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최첨단을 걷는 작가 16개국 37명 한국서 모인다

국제 문학축전 ‘2006 서울, 젊은 작가들’ 5월 7일부터
문학의 현재와 미래 조망하는 다양한 주제 논의될 것

문학은 이제 사상이기를 멈춘다. 무국적 비타민이나 강장제 같은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독일에 사는 멕시코계 호르헤 볼피를 비롯, 15개국 17명의 젊은 작가들이 한국에 와서 우리 작가들과 문학의 미래를 모색하는 난상토론을 벌인다. 5월7일부터 서울, 경북 안동에서 열리는 국제 문학축전 ‘2006년 서울, 젊은 작가들’(한국문학번역원 주최)은 벌써부터 독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마르케스는 남미 문학을 대표했지만, 동시에 문학을 남미의 틀 안에 가뒀습니다. 이제 남미의 작가들은 그를 벗어나려 합니다.”(호르헤 볼피)

국적없는 소설가로 국경없는 소설 쓰기를 지향하는 볼피, 칠레의 알레한드라 코스타마그나를 비롯, 통일 이후 ‘조용하고 무료한 나라’가 된 독일인의 내면을 그린 소설가 야콥 하인, 민주화 이후 동구권 세계의 변화를 사실주의와 동화적 서술의 결합이란 새로운 스타일로 그려낸 체코 소설가 파벨 브리츠 등 세계 곳곳에서 ‘문학의 최첨단’을 걷는 작가들이 한국을 찾는다. 한국측에서는 시인 허혜정, 박형준, 성기완, 진은영씨, 소설가 오수연, 함정임, 정영문, 이만교, 하성란, 조경란, 김연수, 이응준, 한강, 이명랑, 천운영씨 등 20명이 참가한다.


박성창(서울대 국문과 교수) 조직위원장은 “?작가와 국경, ?소설의 문체, ?사상가이자 연예인일 수 있는 작가의 위상 등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김현균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아르헨티나의 비르마헤르, 칠레의 코스타마그나 등 이번에 방한하는 남미 작가들이 문학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중남미문학의 새로운 모습을 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이들이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의 무대인 ‘마콘도’를 조롱하는 ‘맥콘도’(맥도날드 햄버거, 매킨토시 컴퓨터, 콘도형 숙박시설의 머리글) 그룹을 결성하거나, 소설의 무대를 남미 밖으로 옮기자는 ‘크랙(crack·전통을 ‘깨뜨린다’는 뜻)그룹’을 만든 사람들이어서 문학의 국적성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최문규 연세대 독문과 교수는 “1965년부터 1975년 사이에 태어난 독일 작가들은 평화롭지만 지루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신세대적 특성을 이른바 ‘골프세대’문학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문학의 공공성을 부인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룡 숭실대 불문과 교수는 “교실에서 배우던 문학의 모습을 벗은 프랑스 문학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 ‘측천무후’를 쓴 샨사라든가 벨기에 출신의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는 잔임함과 유머, 역사와 소설을 결합한 팩션(faction) 등을 통해 과거의 프랑스 문학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의 역할과 관련, “문인이 21세기에도 사르트르나 카뮈 같은 대(大)사상가가 될 수 있는지, 문학은 이제 비타민이나 강장제에 불과한 것인지 등에 대한 토론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훈기자 scoop8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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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3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4-03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