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레시피가 알려준 그대로 따라했어도 오븐에서 꺼낸 순간 푹꺼져버려 만든 사람을 맥빠지게 하는 수플레처럼 누구도 예상치못한 순간에 카운터펀치를 맞아 맥없이 주저앉아 버릴수도 있는게 우리의 인생이다.

그런 우리의 인생을 빗댄 책이 바로 이 책 `수플레`이고 책에는 3명의 남여가 등장해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아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세사람 모두는 각자 결혼을 했고 이미 중년을 넘어섰거나 노년에 든 사람도 있지만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닥친 회오리같은 불행은 우리주변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일이거나 한번쯤 고민해봤음 직한 일이라 몰입감이 더 좋았다.

주변에서도 알아주는 금슬좋았던 부부 마크와 클라라는 이제 갓 50을 넘긴 클라라의 갑작스런 죽음을 통해 배우자의 죽음으로 갑자기 아무런 준비없이 홀로 남게 된 사람의 슬픔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아내없이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남편 마크가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었던것은 평소엔 관심조차 없었던 요리를 하면서이고 이렇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아내인 클라라가 어떤 마음으로 부엌에서 요리를 했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스스로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고 그를 걱정하던 친구들을 초대해 자신이 만든 요리를 같이 먹는 것으로 마침내 상처를 딛고 홀로서게 되면서 요리는 사랑임을 깨닫는다.

자신도 손주가 있는 할머니이면서 90이 넘은 엄마의 병구완을 혼자 맡게 되어 힘든 페르다의 이야기는 어느새 노년인구가 늘어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하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닮아있어 좀 더 무섭게 다가왔다.

남을 돌보는것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이는걸 즐거움으로 살아가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페르다가 자신에게 버거운 상대인 엄마를 돌보면서 차츰차츰 지쳐가고 마침내는 자신도 모르게 엄마가 얼른 죽기를 바라게 되는 모습은 어떻게 자신의 엄마를 상대를 그럴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누구라도 그녀와 같은 처지라면 그럴수 있겠다는 공감을 얻게하는 부분이다.그런 페르다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요리는 삶의 활력소이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녀의 기쁨이었고 요리를 통해 많은 위안을 받는다.

세사람중 가장 고된 아픔을 겪는 릴리아는 재능도 있고 밝은 천성을 가진 여자였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의지나 노력이 아닌 남편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 쉽게 가고자 문제을 외면하고 눈을 감아 스스로를 속인 결과를 뒤늦은 나이에 혹독하게 치르고 있어 가장 안타까운 주인공이었다.그녀에게 요리는 자신을 좀 봐달라는 애원이었고 희망이었다

자식에게 올인하고 남편의 뒷바라지에만 몰두하며 자신을 사랑할줄 모르는...그래서 뒤늦게 빈둥지에 홀로 남은 자신을 깨닫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공허함에 고통스러워하는 우리엄마들의 모습과 닮은 릴리아의 모습은 스스로를 사랑하지않으면 누구도 그 사람을 사랑하지않는다는 교훈을 되새겨준다.

모두가 행복해졌다는...혹은 서로 화해하면서 감동적인 마무리를 했다면 잠시잠깐 감동하고는 기억에도 오래남지 않았겠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라 오히려 더 인상적이고 가슴에도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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