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세계적인 소셜 미디어 기업 서클(영화 속 설정으로는 미국인의 80%가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니)에 입사하게 된 메이(엠마 왓슨). 회사의 수장인 에이몬(톰 헹크스)은 정보의 공개와 투명성이라는 기치를 걸고 초소형 카메라장치를 개발해 곳곳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우연한 사고에서 이 장치 덕분에 살아난 메이는 곧 에이몬의 비전에 적극 동조하고, 곧 자신이 24시간을 공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한다.

     전 세계의 수천 만 명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단숨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 메이. 이 인기를 바탕으로 에이몬은 그녀를 회사의 좀 더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초청했고, 메이는 내친 김에 전 국민을, 나아가 전 세계인을 서클러(서클에 가입한 사람)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비밀은 범죄라고까지 외치던 메이. 하지만 프로젝트가 지속되면서 그녀의 가족들, 아끼던 친구들이 희생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그녀의 생각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영화의 전체적인 구조가 아쉽다. , , , (?)에서 끝난 느낌이랄까? 우선 에미온의 화려한 비전의 이면에 감춰진 문제가 무엇인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물론 대충 짐작은 간다. 빅데이터를 수집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메이와 그에게 지속적으로 위기의식을 불어넣는 초기 개발자 타이의 의혹은 의혹차원에 그친다. 오히려 메이에게 더 큰 타격을 준 것은 그녀의 부모님에 악플과 새로운 프로그램 공개시연 행사에서 벌어진 사고인데, 그 정도 문제라면 판을 이렇게까지 키울 필요는 없었다. 이미 현재의 기술로도 수없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니까.

     구조상 아쉬움을 더욱 키우는 건, 역시 마지막 메이의 복수(?)’ 혹은 역습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가 분명히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망했다는 말이야 들려오지만, 사람이 죽는 장면이 나왔다면, 관객은 당연히 그에 대한 적절한 반대급부로서의 처벌, 혹은 심판이 내려지는 모습을 보기 원하는데 그게 없다. 물론 어떻게 보면 상당히 쿨한 결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평범한 복수물로 마치는 것보다는.

 

 


     사실 이 영화의 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극적 구성보다는 영화 속 등장하는 중심소재, 개념이다. 영화는 단순히 지나친 SNS의 폐해를 그리는 수준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물론 구성이 지리멸렬하게 끝나서 그렇게만 보일 수도 있지만)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투명성’, ‘정보의 공개와 같은 가치를 표현하는 단어들이었다. 메이는 단순히 인기를 끌고 싶어서 자신의 삶을 공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이 가치에 동의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었다.

     물론 사회가 투명해지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도 한다. 이를 테면 정치인들의 비자금 조성이라든지, 권력을 남용하는 무능한 통치자를 끌어내릴 때 이건 중요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 특정한 사조나 관념이 모든 것을 덮어버릴 정도로 강력해지면 필연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투명성도 마찬가지다. 정보의 공개가 유익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다 공개해버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어 버릴까?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고, 대개는 이면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일 게다.

 

 

 

      모든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다.(이건 C. S. 루이스가 한 말이다) 뭐든지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내고, 사람들로 하여금 제각각 판단하도록 하자는 말은 굉장히 진보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구현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누가 정보를 수집, 저장, 배열, 선별할 것인가)은 물론 그 최종적인 목적지가 과연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도 불분명하다. 개인의 영역이 공공의 영역과 통합되어 버릴 때 는 어디로 갈 것인가.

     언뜻 이런 과정에서 나를 버리고 최종적인 일자와의 통합에서 구원을 찾으려는 오래된 철학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방법이야 명상에서 최신의 IT 기기들로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목적지에 더 쉽게 도착할 수 있을까. 제법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그걸 제대로 표현하거나 대답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 심지어 주인공 메이는 여전히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듯하고, 그가 내 놓은 답이란 더 많은 사생활의 공개였다는 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