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 중력파를 찾는 LIGO와 인류의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의 기록
오정근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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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파가 전하를 띤 물체가 진동할때 발생하는 것처럼,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진동할때 시공간에서 전파되는 파동을 일컫는다.`

`중력파의 중요한 성질은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는 것이다. 힘을 전달하는 입자가 빛의 속도로 운동한다는 사실은 그 매개입자가 질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즉 가상의 매개입자인 `중력자`가 질량을 가지고 있다면 중력파는 느린 속도로 전파될 것이고..`

중력파가 뭐며 왜 중력파의 검출 혹은 확인이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다시 조명받는 까닭을 제대로 알고싶어 이 책을 읽었다.

궁금증은 어느정도 풀렸지만 읽는 내내 계속 읽어야하는지 갈등하게 만든 책. 270쪽 정도에 집중해서 읽은 부분은 불과 20여쪽 정도 였다. 1916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파를 예측한 이래 1960년대부터 이 이론을 입증하려는 시도와 그 성과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를 기술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우주과학의 전문용어들이 쉽진 않았으나 별 지식 없이도 웬만큼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전공이 우주물리나 그 관련학문이 아니라면 이런 내용을 구태여 이렇게 자세하게 알아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 수 있다. 군데군데 중력파에 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필요한 내용은 있었지만 다 읽고 난 후의 허전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인슈타인 자신도 중력파를 부인하는 논문을 발표하려 했다는 일화는 좀 뜻밖이었고..

어찌됐든 우주물리학과 딱히 관련이 없는 일반 독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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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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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전 오늘 시인 윤동주가 후쿠오카 형무소의 한 독방에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강점기에 태어나서 일제가 패망한 해에 꽃다운 나이를 접어야 했던 그가 어떤 생각들을 했었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두고 간 그의 시를 통해 그의 가슴에 어떤 한이 맺혀 있었을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황혼이 짙어지는 길 모금에서
하루 종일 시든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검의 옮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 보내면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흰 그림자> 전문 1942.4.14

마침 안소영의 소설 <시인/동주>를 읽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 청년들의 고뇌와 암울한 시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녹아있었습니다. 간도와 경성 일본을 오가며 나라 잃은 청년 지식인들이 보고 느꼈을 많은 것들이 지금도 저를 심란하게 합니다. 소설은 윤동주를 역사 속의 인물로 박제화 하지않고 시대의 무게를 온전히 겪어내는 고뇌하는 젊음을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습니다. 그의 안타깝고 허무한 죽음이 가슴 아픕니다. 때맞춰 동명의 영화도 개봉한다는군요. 70년이 지난 오늘에도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을 수밖에 없었던 시인처럼, 마냥 편한 마음으로 그를 애도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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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2 샘터 외국소설선 12
톰 에겔란 지음, 손화수 옮김 / 샘터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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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학교도서관에 구매신청해서 읽었습니다. 컴팩트한 맛이 아쉽네요. 단순히 재미로만 본다면 한권에 압축해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풀었더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이라 스포일링을 할 순 없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추리에 암호를 풀어가는 또다른 추리가 엮여서 소설 전체를 이어주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래도 가장 관심끄는 내용은 유럽의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카톨릭과 교황청을 둘러싼 비밀들, 거기에 이탈리아 귀족가문들의 내력과 암투가 얽혀 있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유럽역사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설연휴 풍성한 자투리시간을 일단 이 두권에 투자했는데.. 아주 재밌었다고 할 수 없어서 유감입니다. 이제부터는 니나 게오르게의 <종이약국>을 읽으려 합니다. 근데 `종이약국`은 뭘 말하는 걸까요? 독일의 작가 에리히 케스트너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데, 그 의미가 정말 맘에듭니다. 제 설명을 듣고, 북카페를 계획하고있는 동생이 도서관겸 카페이름으로 점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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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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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더글러스 케네디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나 구성은 예전의 소설들이 보여준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반복되는 우연들과 무엇보다 남편을 구하려는 로빈의 행동, 심리적 개연성 등에 관한 고리가 허술해서 읽는 도중 자주 멈칫거리게 되었다. 번역 탓은 아닐테고.. 앞뒤가 안맞아 모순되는 표현도 곳곳에 보이는게 혹 서둘러 쓴게 아닌가 싶을만큼 정제된 느낌이 없었다. 나만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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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품격 -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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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과 강풍으로 마비된 제주공항의 이야기는 마침 세미나 때문에 그곳에 갔다가 발이 묶여버린 지인을 통해 듣게됐다. 인간의 바닥을 드러내게 만든 그곳의 상황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하는 공포>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처럼 보이지만, 그로인해 일어나는 재앙의 이면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그랬고 스촨의 대지진이 그랬다. 공항 관리공단의 이기적이고무책임한 직원들과 결항된 항공회사 직원들의 이해하기 힘든 업무처리와 태만.. 염치와 도덕이 바닥에 내팽개쳐진 이 나라에서 어찌 그들만 나무랄 수 있을까만 인간으로서의 품격이 실종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사흘을 대기하던 지인이 갑자기 넉넉해진 시간에 읽으려던 책이 바로 그 <인간의 품격>이었다. 문자로 지나치게 도덕책 냄새가 난다는 식의 주제넘은 소감을 보냈다가, 나이 먹어서도 때로 경솔한 내 행동을 반성하며 곧바로 철회했다.

도덕적 운운은 아주 작은 주관적 흠결이지만, 사실 이 책에는 훨씬 무거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흥미롭지만 저자의 생각이 농축된 어휘들과 경구와도 같은 문장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멈추게 한다. 문득문득 눈을 들어 상념에 빠져들게 만드는 글이야말로 정말이지 매력적이지 않은가.
미 대통령에서 소설가와 직업군인 그리고 고대로마의 철학자에 이르기까지 여덟명의 다양한 인물과 그들에 얽힌 또 다른 인물들과 일화들을 통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더듬어 가는것이 이책의 큰 틀이라 할 수 있겠다.
그들 모두 치열한 삶을 살아낸 범상치 않은 인간들이지만, 어차피 세상엔 완벽한 인간이란 없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적어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알 수 있지 않을까.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라는 부제로 미루어 저자의 의도는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지인은 밤비행기로 무사히 돌아왔고, 끔찍하고 막막했던 사흘간의 제주공항 결항사태를 전해 들으며 새삼 <인간의 품격>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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