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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평점 :
"한 남자가 친구의 무덤가에 서서 한 줌 흙을 관 위에 뿌린다. 얼굴에 떨어지는 4월의 빗줄기가 차갑다. 그러나 그는 울지 않는다. 그는 장차 친구의 허파가 건강해질 날을, 병상에서 일어나 웃을 때를, 둘이 함께 맥주를 마시고 요트를 타고 이야기를 나눌 시절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는 울지 않는다. 그는 친구와 함께 나지막하고 밋밋한 식탁에서 샌드위치를 먹을 미래의 특별한 날을, 그가 사랑받지 못할까 두렵다는 말을 하면 친구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일 날을, 창유리로 빗방울이 흘러내릴 그날을 아련하게 기다린다."
앨런 라이트먼 소설, 《아인슈타인의 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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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스위스 베른. 봄에서 초여름까지의 서른 날, 청년 아인슈타인의 시간에 관한 서른 가지 꿈의 기록. 앨런 라이트먼 소설, 《아인슈타인의 꿈》입니다.
아인슈타인의 꿈속에서 시간은 매번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흐릅니다.
어떤 꿈에서는 일정한 시간의 반복으로 일어났던 일들이 순서 그대로 무한히 되풀이되기도 하고, 어떤 꿈에서는 매일 오늘이 생애 첫날인 것처럼 집의 위치나 가족, 그 모든 것을 새로 알아가야 하지요.
사는 곳에 따라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사람이 늙어가는 속도가 다른 세상을 만나기도 합니다.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꿈에서는 병으로 죽은 친구를 묻으며, 시간이 흘러 친구가 병 들기 전으로 돌아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함께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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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각각 다른 모양으로 흐르는 꿈속 세상은 상상할 수는 있지만 다분히 비현실적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환상적이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네요.
시간이 미래로만 흐르지 않아도 된다면, 내가 원하는 속도와 방향대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살 수 있다면
과거의 어느 때로 돌아가, 그때부터는 시간 본래의 흐름대로 내일, 내년을 향해 가면서 그렇게 살아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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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속에서는 미래를 이미 겪은 사람이 과거에 돌아와선 앞으로 일어날 일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방해하지 않기 위해 도시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미래를 알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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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세상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길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갈지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자극을 주는 “예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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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다산북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