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지켜라 - 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좌충우돌 성장기
노나미 아사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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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 경찰관 다카기 군의 좌충우돌 성장기라.
글쎄 
거의 500페이지가 되는 꽤 두꺼운 이 장편소설을 다 읽을 수 있으려나;; 

휘리릭 넘겨보는데 
잡히는 글귀마다 묘하게 우스꽝스러운 글들이 흥미를 자극했다. 

p.22 
이 마흔대여섯쯤 된 경사는 처음 인사를 나눴을 때부터 왠지 기운이 없고,
시가라키 너구리(시가현 시가라키 마을의 특산품으로 흙으로 빚어 구운 너구리 모양의 자기)가 술이 덜 깬듯한 얼굴을 한 남자로..

시가라키 너구리가 어떻게 생긴 건지 찾아보고 싶게끔 만들어본 매력적인 글귀들 
장난감에서 나오는 목소리란 어떤 것일까 상상하게 만들었다. 


p.402 
미치겠다. 무엇보다, 고자쿠라 순경의 목소리는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애니메이션의 성우나 장난감에서 나올 것 같은, 
어린애 같은 엉뚱한 목소리로 "선배니까"라고 말해봐도 긴장감이 들지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등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그런 목소리다. 
고자쿠라 순경이 장난감에서 나오는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1회 일본 추리서스펜스 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등단한 
노나미 아사 
경찰 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는 
보지는 못 했던 
송강호, 이나영의 '하울링'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단다.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얼떨결에 경찰학교에 들어가게 된 다카기 세이다이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작고 조용한 마을의 역전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 

미숙하고 서툰 다카기가 부딪히고 깨지면서 
어엿한 경찰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따뜻한 소설이다. 




이 한 페이지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불안 개성 넘치는 다카기 세이다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경찰수첩에 옛 여자친구의 스티커 사진을 붙이고 
여자도 좋아하고 놀기도 좋아하고 
피어싱으로 한 껏 꾸미느라 귀의 구멍을 막을 생각이 없는 세이다이





경찰이 되겠다는 특별한 목적과 사명감 없이 
실연으로 선택하게 된 길이라 
단 한 번이라도 '순경 아저씨로 불려보고 싶은 단순한 의지 같은 마음으로 도전한 세이다이

여러 사건에 부딪히고 깨지면서 
나, 괜찮을까? 
화내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고 
세이다이의 모습이 여러 사회초년생의 마음과 같을 것 같다. 

첫 출근, 첫 직장 
들뜨고 설레는 마음도 잠시 
3개월, 6개월, 1년은 무슨 
매일매일 찾아오는 슬럼프에 
내가 이 길을 왜 선택하고 온 걸까;; 

하루에도 몰래 몰래 숨어서 울고, 
수백 번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던 
 첫 직장다닐 때 모습이 생각났다.







어차피 학창 시절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기분만이라도 학생이 되고 싶었다. 

무엇보다, 사회인의 기분이라는 건 
계산적으로 타인의 얼굴빛을 살피고 태도만 그럴듯하게 보이면서 
본심은 가슴에 묻고 답답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그런 시시한 어른이 된다고 뭐가 즐겁다는 건지 되레 묻고 싶었다. 

많은 사건들로 조용할 날 없는 
마을을 지키면서도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던 세이다이가 
마을의 사람들을 만나고, 조금씩 변화하면서 목표를 찾아가면서
시시한 어른이 아닌 듬직하고 든든한 경찰관의 모습으로 자리 잡아 나가는 이야기가 
발랄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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