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그러시면 안 돼요! 돌개바람 4
아녜스 드자르트 지음, 마르졸렌 카롱 그림,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참 재미있는 동화이다.
우정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나중에 왜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가 왕이 되었는지 살짝 보여주는 마지막까지도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 1세.
원래 주인공의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으시시 대왕이라는 이름은 주인공의 포악함이나 무서움을 단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페르디낭이란 말은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 아마도 우리 말도 다 뜻이 있으니 페르디낭이란 이름도 숨은 뜻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째든 왕의 이름에 걸맞는 것 같은 위엄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언제부터인가 [바람의 아이들]이란 출판사가 내게는 무척 익숙해졌다. 바람의 아이들과 처음 만난 게 올 여름에 읽었던 '파리의 휴가'란 책이었는데,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은 바람의 아이들과 만난 네 번째 동화가 된다.

아프리카의 드넓은 초원 사바나와 그 일대를 다스리는 왕 페르디낭 1세.
사막이라 모래성으로 쌓은 것인지, 아니면 돌인지 노란색으로 보이는 성과 그 안에는 호위병들이 지키고 있다.

게다가 페르디낭이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가.
너무나 힘세고 무섭고 무자비해서 코끼리 중에 가장 큰 코끼리도 무서워서 가까이 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척 심심한 페르디낭 1세. 오로지 무서운 그에게 과연 누가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가 되겠느냔 말이다.

결국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 1세는 화가 나서 소리를 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덜덜 떨며 파티를 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북에게도 더 이상 파티는 지겹다는 말을 한다.
그리하여 생각한 것이 늘상 하는 일과 중 하나로 사형집행인에게 가서 몇 명의 목을 친다고 전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리고 사형집행인 하이에나가 잡아온 죄인은 바로 사바나 초원에서 가장 거짓말을 잘하는 우히히 원숭이 오마르 였던 것이다.

드디어 사형집행이 이뤄지는 순간. 원숭이 오마르는 안 됀다는 말을 하며 그 이유를 이야기한다.
"안 돼요. 나한테 그러시면 안 돼요."
"뭐라고? 무슨 이유라도 있느냐?"
"왜냐하면요. 목을 자르시면요 폐하는 바로 또 심심해지실 거잖아요. 절 살려두시면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많이 해 드릴게요."

이렇게 위기를 모면한 우히히 원숭이 오마르와 으시시 대황 페르디낭 1세는 함께 보내면서 서서히 둘의 우정이 싹트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동화 내용을 읽다보면 역시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오른다. 죽기 위해 매일매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던 대신의 딸과 왕의 이야기가 으시시 대왕과 원숭이 오마르의 상황과 굉장히 비슷하다.
하긴 요즘엔 패러디 동화가 많이 있으니까 그런 것쯤은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같이 보고 비교하기에도 좋지 않을까!

점점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은 더 이상 명령하는 것도 무섭게 하는 것도 싫다고 한다.
아마도 멋진 결말이 예상되지 않는가?

처음 상황은 어떨지 몰라도 서서히 친구가 되는 으시시 대왕과 원숭이 오마르.
처음엔 원숭이 오마르도 사바나에서 가장 거짓말을 잘 했다는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짓말쟁이 원숭이 오마르도 그리고 모두들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으시시 대왕 페르디낭 1세도 진정한 친구와 우정을 알게 되므로 아마 멋지게 변화가 된 것 같다.

또 처음에 말했지만, 으시시 대왕이 떠난 자리에는 다른 왕이 생겨난다. 바로 사자.
그리하여 아프리카 초원의 왕은 사자가 된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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