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슈투더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7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적부터 형사물과 추리물을 좋아했던 나에게 아주 인상적인 영화가 있었다.

우리나라 성우의 목소리이긴하지만 코멩멩이 소리에 약간은 어수룩한듯한 중년의 볼품없는 남자가 사건의 용의자들을 심문하고 가면서 늘 마지막에 아..잠깐...하면서 뭔가 결정적인 단서로 방심한듯한 용의자의 뒷덜미를 잡아채는듯한 질문을 던지던 그 형사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당시 최고의 수사관이었던 `형사 콜롬보`

지금에서야 소설중 주인공인 형사나 탐정 같은 사람들이 매력도 있고 잘 생긴 사람도 있고 은근 섹스어필한 남자도 많지만 이상하게도 예전의 형사나 탐정은 어딘가 괴짜에다 아저씨같은 못난 용모가 대세를 이뤘던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시리즈의 주인공인 형사 슈투더 역시 그런 분위기의 상징과도 같은 타입이다.

정년퇴직을 앞둔 베테랑 형사이지만 실수로 좌천되어 나이가 있음에도 단순히 형사로 있는...적당히 나이먹고 싸구려 담배를 피워대는 후줄근한 중년의 나이든 아저씨

지금 트렌드에는 분명 어울리지않는 스타일이지만...단순한 말로서 상대방을 휘어잡고 말과 말사이의 의미를 날카롭게 포착해낼수 있는 날카로운 매의 눈을 가진 베테랑 형사

처음 만나보는 시리즈이고 오래전 출간된 작품이지마 형사콜롬보처럼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슈투더는 자신이 잡아 온 강도 살인용의자에게 이상하게 신경이 쓰여 그를 찾아 그가 갖힌 감방을 방문..목을 메어 죽으려던 그를 살려낸다.

그리고 또다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슈룸프의 사건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내고 그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살인사건이 벌어진 게르첸슈타인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슈룸프의 연인이자 살해당한 벤델린 비치의 딸을 만나게 된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님을 알게 되지만 겉으로는 친절하게 보이는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그에게 사건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그 사건에 대해 말하는것조차 꺼리며 슈투더를 불청객취급하고 마을에서 큰 묘목장을 운용하면서 전과자들에게 갱신의 기회를 주는 엘렌베르거사장과 행정위원장으로 있는 에슈바허와 몇몇의 사람들이 마을전체에 엄청난 위력을 행사하고 있는걸 깨닫게 되고 그들이 이 사건을 파헤치는것에 못마땅해한다는걸 알게 되는데...

 

사건자체는 요즘의 트렌드와 달리 복잡하지않고 단순하다.

작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있을법하지않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은 돈을 노린 강도살인사건

게다가 마침 그 동네에는 큰 묘목장을 운용하면서 전과자들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중 한사람이 살인사건이 발생했을때 사라진 돈과 같은 금액을 지니고 있었다.이렇듯 얼핏보면 범인을 찾기는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처럼 쉽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슈투더 역시 이런점을 들어 쉽게 범인이라고 생각한 사람을 잡지만 그의 오랜 형사경력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그 용의자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한번 더 그 사람을 만나보고자 하는것에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가 간 작은 마을이자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평화로운 게르첸슈타인은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의 웃음이 있고 인정이 흘러 넘칠것 같은 겉모습과 달리 뭔가를 알면서도 서로 침묵하고 서로를 감시하는듯한 비밀의 냄새가 나는곳이었다.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것은 비슷하고 어디에나 썩은곳은 있기 마련이라던 미스마플의 진리처럼

이곳 역시 몇몇의 힘이 있는 사람들의 의견으로 좌지우지되는...오히려 큰도시보다 그런 사람들의 영향력이 더 클수밖에 없기에 사건해결은 생각보다 쉽지않고 그런 마을의 배타성이 밖에서 그곳으로 온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다.

슈투더의 친구이자 형사인 무만 역시 그들과 섞이지못하고 늘 아웃사이더로서 살아가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런곳에서 슈투더는 외압을 견뎌내고 목표했던 사건해결을 위해 힘쓰는 모습은...그가 가진 캐릭터의 본질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렇게 사건자체는 단순하지만 비밀과 협박같은걸로 꽁꽁 둘러쌓여 좀체로 사건의 핵심과 진실에 다가가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통해 혹은 말과 말사이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 그 사건전체를 파헤쳐내는 슈투더의 활약은

요즘 이야기처럼 화려하거나 스피디하지않지만 투박하면서도 진솔한 맛이 있고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힘이 있다.

게다가 이 책이 쓰여진 당시의 사회현상을 이야기에 녹여낸 스토리는 오늘날 사회파추리소설과도 닮아있다.

총 5편으로 구성된 형사 슈투더...다음 이야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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