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대가들의 집합

페이스 오프 ㅣ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서로 쫓고 쫓기는 관계의 두사람이 전격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성형수술을 통해 상대방의 얼굴로 바꾼다는...다소 비현실적이지만 상당히 신선한 소재로 눈길을 끌었던 영화가 있다.

그 영화의 제목과 같은 이 책 `페이스 오프`

서로 다른 캐릭터의 대결 혹은 협력이라는 점 때문에 제목을 이렇게 지은건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작가에서부터 생소하지만 스릴러장르소설계에선 나름 이름을 떨치고 있다는 작가 22명의 작품이 같은 목적아래 한권의 책으로 엮여 나왔다는 건 대단한 사건임에 분명하다.

공저라는 형식을 빌어 나오는 책은 두사람 혹은 그 이상의 작가들이 같이 머리를 맞데 같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이 책에선 그 방법외에도 각자 자신의 책에서 한두번 선보인바있는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그들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는데...유명 캐릭터들이 나온다는 잇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나에겐 아쉬운 책이 되었다.

이야기의 포문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바로 그 해리보슈와 패트릭 켄지가 열었다.

오래전 미해결된 사건을 쫓던 보슈가 사건을 쫓다 켄지가 있는 보스턴으로 향하게 되고 그 곳에서 역시 같은 용의자를 쫓던 켄지를 만나 납치된 여학생을 구하게 된다는 `야간비행`은 굳이 해리와 켄지라는 걸출한 스타 캐릭터가 아니어도 해결할수 있는 평범한 사건이었고  두 사람의 매력을 살리지 못한 범작 수준에 그쳐 한컷 높아져있던 기대치의 바람을 확 빠지게 하는 역활을 했다.

죽기 직전 자신의 죄를 고백한 한 사람으로 인해 오랫동안 미해결사건으로 남아있었고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인더 닉 오브 타임` 역시 재미없진 않았지만 작품을 쓴 사람이 피터 제임스와 이언 랜킨이라는 점때문에 아쉽게 느껴졌다.

유명 작가의 유명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은 해리와 켄지를 비롯해 디버와 리처 모두 각각의 캐릭터가 분명하고 그들이 활약하는 작품에서의 빛나던 모습에 비해 적은 지면과 공동저자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오히려 그들의 명성이 마이너스로 작용한것 같다.

그만큼 그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히려 생각도 못했던 작가의 작품이 더 맘에 들기도 했는데 평소 팬더캐스트가 시리즈로 나오는 작품을 그다지 선호하지않았던 나에게 뇌를 이용해 기억의 조작이라는...어쩌면 실현 가능하기에 더 무서울수 있는 작품 `가스등`은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또한 뺏긴 차에 타고 있던 자신의 딸아이를 쫓아 위험한 범죄자와 대결을 펼친 린우드 바클레이와 레이몬드 코우리의 `정차 `같은 작품은 짧은 글에서 긴박감을 충분히 살렸고 영화로 만들기 좋은 소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유명 스릴러 작가가 모여서 자신이 낳은 캐릭터를 등장시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페이스 오프`

너무 짧은 글이라서 각각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고 스릴러의 특징인 점점 숨통을 조여오고 긴박감이 넘치는 이야기를 펼치기도 충분치 못한 점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졌다.

한권이 아닌 최소 3권정도로 출간하고 각각 어느정도 지면을 보장해서 그 매력을 맘껏 살릴수 있었더라면...아니면 한권을 출간할 계획이었다면 22명이 아닌 인원을 축소시켜 소수 정예로 책을 만들엇더라면 더 좋지않았을까?

그저 스릴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그들이 한뜻으로 한권의 책을 내고 독자로서 그 책을 소유했다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껴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