿는 건 엄마인가, 아빠인가, 아니면 영원님인가.
“......노래하는 것만은 좋아해요.”
슌타로의 물음에 혼잣말처럼 대답했지만, 소리는 파도 소리에 밀려 지워졌다. 가온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두워진 보라색이 펼쳐진 그곳에 새의 모습은 더는 보이지 않았다.

📖292p.
“저는 누구를 믿으면 좋습니까? 아빠? 엄마? 아니면 슌타로입니까? 영원님, 부디, 부디, 저에게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가온은 웅크리며 하늘을 보았다. 새빨갛게 물든 하늘에, 그 끝에 있을 터인 신을 향해 온 마음을 다해 계속해서 외쳤다.
그때 가온은 처음으로 신에게 진정한 기도를 바쳤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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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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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클 #여운가득 #감동소설 #눈물주의

마음 한 켠이 조용히 울컥했다.
작고 소중한 감정들이 조용히 퍼지는 느낌…


📘화재로 인한 사고로 각막을 이식받은 유리와 식물인간이 된 동생 영.
유리는 각막 기증자 영준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 하고..
장기 기증자에게 편지를 쓰는 사이트인 ’하늘 로 보내는 편지‘에서
영준을 아는 시온을 접하게 된다.

영준이라는 인연으로 유리와 시온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영준의 발자취를 따라 그가 살았던 제주도까지 함께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아픔과 힘겨움을 이해하고, 말로 다 전하지 못했던 가족의 마음을 알아가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

📖17p.
퇴원하는 날, 이식받은 오른쪽 눈으로 처음 본 것은 유리창 너머 동생의 모습이었다. 조그마한 몸에 알 수 없는 장치를 여섯 개나 달고 누워 있는 바보 같은 내 동생 배영.
그 상태로 해가 바뀌었고 우리 가족은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았다. 식물인간으로, 그 보호자로, 기적을 기다리는 신자로, 혹은 죄인으로. 그중 누구도 내게 일어난 기적이 누구의 희생이었는지는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내게 눈을 준 사람은 그렇게 미지수로 남아 있었다.

📖101p.
열여덟 살 이영준을 기억하는 아이, 잊지 않는 아이. 매일 하늘로 편지를 쓰는 아이. 우리는 결국 이렇게 만났다.
“......미안해.”
“......뭐가요?”
시온은 나의 오른쪽 눈을 뚫어져라 보았다. 시온의 눈빛에 반사된 눈송이가 반짝거렸다. 눈송이의 빛은 순식간에 퍼져서 오른쪽 시야를 덮았다. 눈이 시렸다. 나는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눈송이를 밖으로 밀어냈다. 뜨겁게, 아프지만 찬란하게.
“이영준이 아니라서.”
오래 자라 왔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흔들리는 배경 속에 시온의 눈이 함께 술렁이고 있었다.

📖197p.
구름은 세상이 자신의 일부로 켜켜이 쌓여 가는 것을 보다가, 통과하는 내게 인사를 건넨다. 찬란하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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