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지혜의 시대
정혜신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이 아픈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격차 - 법의학자가 부검에서 발견한 우리 '안'의 격차
니시오 하지메 지음, 송소영 옮김 / 빈티지하우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김하나.황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와 같이 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둘이 사는 건 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생활하면서 생기는 작은 충돌을 완화시켜줄 완충지대가 없으므로, 나의 미숙함과 이기심이 상대에게 곧바로 향하기 마련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는 대학 입학과 함께 집을 떠나야 했기에, 누군가와 같은 공간을 사용한 경험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첫 학기는 아주 작은 방에서 혼자 생활했지만, 이내 하숙비를 좀 더 아끼기 위해 그새 친해진 대학 동기들과 방을 합쳤다. 그리고 나서 그 후 1년을,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친구들은 모두 호시절로 기억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3명이 함께 했던 기억보다는 2명이 공유한 기억이 더 많다는 점이다. 당시 우리는 나의 좁은 독방과 친구들의 좀 더 큰 2인 1실을 우리 맘대로 합쳐서, 3인 2실로 사용했다. 그 중에 내 방은 컴퓨터가 있는 일명 '폐인실'로 셋 중 하나(엄밀히 말하면 대부분 둘 중 하나)가 쳐박혀 하루 종일 게임을 하거나 PC통신을 하는 곳이었고, 나머지 큰 방은 침실이자 수다방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폐인실'이 서로에게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던 건 아닌가 싶다. 왜냐면 그 '폐인실'이 사라지고 본격적인 2인 1실 생활이 시작되자 관계에 균열이 갔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하나 둘 입대하고 제대할 때, 나는 2인 1실, 1인 1실 등을 사용하다가 마지막으로 군대를 갔다. 내가 군에 있는 동안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두 친구가 낭만적인 그 1년을 꿈꾸며 학교 앞 하숙집에서 다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왠걸. 그렇게 친했던, 그리고 함께 살기를 오매불망 기대했던 두 친구의 사이는 급격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한 친구가 뜨거운 연애를 시작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으나,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천장을 보고 누워 밤새 고민을 털어놓거나 낄낄거리던 그들이 아니었고, 그렇다고 점잖게 거리를 유지하며 살 처지도 관계도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친하게 잘 지내지만, 한동안 그 시절의 냉랭함이 질긴 술안주가 될만큼 그때는 둘의 관계가 나름 심각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긴 결혼 전 내가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함께 살았던 형과의 관계도, 헤어질 때즈음엔 엄청나게 얼어붙어 있었다. 아니, 관계가 얼어붙어서 헤어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말이 같은 집에 사는 거지, 사실상 '같은 방'에 사는 것이었으므로 서로에게 더 고된 일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경험적으로 볼 때 '같이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적령기(?)가 되면 은근히 혹은 대놓고 그 쉽지 않은 일을 하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결혼.

나는 올해로 결혼 9년차다. 하지만 짝꿍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결혼은 그다지 큰 분기점이라고 할 수 없을듯 하다. 물론 결혼이 하나의 큰 숙제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결혼 때문에 우리의 관계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우리의 관계를 더욱 풍요롭고 돈독하게 만든 것은 결혼이 아니었다(운좋게도 결혼이 그걸 방해하지도 않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집,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만들어 가는 생활이 핵심이었다. 일과를 마치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안정감, 그리고 그 집에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 이건 그 사람이 가족이기 때문에 생기는 안정감과 믿음이 아니다(가족이라니,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인데). 그냥 나랑 합이 잘 맞는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에 생기는 안정감과 믿음일 뿐이다. 인생의 선생님이자, 친구이자, 그리고 연인인 바로 그 사람이기에.

이쯤 이야기하면 많은 기혼자가 이야기할 것이다. "운이 참 좋다"고. 맞는 말이다. 나는 인생의 행운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성공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그 도박에 의무적으로 혹은 강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자, 그럼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도박도 결국은 확률 게임이다. 결혼을 통해 남자와 여자로 구성된 '가족'을 꾸릴 수도 있지만, 결혼하지 않은 남자와 여자, 여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 남자와 강아지...... 수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나의 행복을 기대하면 안 되는 걸까?

이 책은 여자 둘이 살게 된 계기와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추상적으로 새로운 삶의 형식을 제시하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작가들 스스로가 그리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제목부터 "살고 있습니다" 아닌가). 그 와중에 벌어지는 수많은 실수, 충돌까지도 담담하게 그려낸다. 겉만 번지르한 자랑이거나 판타지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맛깔나는 이야기다. 여자 둘이서 집을 사서 살아가는 게 불가능하지 않고,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삶도 가능하다. 다만 이 책은 무턱대고 그런 게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진 않는다. 다른 존재 둘이 한 집에서 살아가는 건 따뜻한 신비이기도 하지만 기술과 예의가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준다.

작가들은 '분자가족'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쓰는데, 전통적인 가족상을 뒤흔드는 일이라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면, 가족의 따스함에 의지하는 사람만큼이나 가족이라는 말에 진저리를 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걱정이 많은 사람일 수록) 가족에 대하여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토록 가족이 소중하다면, 왜 소중한가? 만약 그 소중함의 기반이 '사랑'이라면, 그게 왜 내 옆의 친구나 반려동물이 될 수는 없다는 말인가? 조선시대처럼 가족을 강박적으로 강조하는 사회일 수록 사회적인 안전망이 약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구조적, 제도적인 안전망이 약하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가족의 이름으로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왕 개인에게 전가할 거면 선택권도 개인에게 일임하자.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내 가족"이라는 합리적인 주장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지수가 상승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의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ia - 7집 This Is Acting [Deluxe Edition]
시아 (Sia)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좋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