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21 : 페스트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21
권기희 글, 이철희 그림, 황의조 감수, 손영운 기획, 알베르 카뮈 원작 / 채우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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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뿐 아니라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이들 작품들은 모두 카뮈가 일생을 두고 탐구한 세 가지 주제, 즉 부조리, 반항, 사랑을 담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의 경우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았다.

 

 카뮈 철학의 중심은 부조리와 반항에 있다. 카뮈에게 있어서 반항이란 우선, '아니요'와 '예'를 동시에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아니요'는 참을 수 없는 구속에 대해서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이고, '예'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할 그 무엇, 즉 자신의 존업성에 대해서 '예'라고 말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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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스트]의 기폭제가 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이다. 원작 [페스트] 1부에 보면 페스트 발발 초기에 페스트로 인해 사망자가 늘어가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이 사건을 피하려고만 한다. 이처럼 습관에 젖은 삶 속으로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는 페스트는 전쟁과 같이 부조리한 것이라는 사실이 상징화된 것이다.

 

 그 뒤, 카뮈는 전쟁과 실업으로 인해 오랑으로 가는데, 그곳에서 겪은 가난, 전염병, 폐렴 등 다방면으로 경험하게 되는 삶의 경험들이 작품으로 구체화된다. 특히 [페스트]에서 질병이 점차 폐장성의 징후를 띠는데, 이것은 당시 카뮈가 앓고 있던 폐렴과 그 증세가 유사하다. 또한, [페스트] 첫 부분에는 지병을 앓던 리유의 부인이 요양을 떠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은 카뮈가 페렴으로 인해 프랑스 고산 지대로 요양을 떠났던 것을 연상시킨다.

 

 프랑스로 요양을 떠났던 카뮈는 전쟁이 확대되면서 오랑에 있던 부인과 생이별하게 된다. 이 시기 경험한 이별의 절실함은 [페스트]에 그대로 표현되는데, 오랑 시가 폐쇄된 뒤, 갑작스러운 귀양살이와 이별에 대한 묘사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페스트]에서 랑베르 기자가 아내와 재회하는 장면은 프랑스 해방 당시, 카뮈가 아내와 재회하는 장면을 꼭 빼닮았다.

 

 [페스트]는 크게 세 가지 주제 의식에 대한 작가의 탐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삶의 부조리성, 반항 정신, 연대 의식이 그것이다. 삶의 부조리성은 [페스트]에서 설정된 갑작스러운 이별과 귀양살이, 감옥살이를 통해 알 수 있다. 반항은 [페스트]의 핵심 주제이며 부조리에 대항하는 윤리적인 선택이다. 그리고 연대 의식은 랑베르의 선택을 통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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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들이 함께 살기 위하여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인류 공동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더할 수 없는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

 

 이야기의 무대는 흑사병(페스트)이 덮친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한 도시 오랑이다.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외부와 차단된 주민들은 고립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인간으로서 품어야 할 근원적인 물음, 철학을 품고 있다. [페스트]가 품은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반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반항은 한계 상황에 대한 극복을 의미한다. 이것이 [페스트]에서 말하는 반항이며, 반드시 성실성을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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