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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이나이즈미 렌의 직업표류 





한국의 미래가 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일본의 취업 빙하기 청년 생존 보고서

직업 표류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타협했는가? 

앞표지의 뒷모습의 그림처럼 문구 또한 
어둡고 무겁다 


이 책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른바 '취업빙하기'에 
기업 사회로 첫걸음을 내디딘 일하는 젊은이 8인에게 
'이직'이라는 주제로 취재한 내용을 담은 논픽션이다. 

정처 없이 떠도는 표류 
직업 표류라는 책 제목답게 
각 장의 소제목 또한 어디로 갈지 모르는 표류하는 불안의 모습들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제36회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을 최연소의 나이로 수상한 
이나이즈미 렌 


"왜 엘리트들은 회사를 그만뒀는가?"

엘리트는 아니지만 
매년 과대표를 하면서 전공에 자부심을 가졌고 
졸업 때는 과수석을 하면서 난 평생 내 전공을 살릴 줄 알았다. 

 짧지만 5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 짧은 기간에 이직도 3번이나 했으며
 이직을 결심을 할 때마다 담겼던 내 불안감과 초조한 마음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현재 직장에 불만을 품었다가 
다음 직장에서 그 불만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이직'이라는 선택적 행위 

만약 업종을 바꿔도 취직이 안 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앞서고 
취직도 못하면서 업종에서 망설이는 상황도 두렵고 

'하고 싶은 일'은 있지만 원하는 곳에 취직할 수 없는 상황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지 않고 
또 다른 직종으로 깨끗이 갈아탈 마음도 생기지 않을 때 

꿈을 포기했는데도 취직이 되지 않는다면 
자존감도 문제지만, 정말 정처 없이 떠도는 표류 인생이 될 것 같다.





책 속의 등장하는 8명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어렵게 잡아낸 취업의 길 뿐만 아니라 
취업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걱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침체에 빠져든 한국의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간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회사도 크고 개인도 컸지만 

불안하기 때문에 끝없이 달릴 수밖에 없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취업과 함께 소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후기의 글처럼 
취업 빙하기에
좋은 대학에서 좋은 취직을 쟁취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그들의 눈에 보인 회사의 모습이나 
가슴에 담긴 생각들을 읽는다면 
앞으로 다가올 취업 빙하기에 대비한다는 의미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쉽고 편하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20대에게 
취업 그 자체만이 아닌 현실과 진실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직장인에겐 공감과 현실적인 조언의 책으로 읽을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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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켜라 - 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좌충우돌 성장기
노나미 아사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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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좌충우돌 성장기라.
글쎄 
거의 500페이지가 되는 꽤 두꺼운 이 장편소설을 다 읽을 수 있으려나;; 

휘리릭 넘겨보는데 
잡히는 글귀마다 묘하게 우스꽝스러운 글들이 흥미를 자극했다. 

p.22 
이 마흔대여섯쯤 된 경사는 처음 인사를 나눴을 때부터 왠지 기운이 없고,
시가라키 너구리(시가현 시가라키 마을의 특산품으로 흙으로 빚어 구운 너구리 모양의 자기)가 술이 덜 깬듯한 얼굴을 한 남자로..

시가라키 너구리가 어떻게 생긴 건지 찾아보고 싶게끔 만들어본 매력적인 글귀들 
장난감에서 나오는 목소리란 어떤 것일까 상상하게 만들었다. 


p.402 
미치겠다. 무엇보다, 고자쿠라 순경의 목소리는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애니메이션의 성우나 장난감에서 나올 것 같은, 
어린애 같은 엉뚱한 목소리로 "선배니까"라고 말해봐도 긴장감이 들지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등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그런 목소리다. 
고자쿠라 순경이 장난감에서 나오는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1회 일본 추리서스펜스 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등단한 
노나미 아사 
경찰 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는 
보지는 못 했던 
송강호, 이나영의 '하울링'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단다.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얼떨결에 경찰학교에 들어가게 된 다카기 세이다이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작고 조용한 마을의 역전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 

미숙하고 서툰 다카기가 부딪히고 깨지면서 
어엿한 경찰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따뜻한 소설이다. 




이 한 페이지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불안 개성 넘치는 다카기 세이다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경찰수첩에 옛 여자친구의 스티커 사진을 붙이고 
여자도 좋아하고 놀기도 좋아하고 
피어싱으로 한 껏 꾸미느라 귀의 구멍을 막을 생각이 없는 세이다이





경찰이 되겠다는 특별한 목적과 사명감 없이 
실연으로 선택하게 된 길이라 
단 한 번이라도 '순경 아저씨로 불려보고 싶은 단순한 의지 같은 마음으로 도전한 세이다이

여러 사건에 부딪히고 깨지면서 
나, 괜찮을까? 
화내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고 
세이다이의 모습이 여러 사회초년생의 마음과 같을 것 같다. 

첫 출근, 첫 직장 
들뜨고 설레는 마음도 잠시 
3개월, 6개월, 1년은 무슨 
매일매일 찾아오는 슬럼프에 
내가 이 길을 왜 선택하고 온 걸까;; 

하루에도 몰래 몰래 숨어서 울고, 
수백 번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던 
 첫 직장다닐 때 모습이 생각났다.







