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네마의 신
하라다 마하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래전에 볼거리나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을땐 사람들이 가장 즐겨하는 오락거리가 바로 영화관람이었다.

그래서 수많은 영화가 개봉되었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안방에서 명화극장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매 주말 사람들을 티브앞에 불러모았고 시작전 시그널음악이 흐르면 왠지 모를 기대감에 가슴도 떨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영화가 요즘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볼수 있게 되면서 그 특별함이 사라졌고 멀티플랙스라는 복합상영관이 생기면서 이제는 선택의 기회가 소비자에게 있는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내세운 거대기업들의 입맛에 따라 선택할수 밖에 없는... 갑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을의 위치가 되어 오히려 다양한 영화의 선택권을 방해하고 있다.

이 책 `키네마의 신`은 영화가 특별한 오락거리가 되던 시절에 살았던 79세의 할아버지같은 아빠와 복합영화상영관유치에 앞장서왔던 노처녀 39세 딸이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같은 소설이자 현재 영화산업이 안고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평생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마작이며 노름을 하고 영화를 미친듯이 사랑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마침 17년간 일을 하던 대기업에서 잘린 노처녀 딸이 아버지의 일인 아파트관리소의 일을 대신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가 쓰던 업무일지를 우연히 읽게 된 딸은 업무일지 곳곳에 그날 본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적어놓은 아버지의 글을 읽고 아버지의 소박하고 정겨운 글에서 뭔가를 느껴 자신도 모르는 새 그곳에다 자신 역시 아버지처럼 평소 영화에 대해 자신이 느껴왔던 감상을 적어놓게 되고 딸아이의 글이 맘에 든 아버지가 이메일로 영화잡지사에 글을 보내면서 생각도 못한 마치 영화같은 작은 기적이 ㅅㅣ작되는데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 딸의  오랜세월 묵은 갈등도 드러나고 여느 엄마와 딸처럼 맘과 달리 늘 엄마에게는 짜증을 내고 화를 내곤 돌아서서 후회하는 딸의 모습에서 나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엄마와 자신에게 평생 페를 끼친 아버지라 여기던 딸은 아버지가 쓴 글이 모두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화제가 되자 다른 사람처럼 기뻐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면서 아버지가 상처를 받을수 있다는 말로 미리 보호막을 치고 아버지의 글을 폄하하는 그녀에게 동료가 아버지의 실패를 두려워하는건 아버지가 아닌 그녀 자신임을 지적하는 대목을 보면서 어느샌가 아버지와 자신을 동격시하고 미워하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새 닮아가는 모녀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온갖 굴곡을 겪으며 오래 살아온 한 노인의 글이 모두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죽어가던 영화잡지사에는 기적을...앞만보고 달려왔던 딸에게는 오래전의 꿈을 되찾아 주는 계기가 되고 늘 말썽만 부리던 아버지라 생각했던 딸이 아버지를 돌아보게 한 계기가 바로 영화를 사랑하던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글이었으며 낡고 오래된 작은 영화관을 살린것 역시 아버지의 글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 덕분이었다.또한 키네마의 신이라 불리운 아버지와 로즈버드간의 영화평론 공방에서 거론 된 영화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기게 했다.

이미 본 영화는 그들의 생각도 못한 견해와 의견을 보고 다시 한번 영화를 보면서 그 부분에 대해 집중해서 보고 싶게 하고...아직 보지 못한 영화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너무나 쉽고 편리하게 볼수 있게 된 영화의 위상은 예전 친구와 가족 혹은 연인과 시간을 맞춰보면서 가슴설레했던 때와 비교하면 너무나 차이가 나서 왠지 서글플 지경이지만 그럼에도 가장 큰 오락거리중 하나는 역시 영화감상이 차지하는걸 보면 주인공의 말처럼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매채체임이 틀림없을것이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 우리에게 꿈과 판타지를 제공했던 영화에 대한 오마쥬같은 소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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