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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테리 이글턴의 아주 특별한 문학 강의
테리 이글턴 지음, 이미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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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

 

 

최근 책을 읽는 사람을 보기 힘들어졌다. 뭐, 실용서나 웹툰, 장르 문학 등의 시장은 예전보다 넓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순수하게 문학을 읽는 인구는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에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오히려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골목 상권이든 오프라인 매장이든, 그들의 판매 상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된 도서정가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책'에 대한 거리감을 더욱 부추기게 된 것 같아 씁쓸해질 때가 많다. 소비의 형태가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다른 더 많은 것들이 희생되는 꼴이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문학'을 제대로 읽기 위한 방법서가 나왔다. 구체적인 방법서라기 보다는 '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이었다. '테리 이글턴'이라는 작자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그냥 일반 독자라면 어떨까? 테리 이글턴이라는 이름만으로 읽기에는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테리 이글턴이 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을 시행하면서 사례로 들고 있는 책들이 모두 외국 책들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외국 고전,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세계 고전을 예시로 들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꾸준히 읽어온 사람에게는 배경지식이 많이 이 책에 접근하기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라면? 그래도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필요한 부분은 인용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모든 책들을 읽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조금 불만족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랜만에 문학비평서를 읽는 참이라 조금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나 설명은 거의 없고 문학을 제대로 읽는 방법론에 대한 서술이 더 많았다. 문학 작품에 대한 분석보다는 어떻게 읽어야 작품을 제대로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섬세한 읽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반성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책 속에서 테리 이글턴은 어떤 학생들이 문학 작품을 비평하는 모습을 그려 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은 흡사 친구들과 수다로 텔레비전의 어떤 드라마 내용을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드라마 속의 남주인공이 잘 생겼고 여주인공이 예뻐서 잘 어울린다, 내용 구성이 우연적이지만 재미있다, 등등으로 말이다. 테리 이글턴은 이런 이야기 방식은 문학 작품을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나도 이 장면을 보며 뜨끔한 게 있었다. 학교 다닐 때도 어떤 내용을 나름대로 비평하고 분석했다고 했지만 결국 얕은 수준의 감상을 말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 말이다. 어쨌든 작품을 섬세하게 읽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 동안 훈련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읽고만 싶을 때가 있다. 문학을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더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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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0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평소에 책을 분석하듯이 서평 쓰는 것처럼 보여도 잘 읽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비평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바람향 2016-04-03 10:2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제대로 된 비평을 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냥 감상만 해왔던 자신을 반성해 보았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