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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선생님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3월
평점 :
아픔을 딛고 이해를 공유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응원하는 이야기
《안녕 선생님》을 만나게 된 4월,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에 있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교권이 땅에 떨어져 학부모, 학생 할 것 없이 선생님을 존중하기보다 막말을 일삼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겨내지 못하고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난 한 선생님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맴돌며 안녕 선생님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왔다.
《안녕 선생님》은 네 분의 작가님께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쓰셨지만, 그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었다. 전학생 송아름과 일진인 박은비, 두 명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린다. K&S의 로펌 대표인 송아름의 아빠는 회사의 변호사인 강수빈에게 송아름의 변호를 맡기게 된다. 학교폭력위원회에서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던 송아름과 박은비의 학부모는 아름과 강수빈의 싸움을 미연에 예방하지 못했다며 담임인 이미아 선생님에 대한 민원을 넣기 바쁘다. 게다가 밤낮 할 것 없이 선생님께 전화를 하는 통에 이미아 선생님은 재수로 임용고시에 붙어 선생님이 되었지만 힘들어한다. 그러다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에서 자살을 하게 되고, 선생님의 자살을 둘러싼 소문들이 무성해진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사정이라는 감옥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진실을 가둔다. p.100
자신에게 유리한 진실은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은 거짓으로 감추려고 한다. 결국 그것 또한 각자의 사정이다. 학교폭력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학준은 일진인 박은비에 대한 무서움으로 자신이 본 것조차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이 이미아 선생님을 마지막에 만나고 받은 책 속에 있던 유서를 발견했지만, 그 유서에 대한 내용을 어느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었다. 모두들 선생님을 추모하고, 찐따가 아닌 선생님을 위해 진실을 밝혔다며 인정받는 지금의 현실에서 말이다.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당하면서도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던 강수빈은 자퇴한 후 공부만 해서 변호사가 되었다. 학교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지만 승진 앞에서 송아름의 변호를 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사정, 억울한 죽음을 맞은 동료 교사를 위해 조금이라도 바꾸어보려고 하는 그들의 사정, '이슈 톡톡'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사이버 렉카 일을 하는 강범준과 이성한은 자신들이 올린 영상의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송아름 엄마에게 돈을 받고 영상을 올리려고 했던 그들의 사정.
"각자의 사정이 있었던 거지. 그래서 모두가 거짓말을 한거야." p.198
우리가 모르는 그들의 사정 속에서 진실을 방관한 사람들의 마음, 손을 내밀려고 했던 사람들. 그들의 시선이 담겨 있던 《안녕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있기에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알면서도 내 자식에게 닥친 불합리함에 진실은 파악조차 하지 않은 채 화풀이 대상으로 여겨졌던 선생님의 안타까움. 그곳에서는 행복하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기를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