어차피 학창 시절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기분만이라도 학생이 되고 싶었다. 

무엇보다, 사회인의 기분이라는 건 
계산적으로 타인의 얼굴빛을 살피고 태도만 그럴듯하게 보이면서 
본심은 가슴에 묻고 답답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그런 시시한 어른이 된다고 뭐가 즐겁다는 건지 되레 묻고 싶었다. 

많은 사건들로 조용할 날 없는 
마을을 지키면서도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던 세이다이가 
마을의 사람들을 만나고, 조금씩 변화하면서 목표를 찾아가면서
시시한 어른이 아닌 듬직하고 든든한 경찰관의 모습으로 자리 잡아 나가는 이야기가 
발랄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져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underline/2016/0830/underline_7474071281481291.jpghttp://image.aladin.co.kr/Community/underline/2016/0830/underline_747407128148129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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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 어느 심리학자의 물렁한 삶에 찾아온 작고 따스하고 산뜻한 골칫거리
닐스 우덴베리 지음, 신견식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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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신경의학과 교수인 닐스 우덴베리가 
2012년에 쓴 '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이 책은 
실제 저자에게 생긴 일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다. 

열일곱 살 무렵 반려동물은 앞으로 절대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그 결심을 육십 년 동안 지켜온 닐스 우덴베리 교수에게 
정원 창고에 숨어든 길고양이가 찾아오게 된다. 

정신과 의사였던 저자는  
"따지고 보면 고양이의 심리를 얼마나 분석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어떻게 분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하며 
어떻게 함께 살게 됐는지 
고양이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풀어나간다. 




p. 11~19 
작은 고양이는 이튿날부터 꾸준히 나타났는데 
가만 보니 우리 정원 창고에 자리를 잡은 듯싶었다.
..
그러는 동안 나는 고양이가 우리에게 기대를 걸지 않고 
원래 집으로 돌아가거나 돌봐줄 다른 누군가를 찾아가길 바랐다.
..
고양이가 아직도 있었다! 
우리 곁에 머무르기로 작정한 듯한 고양이를 두고 
다소 어찌할 바를 몰랐다.
..
그런데 내가 절대로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면, 
도대체 어떻게 처신해야 되는가?
..
날이 갈수록 우리는 그 작은 녀석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조금 놀랍게도 "고양이 어디 갔어? 
우리가 가장 자주 쓰는 문구가 됐다. 
언제 결정을 내렸는지도 모르게 우리는 고양이 주인이 됐다. 


심리학자답게 
한 마리의 고양이가 노인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담백하면서도 유머 있게 그려놓았다. 
마치 옆집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으로 
술술 넘어가서 
이 책을 받고 당황했던 내 모습은 사라지고 
나도 함께 고양이를 탐구하는 느낌으로 읽고 있었다;;

p. 25
나비는 애정과 관심을 일깨우고 
우리에게 기대면서도 꽤나 믿음을 준다. 
고양이에게 느끼는 내 감정 때문에 나도 놀란다. 
느닷없이 찾아온 사랑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고양이 덕에 내 삶은 무척이나 달라졌다.
전에는 내가 이렇게 되리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p. 43
내가 여기에서 뭘 하는 거지?
다른 반려동물 주인들처럼 나 역시도 곧 반려동물 주인이 된다는 생각이 서서히 찾아왔다. 
이 빌어먹을 고양이가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게다가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일인가?

저자의 마음속 한편의 요동치는 감정들 
꼭 첫사랑에 빠진 십 대 소년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는 신세다. 
한 사람의 인생에 들어와 
행복함과 설렘이 가득한 일상이 된 이야기 

고양이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해나가는 
저자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보면서 

처음으로 고양이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 꾹꾹이랑 그르렁그르렁하는 골골송도 들어보고 싶고 


나비가 얼굴 가까이 다가와 뺨을 핥고 
골골송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고양이는 시간을 인식할까?
고양이는 사회성 비슷한 게 있지 않을까? 
나비가 우리 고양이가 되기 전에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할 때가 자주 있다. '

저자는 호기심 천국인 것 같다. 
 나비의 과거를 추측해보면서 재미를 찾는 과정들이 

고양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그 매력을 하나하나 살펴보게끔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고양이 심리를 얼마나 분석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어떻게 분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이야기하는

이 할아버지 저자 만나보고싶냐옹 


194 페이지 정도로 
책은 얇은 편이다. 
그중에 참 좋았던 11장 

고양이에 대한 에피소드도 가득하지만 
본질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할 수 있고 질적 차이도 잘 느끼는 
고양이의 행복 철학을 통해 
배울만한 것들을 담아놓게 된다. 

시끄럽지만 안 중요한 것들을 개의치 않고 
나지막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잽싸게 담아두는 능력 
..
고양이는 그런 유보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지금을 산다. 


고양이와 저자 
 서로서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일상들이 
따뜻하고도 잔잔하게 전해지는 
'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많은 애묘인 집사들에게 
지침서가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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