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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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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인 저자는 연구 중 자신의 머릿속에서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발견하고 또 자신의 조상들 중 실제 살인자들이 다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경험은 사이코패스가 유전인가 양육인가에 대한 연구로 발전한다.

저자는 사이코패스에 대해 '세 다리 의자 이론'을 제시한다.
세 개의 다리란 1.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를 포함한 전측두엽(충동, 강박관념, 반사회적 행동 등 행동 억제에 중요한 역할)의 유별난 저기능, 2.전사유전자(공격적 행동과 연관된 유전자)로 대표되는 고위험 변이 유전자 여러개, 3.어린 시절 초기의 감정적,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로 이 세 개의 다리가 완성될 때 사이코패스도 완성되는 것이다. 

저자는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어린 시절 학대가 없었기 때문에 세 개의 다리가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스스로를 '친사회적 사이코패스'라고 규정한다. 즉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으만 폭력 전과는 없는 사람, 사회적으로 용인된 출구로 공격성을 배출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결과는 어머니가 자신을 기른 방식의 결과라고 말한다. 즉, 저자의 어머니는 태어날 때 자연이 나누어준 형편없는 카드 한 벌을 올바른 양육으로 극복한 것이다. 저자는 운 좋은 사이코패스인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모든 사회에 존재해 왔고 오랜 진화과정에서 도태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이코패스가 인류에 바람직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 사이코패스적 성향은 보통사람은 옴짝달짝하지 못할 인류의 위험한 상황에서 도박같은 결정을 함으로써 문명을 변화시켜왔고 인류에게 일상을 벗어난 다양한 경험들을 제공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이코패스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우리 사회에서 제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생애 초기에 확인하고 그들이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어야 한다. 물론 그들이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지만 거시적 과점에서는 사회에 보탬이 될 것이다. 

후설로 얼마전에 읽은 '이기적유전자'의 관점에서도 이를 해석할 수 있다.
책 서두에서 저자의 처음 관점은 '아이는 정해진대로 만들어진다' 즉 유전에 의해서 결정된다 주장하면 양육(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강조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 속에 숨겨져 있는 괴물의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를 양육(환경)에서 찾게 된다.

즉 이기적유전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생존 기계'를 조정하고 있지만 '생존 기계'인 우리들은 양육, 교육을 통해서 우리의 지배자인 유전자에 대항하고 우리 스스로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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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2010년 전면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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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지만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철학책이다.
책은 서두에 도덕성 등을 배제하고 단지 사물이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가만을 말한다고 언급하며 시작한다. 비정한 이기주의로서의 유전자의 보편적 법칙만 언급한 것이다.

30~40억년전 해양을 구성하는 원시 수프에서 스스로를 복제할 수 있는 자기 복제자가 생성되었다.
자기 복제자는 계속 생존하기 위해 자신을 담을 그릇, 즉 생존 기계를 스스로 만들었다.

오늘날 자기 복제자는 덜거덕거리는 거대한 로봇(생존 기계) 속에서 바깥세상과 차단된 채 안전하게 집단으로 떼 지어 살면서, 복잡한 간접 경로로 바깥세상과 의사소통하고 원격 조정기로 바깥세상을 조종한다. 그들(자기 복제자)은 우리 안에 있다. 그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근거이기도 하다. 이제 그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며, 우리는 그들의 생존 기계다.

유전자들의 단기적인 연합이 만들어낸 생존 기계는 임무를 다하면 폐기되지만 유전자는 파트너를 바꾸어 행진을 계속할 것이다. 이러한 행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생존기계를 잘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유전자 풀 내 동료 유전자들 집단과 협력하고 또는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자기 복제자의 생존기계인 우리들의 결정에 이타주의는 없다. 그 이면을 깊게 보면 결국 유전자의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이기적인 결정일 뿐이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것조차도 결국 동류의 유전자를 생존케 하기 위한 생존 기계의 결정인 것이다.

현대에는 인간의 문화라는 새로운 수프가 등장했고 밈이라는 새로운 자기 복제자가 발생한다.
밈은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으로 설명할 수 있고 유전자와 유사한 자기 복제자로서 우리의 뇌에 기생하고 있다. 즉 우리의 뇌가 밈의 번식을 위한 운반자인 것이다.
밈의 예로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등이 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마치 우리가 컴퓨터처럼 프로그램된 체계에 따라 움직이는 말그대로 기계처럼 묘사하고 있다.
다만, 생명체 중 인간만이 이기적 유전자와 이기적 밈에게도 반항할 힘이 있음 언급하여 인간으로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말의 여지를 남긴다.
'순수하고 사욕이 없는 이타주의라는 것은 자연계에는 안주할 여지도 없고 전 세계의 역사를 통틀어 존재한 예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육성하고 가르칠 방법도 논할 수 있다.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서 자라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영할 수 있다.'

책을 덮으며 의문을 가지게 된다. 왜 유전자는 살려고 하는가? 존재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
하지만 이렇게 의문을 가지는 나에게 왜 살려고 하고 그 존재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지 묻는다면 나도 답이 없다.
다만 그냥 삶을 사는 것이고 그 삶 가운데 계속 스스로에게 왜 사는지 물음표를 던질 뿐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에게 왜 사냐고 묻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인간 스스로 절대적이고 우월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책은 '우주의 어떤 장소든 생명이 나타나기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 유일한 실체는 불멸의 자기 복제자 뿐이다.'라고 끝을 맺는다.
결국 우주의 절대자는 자기 복제자라는 말인가? 그리고 그 자기 복제자에 대항할 수 있는 존재는 유일하게 인간뿐이라면 인간이 스스로 또다른 절대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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