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순례길이다 - 지친 영혼의 위로, 대성당에서 대성당까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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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예능에서 소개되기도 했지만 사실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늘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기도 했다.

단순하게 순례길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건축가의 입장에서 순례길에 있는 다양한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에 곁들여 그 배경과 역사를 소개하는 식이라 꼭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짧고 군더더기 없는 배경 설명에 건축물의 사진이 곁들여져 있어 설명이 많은 글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구성과 편집에도 점수를 주고 싶다.

우리가 흔히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하는 곳은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걸어가는 길 스페인어로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일컫는 말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산티아고라는 말도 사도 야고보의 스페인어로 부르는 이름이란 것도 이번에 알았는데 이렇듯 순례길의 기원은 당연하게도 종교와 무관하지 않다.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과의 오랜 전쟁에서 밀리던 스페인 기독교들이 이슬람 세력을 처음 무찌른 후 오비에도에 왕국의 요새를 건설하고 여기에서 산티아고의 무덤으로 향하는 최초의 순례길이 생겨났다.

하지만 요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프랑스 길을 따라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향하는데 이 순례길은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이 치열하게 성전을 펼치던 전선이었다는 게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다.

오늘날도 그렇지만 종교로 인한 전쟁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저자 역시 프랑스 길을 통해 순례를 했는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팜플로나, 부르고스, 레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그곳에 위치한 많은 건축물을 보고 사진으로 담아놓았다.

 

 

인간이 처음부터 하나하나 계획해서 만든 건축물이 있는가 하면 자연이 빚어낸 멋진 경관에다 약간의 손을 보아 참으로 경이롭고 신성시될만한 작품 같은 건축물도 많은데 대부분의 건축물이 당시에는 종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굳건한 신심과 믿음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스페인이 기독교 세력 특히 가톨릭의 맹주였던 때가 있었던 만큼 순례길 곳곳에 있는 대성당마다 중심에는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주검을 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들에게 성모 마리아는 숭고한 사랑과 희생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엄마나 누이처럼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게 장엄하고 숭고한 이야기도 있는가 하면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인물 중 한 사람인 가오디에 관한 일화도 재미있게 그려져있다.

그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토르가 주교관에 대한 숨은 일화를 통해 가우디의 장인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양심을 그리고 저자의 눈에 비친 다른 가우디 작품과의 차이를 설명함으로 그의 위대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책을 읽다 보면 단순하게 길을 걸으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의 기회를 가지기 위한 것도 좋지만 순례길 곳곳에 있는 수많은 역사적인 조형물과 건축물을 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걸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될만큼 매력적이고 멋진 건축물들이 많았다.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면 이 책도 한번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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