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노나미 아사 지음, 이춘신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오래전 원작을 사와 영화화하기도 했던 `얼어붙은 송곳니`가 맘에 들어 작가의 책을 모았었는데...

그때가 벌써 몇년전...

사놓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책중 하나가 바로 이 책`자백`이었다.

원래가 경찰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다른 작품에서완 달리 그들간의 복잡한 알력이나 치열한 정치게임과도 같은 그들 세계를 그린 게 아니라 그야말로 범인을 잡고 그 범인에게서 스스로 범죄를 자백받는 한 형사의 이야기인지라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아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몰랐는데 이 책 역시 장편이 아닌 단편인데다 한명의 수사관의 일생과도 엮여 있어 연작소설같은 느낌의 단편이고 현재 수사완 달리 시대적 배경이 일본 전후에서부터 시작하여 거품경제가 한참이던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디지털화된 수사방식이 아닌 우리의 수사반장 같은 아날로그적 수사방식을 따르고 있어 왠지 향수를 불러일으킬뿐만 아니라 단편단편에서 그때 당시의 일본 사회의 큰 이슈나 유행같은 시대적 흐름같은걸 보는 재미도 있었다.

노나미 아사의 작품 몇권을 읽어본 경험상 그녀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얼어붙은 송곳니`를 제외하고는 장편보다 단편에서 그녀의 특기가 더 빛나는것 같다.

 

 

 

두 딸을 둔 형사 도몬은 지금은 주로 살인및 강력사건을 담당하는 수사 1계를 책임지고 있는 형사이지만 전후 일본이 어수선하던때 경찰에 입문해 성실하게 단계를 밟아 온 베테랑 형사이다.

책에는 그가 맡아온 사건4편이 수록되어있는데 사건수록을 시간별로 해놓은게 아니어서 그가 맡은 직책이나 그의 아이들이 성장과정을 보면서 시간의 앞뒤를 분간할수 있다.

책에는 일본의 성장과정에 따라 달라지는 범죄의 변천사를 볼수도 있는데...막 전쟁이 끝난직후 시골에서 일거릴 찾아 도쿄로 상경한 많은 젊은이들이 제자릴 못찾고 범죄의 유혹에 빠져 좀도둑질을 하게 된 이야기를 다룬 `다시 만날 그날까지`처럼 사건자체는 단순하지만 그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던것부터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일본경제가 부활하면서 사건 자체도 돈을 노린 강도사건 같이 강력사건화 되다 경제발전에 따라 점점 돈의 노예가 되면서 인간성이 사라지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사라져 각박해져가는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사건도 잔인해지고있는데 그 정점이 맨 앞에 수록된 단편 `오래된 부채`이다.

더구나 책 속 내용에는 당시의 일본의 경제 발전이나 사회적 이슈 혹은 당시 유행했던것에 대한 코멘트도 있어 마치 실질 현실속에서 벌어진 사건을 수사하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최첨단 장비나 각종 디지털 기기로 범인을 추적하는 요즘의 크라임 스릴러소설과 달리 사건 주변인을 조사하고 탐문하고 용의자를 색출해서 심문하는 지극히 느리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식으로 범인을 찾아내서 그에게서 스스로 범죄를 자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왠지 아주 오래된 추억의 드라마 수사반장을 보는듯한 재미가 있다.

형사 도몬 코타로라는 인물 역시 우리의 수사반장속 최불암아저씨처럼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형사캐릭터로 집에서는 두 딸아이의 극성에 힘도 못쓰는 아버지지만 사건현장에서의 그는 하나의 단서도 놓치지않기 위해 일일히 기록하고 발품을 팔아 사건현장은 반드시 눈으로 담고 수집해온 증거와 정보를 이용해 끊임없이 범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물어서 결국 스스로 자백하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형사다.

만약 내가 어떤 사건속 피해자가 되거나 사건에 연루된다면 도몬같은 형사가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였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사건을 맡는 그의 태도는 기본에 충실하고 절대로 선입견을 갖지않고 사건에 임하는..그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완벽한 형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복잡한 사건을 해결하거나 기이한 사건현장같은게 나오지않고 오로지 도몬이라는 형사캐릭터를 이용해 이야기를 끌고가고 있어 자칫 심심하다 느껴질수도 있지만...잔인하고 복잡한 살인사건에 좀 물린다 싶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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