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수호자 바스탄 3부작 1
돌로레스 레돈도 지음, 남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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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르문학을 선도 하는 건 유럽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의 추리소설은 아기자기하고  트릭을 풀거나 새로운 유형의 다양한 속임수을 만들어내는데 강점이 있고 사회파 소설 역시 범국가적 차원의 스케일이 큰 범죄보다는 개인적인 범죄를 사회문제화해서 다루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면 미국은 하드보일드한 범죄스릴러가강점이고 유럽쪽은 그 중간적 형태이면서 특히 심리스릴러에 강한것 같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몇해전부터 다양한 유럽국가의 범죄스릴러가 많이 소개되고 걸출한 작품도 나오고 해서인지 어느샌가 유럽의 스릴러를 보는것이 익숙해진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 `보이지 않는 수호자`의 배경인 스페인은 다소 낯선것도 사실이고 그동안 유럽중에서도 특히 북유럽쪽이 강세였다면 이제 그 범위가 넓어지는것 같아 스릴러 팬으로서는 환영할만한 바다.

이 책은 일단 시리즈물이고 `바스탄 3부작`중 그 첫번째이야기인데 스페인의 바스크지방의 바스탄계곡을 배경으로 광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범죄라곤 일어날것 같지않은 평화롭고 조용한 소도시인 엘리손도

이곳에서 어린소녀들을 상대로 잔인하면서도 기괴한듯한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

피살된 소녀들의 모습 역시 마치 성모상을 연상하는것처럼  두 손바닥을 보인채 옷을 잘라 벌려놓고 신발은 그 시신이 있는곳을 가르키듯 다소곳이 놓여져있는 모습

덕분에 오래전 이곳을 떠나 살고 있던 살라사르가문의 아마이아는 이 사건을 맡아 귀향하게 되지만 그녀가 형사반장을 맡는것에 불만을 가진 일부 남자형사와 마찰을 빚을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이곳 엘리손도에서 터를 잡고 가업인 빵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는  두 언니간의 마찰과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사건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보는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처음 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로 점점 그 시간이 단축되면서 또 다른 피해 소녀가 나타나고 아마이아의 수사팀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데다 사건의 범인이 숲의 수호자이자 전설적인 존재인 바사하운이라고 믿는 사람까지 등장하면서 모두가 혼란스러운데...

 

타인의 시선으로 보면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집단이며 서로가 얼굴을 아는 아주 작은 소도시이기에 이렇게 작고 조용한 도시에서 그렇게 기괴하고 무서운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진다는것이 더 무섭고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둘러쌓여있고 숲을 지키는 요정과 파수꾼의 전설과 신화가 존재하는곳인데다 여기에 사건현장에는 다양한 짐승의 털이 남아있으며 시신의 모습마저 마치 종교적인 냄새를 띄고 있기에 살해현장의 모습은 잔인하다기보다 경건함이 느껴지고 있다. 또한 제목에서부터 수호자의 존재를 드러내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고있기에 이 이야기에 종교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라는걸 알수 있다.

유럽의 대부분 나라가 카톨릭의 영향이 강해서인지 책전체에도 그런 종교적인 냄새가 강하고 범죄의 동기마저도 그런 종교적인것에서 벗어나지않고 있는걸보면 유럽을 지배하는것은 종교가 아닐까 생각할때가 많다.

선악의 대결부터 죄와 벌..그리고 원죄까지...마치 오래전 엄격한 종교가치관에 따라 규율과 규칙이 있던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보수적인 사고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데 스페인이 배경이니 말해 무엇할까 싶다

범죄사건이 벌어지고 그 범죄를 수사하며 쫏는 여형사반장인 아마이아와 그녀 스스로도 인정하기 어려워 기억을 소멸시켰던 그녀의 트라우마, 그 집안의 숨겨진 비밀이 그녀와 자매간의 다툼과 알력 그리고 그녀의 잠재의식인 꿈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3부작중 1부인만큼 그녀집안의 비밀에 대해 약간의 맛보기만을 알려주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현대과학의 힘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기존의 수사방식과 달리 신비스러운 영적인 힘이 존재하고 또한 주인공인 아마이아 역시 영매로서 카드점을 통해 혹은 꿈을 통해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다소 색다르지만...그럼에도 그 조합이 어색하지는 않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사건은 어떤 방향으로 풀려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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