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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큐언의 지경은 어디까지일까?
<칠드런 액트>, <속죄>에 이어 문학살롱에서 함께 읽는 그의 세 번째 책.
아니, 근데 세 권 다 같은 작가가 쓴 책이 맞냐고요.
등장인물의 나이가 젊어지니 문체도 젊어진 것 같고 다루고 있는 주제도 뭔가 경쾌한 것도 같고.
젊네요. 젊어. 청년이 쓴 글처럼 느껴지는 대가의 글.
최초의 인조인간을 다루고 있는데 타임라인이 1980년대.
시대적 배경과 주제가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 묘하게 어울리는 설정.
보편적인 주제. 장르는 거들 뿐.
그가 다루는 소설 속 타임라인. 2년이 안 되는 시간. 늘 그랬지만 압축된 서사가 폭발한다.
등장인물 - 찰리 그리고 미란다.
찰리는 미란다와의 사이에 인조인간 아담을 끼워넣음으로써 둘의 사이가 가까워지길 바랬다. 그러니까 아담의 존재는 어디까지나 깍두기였다는 말이지.
그의 계획은 성공한 듯 보였다. 아담의 설정상 구매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으니 찰리와 미란다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게 된 것. 유사 가족이 형성되었다.
갈등구조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아담이 찰리를 부르는 호칭이 묘하게 바뀌는 지점이 있었다.
아담이 미란다와 관계를 맺은 다음날, 찰리에게 털어놓았고 다신 관계를 갖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런 종류의 고해성사 끝 재발방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기 마련이고 실제로 나중에 시도는 했었음이 밝혀진다.)
이후 찰리는 갈등관계를 끝내기 위해 아담의 전원장치를 건드리려 하는데...
이어지는 아담의 행동!!!? 그는 자아를 가졌음이 분명하다.
˝당신˝ 아담이 찰리를 지칭하는 단어. 사랑 앞에 경쟁자 혹은 대등한 존재로 찰리를 인식하는 아담.
삼각관계는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란다에 의해 싱겁게 종결되는 듯 보였다.
(나중에 아담이 찰리에게 한 고백 중에 사용한 골때리는 단어 때문에 찰리 만큼이나 나도 혼란스러웠음을 고백한다.)
유일하게 판타지 장르스럽다고 느꼈던 장면은 아담이 찰리 대신 모니터 앞에 앉아 주식 거래를 하는 장면. 아담이 통장 잔고를 늘려가는 동안 찰리는 오히려 소일거리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평화가 찾아왔나 싶은 그때. 아담이 권리를 주장한다. 번 돈의 일부는 그의 소유라고.
어디까지 놀라게 할 작정일까?
미란다의 비밀. 아담은 고민한다. 찰리에게 어디까지 알릴 것인가. 그리고 미란다의 비밀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균형˝. 아담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의해 그가 어떻게 할 것인지 이미 결론이 나 있었다.
아담은 인간이 아니니까. 인간과는 다른 존재임을 스스로 천명했으니까.
유한한 존재인 인간과 다른 존재임을 그가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
누가 인간이고, 누가 기계인가.
나 같은 기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