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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만엔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드디어 오에 겐자부로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름은
참 많이 들어봤는데..
특별이 작가들이 많이 꼽는 작가라고 생각됩니다....
언제가 읽었던 금가사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와는
대척점에 있는 작가로 일컬어지죠.
금각사도 참 충격적인 책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일단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였습니다.
묘사하는 문체가 뭐라 할수는 없지만 참 독특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참 매력있네요.
그리고 이책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여성에 대한 시선입니다.
흔히 나오는 매력적인 여성이 없습니다.
중증 정신장애아를 낳고 알콜중독이 된 미쓰의 아내.
일본에서 제일 뚱뚱한 진, 오빠의 아이를 가진 채 자살하는 백치 여동생.
그렇치만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마의, 여성의가장 약한 부분에 대한 섬세한
눈길이 느껴 집니다.
작가는 인간의 '고통'이라는 명제에 천착한듯 합니다.
'고통'을 통한 구원을 갈구했던 다카시, 장애아를 낳고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엄마의 고통, 골짜기 마을 구하고자 했던
증조부와 그의 동생의 고통, 맞아 죽어갔던S형의 고통,
아무런 말 없이 결국 자살의 선택해야 했던 백치 여동생의 고통,
조선인 마을의 청년들의 고통, 결국 정신병이 걸리고 마는 어머니의 고통.
그러나 결국 스스로를 구원한 사람은 미쓰가 아니였을까 생각됩니다.
'고통'를 통한 자기구원을 갈구했던 다카시는 '고통'의 구덩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니까요. 다카시의 고통은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S형의, 여동생의, 증조부의 동생의, 형수의, 그리고 모두의 고통이였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은 고통의 구덩이가 아니라 '기대'와 '풀의 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쓰의 '풀의 집'은 앞에 나오는 구덩이며, 곳간채의 지하였던 것이겠지요.
우리가 우리의 고통 이상을 책임질 수 없다며, 자신의 길을 그저 담담히
가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 듯 하기도 합니다.
책의 앞부분 미쓰가 정화조 구덩이에 개와 함께 빠지는 부분과
곳간채의 지하는 참 절묘하게 잘 어울리네요.
중증정신장애아인 아기와, 동생의 아이의 낳겠다는 아내와 함께
미쓰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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