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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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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제시하는 키워드는 '단순함'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단(單, 홑단)이다.


프롤로그에서 일본 마쓰시타전기 창업주인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일화를 들려준다.

마쓰시타 회장이 지방 출장을 갔을 때 그 지역에 통찰과 사유가 뛰어난 노승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노승에게 배움을 얻고자 노승을 찾아갔다고 한다.

안내를 받아 어느 방으로 들어가자 노승이 미리 차를 준비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인사를 마친 뒤 노승은 준비된 찻잔에 차를 따르는데, 차가 찻잔에서 흘러넘쳐 상이 물바다가 되어도 계속 붓는 것이었다.

결국 마쓰시타 회장이 노승에게 찻잔이 이미 넘치고 있는데 왜 계속 따르시는지를 질문했다.  

그러자, 노승이 대답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이미 가득찼는데 뭐하러 계속 따르는 걸까요?"

이 말을 들은 마쓰시타 회장은 잠시 당황한 후 귀한 가르침을 느꼈다고 한다.


이미 넘쳐나는데 계속 따르는 것은 지나친 욕심과 과잉이 주는 폐단을 지적한 것이다.

더 큰 채움을 위해서는 이제 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쓰시타 회장의 일화로 이 책이 주는 메세지의 절반 이상을 프롤로그에서 느낄 수 있었다.


버려야 한다.

버리지 않으면 버림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버린 다음에는 세우고 지켜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세 가지는 '버리기, 세우기, 지키기'이다. 

저자가 말하는 단(單)은 불필요한 것을 모두 버리고, 오직 핵심만 남겨 놓은 상태, 더이상 뺄 것이 없는 궁극의 경지를 말한다.


버려라

중요하지 않은 것에 맞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

하수는 드러내고 고수는 감춘다

인생은 단 하나의 의자만을 허락한다

세워라

총소리와 떨어져 행진하라

전략이란 경기하지 않을 장소를 택하는 것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눈과 귀 뒤편에 있다

지켜라

바꿔라, 그러면서 바꾸지 마라

'아니면' 이라는 악령에서 벗어나 '그리고' 의 영신을 맞이하라

열매는 결코 하루 아침에 열리지 않는다


저자는 핵심만 남겨놓은 궁극의 경지를 위해서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버릴 것을 조언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저자가 강조하는 단순함을 설명하기 위한 상당히 많은 지식과 정보가 담겨져 있다.

여러 권의 서적, 잡지,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느껴졌다.

이 책은 무려 352페이지를 텍스트로 채우고 있다.


왜 단순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미야자키 하자오 애니메이션 감독, 정리컨설턴트, 데이비드 소로, 재러드 다이아몬드(총균쇠 저자), 정명훈의 사례들을 설명하면서 줄이기란 더 중요한 것을 위해서 덜 중요한 것을 줄이는 것임을 말해준다.


단순화하기 위해서는 멀티태스킹도 멀리할 것을 조언한다.

'차를 마주하면 차를 마시고, 밥을 마주하면 밥을 먹으라'


"경영자로 일하는 이유는 차별화된 선택을 하기 위해서다"

버림이라는 단어를 선택으로 변환하여 생각하니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버림이 약간 부정적이라면 선택은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책에서 버림과 선택은 같은 말이다.

버림은 결국 선택이다.

인스타그램은 여러 가지를 잘하려고 하기 보다 아주 중요한 몇 가지에만 엄청나게 집중을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진 올리는 시간 최대한 단축하기,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기라고 한다.

그래서 작은 기업이 엄청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버림과 선택을 통한 성공 사례이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후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의 노동력은 농장에서 공장으로 이동을 하였다.

이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은 분명히 늘어났다.

하지만,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는 그만큼 늘어나지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신흥국들은 사회안정망이나 연금제도가 부실하기 때문에 신흥국의 노동자들은 선진국 노동자보다 더 많이 저축하고 소비를 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신흥국에 부가 쌓여간다고 한다.

일리있는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회안정망과 연금제도의 중요성이 국민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반도체 칩 무게의 10만배, 노트북의 4,000배는 무엇일까?

그것들을 만드는데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이다.

