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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공부... 누군가에겐 지루함으로 다가올 것이고, 소수이지만 누군가에겐 설레임으로 다가올 것이다. 대한민국 정규 교육과정 12년,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우리는 공부를 한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학원에서 공부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주말, 휴일에까지 공부를 한다.

 흔히 공부는 장기전, 마라톤과 같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마라톤은 42.195km 달리는 힘든 레이스다. 수 없이 레이스를 하는 프로 선수들조차 완주를 하기 위해서 고통스러운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그런 고통스러운 레이스에 공부를 가져간다는 자체가 '공부 = 고통스러운 것' 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공부라는 것은 마라톤이 아니다. 오히려 '신대륙으로의 여행'라고 하고 싶다.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는 것, 그것은 새로운 대륙으로의 여행처럼 설레는 일이어야 한다. 여행 중에 폭풍우가 몰아칠 수도 있고, 방향을 몰라서 같은 항로를 빙글 빙글 돌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즐겁게 바다를 여행한다고 생각하면 즐거울 것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 책, 《독학의 권유》의 저자인 이중재씨는 원래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더 이상 축구선수를 할 수 없게 되어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그러다 우연히 본 공인중개사 책에서 민법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결국 사법고시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자기 이름도 영어로 쓸 줄 몰랐던 축구선수 출신 대학생에서 사법고시패스까지 엄청 열심히 공부했을 저자. 그가 생각하는 공부, 특히 독학에 대한 관점, 공부에 대한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흔히 공부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어른들이 젊은 이들에게, 청소년에게 공부하라고 말할 때 항상 인용되는 말이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두뇌회전이 느려져서 공부하고 싶어도 못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게 사실일까? 내가 보기엔 자신의 '공부하지 않는 상황'을 합리화 시키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때를 놓쳤기 때문에 공부를 안해도 된다' 라는 의미를 은영중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서 '공부의 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물론 나도 공부에는 때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특정 시기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내가 말하는 '때'란 일종의 마음 가짐을 말하는 것이다. 즉, '공부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을 놓치지 말라는 의미이다. 미국 명문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한 남학생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 바있다.

"공부는 꼭 하고 싶을 대 해야 능률도 오르는 것 같아요"

- 《독학의 권유》中 27페이지 -

 
   


 공부의 때는 바로 공부하고 싶을 때이다. 사람의 집중력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극대화 된다. 하고 싶은 게임을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밤을 지새우는 경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반면 하기 싫은 일, 공부를 할 때에는 시간이 참 안간다. 이를 보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순간이 능률이 가장 높은 순간이고, 그 순간이 바로 공부를 해야 할 때인 것이다.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아서 자신을 고문하고 있다면, 뇌는 공부를 지겹고 고통스러운 일로 인식하게 되어서 정작 즐겁게 공부 할 수 있는 순간 집중을 할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여기서 온다. 우리나라 정규교육 과정은 대입 준비에 마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억지로 책상에 앉아서 집중을 해야하는 학생들의 뇌는 12년 동안 고문을 받아 공부를 하기 싫고 고통스러운 작업을 인식하게 된다. 

  

열심히 해서 대학교에 들어간 다음부터 문제는 발생한다. 고통스럽고, 고된 작업으로 인식된 공부... 아무런 제지가 없이 방목되는 상황... 이런 것들이 만나서 무력해지는 신입생들을 많이 보았다. 힘들게 진학한 대학교에 적응하지 못 하고 자퇴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힘들게 대학 4년을 버티면 취업을 하게 된다. 취업을 하면 진급 경쟁, 자기계발 경쟁에 쉴 새없이 공부를 하게 된다.

공부에는 마라톤처럼 결승선이 없다. 마라톤 선수는 42.195km를 뛰고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공부를 마라톤이라 여기는 학생에게는 결승선은 또 다른 출발선일 뿐이다. 고통을 인내하고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마라톤 선수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공부를 마라톤처럼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부는 즐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도 민법 공부가 좋아서, 법을 공부하는 것이 즐거워서 사법고시를 시작했고, 힘들었지만 그 즐거움이 버팀목이 되어 결국 사법고시를 패스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내하는 공부는 절대로 좋아서 하는 공부를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시중에 나가보면 공부 방법에 대한 책들이 많이 있다. 아이비리그 상위권 대학에 몇개씩 합격한 학생의 공부 수기, 공부 방법을 엮은 책들은 출간되면 어김없이 베스트 셀러 상위권을 석권한다. 그 만큼 사람들이 공부 방법에 관심이 많고, 공부를 잘 하고 싶은 열망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나 역시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하면서 학습법에 대한 책을 수십권 읽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를 인터넷에서 많이 읽어봤고, 성공한 사람들이 펴낸 학습법에 관한 책을 수도 없이 많이 봤다. 그러면서 얻은 결론은 '자기만의 학습법'이다.

사람은 각기 다른 지문을 가졌다. 성격도 완전히 동일한 사람은 드물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성격, 다른 환경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공부 방법은 없다. 아이비리그 9개 대학에 합격한 사람이 행했던 공부 방법이 나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 공부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부방법에 관한 책들을 보면 참 다양한 공부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9시간 10시간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괴물 같은 집중력을 발휘한 반면, 어떤 사람은 20분씩 다른 과목을 번갈아가며 공부하는 방법을 취한다.

즉, 공부 방법에 있어 정답은 없다는 뜻이다. 이걸 깨닫지 못 하는 사람은 이런저런 공부방법을 그대로 자신에게 적용해보고, 좌절하게 된다. 그리고 공부를 포기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정답이 없는 공부 방법, 결국 이런저런 시도 끝에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이 책도 수 많은 공부 방법서 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공부해서 성공한 사람이 있구나' 정도로 접근하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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