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플레이어 - 크로스로드 SF 앤솔로지
리락 외 지음 / 케포이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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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여덟 명의 한국 SF 작가들의 중단편 소설을 모은 책. SF라는 이름이 들어간 이상 각각의 작품들은 모두 당장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과학적 상상력들이 가미되어 있다.

     집 전체가 일종의 염탐장치가 되는 미래 주택, 인간과는 다른 식의 문화를 형성한 외계인과의 조우, 전 은하의 존경을 받는 미식가의 모험 이야기, 다른 사람의 꿈을 공유할 수 있는 장치, 갑자기 나타난 운석세례와 그 뒤에 감춰진 진실, 평행우주, 토성의 한 위성에서 불시착한 인간들이 겪은 기묘한 사건, 끝으로 스마트변기까지 크고 작은 상상력이 만들어 낸 재미있는 이야기들.

 

 

2. 감상평 。。。。。。。

     흔히 장르문학이라고 부르면서 순수문학에 비해 뭔가 부족한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하는 SF장르지만, 책 서문에도 실려있는 것처럼 이즈음 우리나라에도 SF 장르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웃나라인 중국만 해도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뛰어난 작가들이 여럿 나오고 있다는 소문인데, 땅 크기나 인구수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면 우리라고 해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바는 없지 않겠는가.

     상상력으로 승부하는 이런 이야기는 일단 재미가 있다. 바쁜 가운데서 틈틈이 읽어도 크게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소란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내 경우엔 지하철 안에서 하루 만에 거의 다 읽었다.) 단편이다 보니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깊은 감동으로 남는 건 아니지만, 작가의 상상력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지점들은 확실히 묘한 재미가 있다.

 

     물론 여러 작품이 실려 있다 보니 작품 간에도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품마다 분위기도 달라서, ‘맛의 달인같은 경우는 약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나지만 아직은 너의 시대가 아니다는 스마트 변기와 신경전을 벌이는 한 가장의 조금은 우스운 분투기다. 다만 완성도도 달라서 듀나 작가의 하필이면 타이탄은 일견 열린 마무리처럼 보이기도 하나 그보다는 완결을 짓지 못한 것처럼 보이고, ‘맛의 달인의 경우는 거의 완전히 구분되는 두 개의 이야기를 억지로 엮은 듯한 구성이다.(차라리 각각의 이야기가 한 편이라고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이 되기도 했던 드림 플레이어의 꿈에 관한 탐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를 떠올리게도 했고.

     하지만 역시 현실을 조금 벗어나서 상상력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해 주는 이런 이야기들은 좀 더 두꺼워도 좋을 것 같다. 책이 너무 빨리 끝나는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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