오렌지 주스 1리터를 만드는데는 휘발유 2리터와 물 1000리터가 필요하고, 종이 1톤을 만들기 위해서는 98톤의 자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자원이 소모되는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소비를 자극하기 위한 인위적으로 공산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계획적 진부화는 착한 경영 방식은 분명 아니다.

착한 진부화의 대표적이 예가 1,000시간 위원회이다.

전구의 수명이 2,500시간으로 늘어나자 긴 수명이 사업상 불리하기 때문에  전구의 수명을 1000시간 이하로 제한하는데 합의하고 1,000시간 위원회를 만들어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다.

웃기에는 참으로 어이없는 위원회이다.


단순화의 예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도 기술되었다.

제품군을 줄이기 위해서 2×2 매트릭스를 그리고, 일반인용/전문가용/데스크톱/휴대용으로 제품을 나누었다는 것, 애플에는 위원회가 하나도 없다는 것,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해결책이 아니라 양파 껍질 벗기듯 문제를 고민하면 단순한 해결책이 나온다는 것을 설명해주었다. 


포장하지 않아서 오히려 성공한 회사 러쉬(LUSH)를 통해서 버림이 오히려 성공을 가져왔음을 설명해주었다.

개성과 목적성이 뚜렷한 버림은 오히려 기업에게 차별성이라는 강점으로 채워졌다.

버릴 것을 버리면 그 자리에 다른 것이 채워지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피터 드러커는 "자신이 못하는 일을 평균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탁월한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더 쉽다."라고 말했다.

잘 하는 것을 더 잘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세지이다.

모든 것을 다 잘 하려고 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잘 하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버림을 통해서 성공한 기업들로 GE, 도요타, 이케아, 보스(오디오업체), 구글 등 여러 기업의 사례를 들었다.

이 책에서 언급된 기업들을 보니 버림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버리기 다음은 세우기이다.

세우기는 집중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인앤컴퍼니가 말하는 집중은 다섯 가지이다.

전략의 집중, 고객에 대한 집중, 제품의 집중, 조직의 집중, 프로세스의 집중이다.


세우기 다음은 지키기이다.

지키기는 일관성을 만드는 것이다.

지키기의 사례로 일본의 모스버거를 예로 들었다.

모스버거는 패스트푸드업체의 일반적인 성공 공식과 선도업체를 따라 하려는 비교 본능을 버리고, 남다른 정체성을 세우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그것을 지켜왔다고 한다.

오더 메이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햄버거 상품, 번화가를 고집하지 않는 위치 선정과 좁은 면적의 매장이 모스버거만의 차별성이라고 한다.


기업의 목적은 흔히들 이익 창출이라고 한다.

하지만,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기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익 창출과 고객 창조는 지향점과 어감이 완전히 다르다.

고객을 창조하면 이익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기업의 진정한 목표는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는 위클리비즈의 편집장을 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에 적합하게 많은 기업과 여러 도서에 언급된 사례들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핵심만이 정리가 되어 이 책 안에 요약되어서 담겨져 있었다.

그 동안 내가 들었던 기업들의 이야기도 많이 있었고, 이 책에서 새롭게 들은 기업의 이야기도 많이 있었다.

모두 버리기, 세우기, 지키기를 실현한 기업들의 이야기이고, 그 이론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이다.

잘 정리된 경영전략 책 한 권을 읽은 느낌이다.

이 책의 저자가 쓴 책 중에 '혼창통'이 있다.

제목은 많이 들어보았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저자가 쓴 여러 책들에 관심이 갔다.

그것은 아마도 이 책이 그만큼 나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상당히 많은 양 속에 양질의 정보와 조언이 담겨져 있는 좋은 책이었다.


복잡함이 아닌 단순함, 채움이 아닌 버림으로 가야할 시기가 왔다.

버리지 않으면 버림을 받는다.

내가 속한 기업 그리고 내 삶에서 무엇을 버리고, 세우고, 지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제는 단순함이 최고의 가치인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했다.

그래서, 버리고, 세우고, 지켜야 한다.

다시 반복해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 단(單) 독서 후기 포스트는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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