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이상하다.

겉으로 보기엔 자유를 사랑하고 성적으로도 자유롭고 모든 문화나 예술에 터부가 없는...그야말로 자유로운 나라같은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과 달리 보수적인 면모를 보이는 부분이 많다는걸 알수 있다.

물론 어느나라 어느민족도 겉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모습이 다 인 나라는 없겠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생각보다 종교적인 금욕주의가 깊이 뿌리내려저있고 가족 중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겉모습과의 갭이 생각보다 커서 가끔씩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그런데 이렇게 미국인들의 의외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이 책` HQ 해리쿼버트 사건의 진실`은 미국인이 아닌 프랑스인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 흥미롭다.

대체로 그 속에 속한 사람들보다 밖에서 바라본 사람들의 시선과 관찰이 날카로운 법이기도 하지만 하필이면 왜 미국이라는 나라를 소재로 썼을까?의문이 든다.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더 금욕적이고 종교적인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이 이런 범죄스릴러 장르에 어울려서일까?

요 근래 프랑스 스릴러 소설을 몇권 읽었는데...다른 문학 장르와 달리 범죄소설,심리스릴러는 프랑스가 상당히 강점을 보는 부분인것 같다.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서서히 진실을 향해 나가는 모습을 긴박감있고 스피디하게 그려내는 솜씨가 탁월한데...이 책 역시 그러하다.특히 별다른 기대없이 읽어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상당히 흥미롭고 나로하여금 끝까지 긴장감을 갖게 만들었다.

 

단 한권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집필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마커스 골드먼

그 성과에 꿀처럼 빠져들어 정신없던 차에 그가 한 계약의 시한이 다가오고 새로운 책을 써야만 할 시점에 이르러 그는 더 이상 글을 쓸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만 인정하기 힘들다.

이런 저런 노력을 해도 글을 쓸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이 위기에 봉착했음을 마침내 인정하게 되면서 자신의 스승이자 미국이 사랑하는 대작가인 해리 쿼버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곳인 오로라의 구즈코브해변으로 가게 되지만 별다른 성과도 없이 스승의 옛연인의 이야기를 듣게 되지만 그녀가 그가 살던 집 정원근처에서 백골이 된 상태로 발견되면서 그의 친구이자 스승인 해리는 살인죄로 기소되고 온 미국이 이 사건으로 들썩이게 된다.

그의 스승인 해리가 사랑했던 여인 놀라 켈리건이 해리와 사랑에 빠질 당시의 나이가 놀랍게도 15세였다는것이 밝혀지면서 이 사건은 온갖 추문으로 덮혀서 미국을 강타하고 그를 사랑했던 전 미국인들이 그를 어린아이에게 몹쓸짓을 한 추행범이자 소아성애자로 바라보며 한순간에 죄의 유무와 상관없이 단죄되고 있는 상황

모든 정황이 해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여론조차 그를 내치고 있는데도 마커스는 그가 오랫동안 알아왔던 해리의 인간성을 믿고 있기에 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직접 사건을 조사하러 가는데...

 

작은 마을에 아름답지만 가족에게서 학대받고 보호받지못하는 소녀가 있고 그 소녀의 순진성을 이용하려 달려드는 나이든 남자들

그리고 그녀가 학대받고 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 외면했던 이웃들...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아닌가? 

모두가 공범인 이 사건은 처음의 단순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파헤칠수록 진흙탕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도대체 그녀를 죽이고서도 사랑의 글을 남긴 그 범인의 존재가 누구인지 궁금증을 더해간다.

오랫동안 알아왔고 그사람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의외로 적다는걸 여실히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람이란 의외로 작은 유혹에도 금방 흔들리기도 하고 신념을 버리기도 한다는걸 평화롭고 순박해 보이는 오로라의 주민들의 모습에서 보여주고 있어 그 대비가 더 강렬하다.

특히 그런 일이 자신의 가족의 문제이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연관되어있다는걸 알면 대부분의 사람은 쉽게 사건의 진실로 부터 모른척 외면하거나 심지어는 은폐하는데 동조하기도 한다는걸 보여줌으로써 사람은 도시에서 살든 작은 마을에서 살든 인간본성에는 그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출판사에서 책을 내는 것이 단순히 문화사업이나 좋은 책을 내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비지니스적 관점에서 사활을 건 사업이라는 점도...대필작가인 유령작가의 존재유무도 흥미를 자극하게 한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하는 마커스와 그 사건을 이용해 사업적 이득을 취하려는 출판사,그리고 사실관계를 떠나 추문으로 특종을 잡으려는 기자들과 미디어들 여기에 해리를 변호하는데 있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변호사의 모습은 그야말로 하나의 살덩이를 두고 사활을 다해 덤벼드는 승냥이떼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 점잖은 척 하지만 속으로는 추문에 열광하고 그 추문이 충격적이면 충격적일수록 더 흥분하며 자신이 믿고자 하는 모습만 믿으려 드는 대중들의 천박함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했던 놀라와 그녀의 사랑이 각자의 편의와 이득에 의해 얼마나 더럽혀지고 추접하게 변질되어 가는지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끝까지 책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내고 책을 놓는 순간까지도 범인에 대한 윤곽을 드러내지않으며 책속에서 마커스의 멘토였던 해리가 글을 쓰는 방법을 마커스에게 이야기한대로 마지막까지 반전을 숨기고 있는 이 책...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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