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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데미안》은 작가 '헤르만 헤세'가 익명으로 발표한 소설로 청년기의 불안과 혼란스러움을 잘 표현한 책이다. 작품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있던시기인 1917년도에 글이 쓰여졌고, 1919년에 출간되던 당시 젊은 이들에게 많은 공감을 선사했다.
책을 읽는 내내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대화는 매우 인상깊다. 소설 속 두 인물이 말하는 '세계'라는 것과 각각의 인물에 대한 묘사와 생각들이 그러했다. 더욱이 책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개인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깊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지금이 시기에서의 나를 들여다볼 수 있어 나의 내면 깊이 와닿았다.
개개의 인간이란 그 사람 자신일 뿐만 아니라, 단 한 번뿐이고 아주 특별하며, 어떤 경우에든 중요하고 놀라운 하나의 지점이기도 하다. 그 지점에서 세상의 현상들이 교차하는데, 딱 한번만 그럴 뿐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에 각 사람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영원하며 신성하다.
이 책의 끝에는 헤르만 헤세의 생애와 작품에 관한 해설이 수록 되어 있는데, 한동안은 이 해설을 읽기보다는 소설만 여러번 읽었다. 작품 해설이 내가 읽고 느낀것에 조금 더 오래 취해있기를 방해할 것 같아서 인데, 이번에는 읽어보았다.
작품에 관해서는 성장소설 관점의 청소년기 소설로서 읽는 것과, 문명 비판적인 관점에서 시대소설로서 읽는것에 대한 해설을 보여주는데 작가의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의문이였던 부분 중 하나였던, 이미 출간된 문학책들이 왜 계속해서 번역되어지는걸까 ?데미안의 번역 역사는 70년이고 집계된 한국 번역본의 출판은 대략 250권 정도 된다고한다. 따라서 데미안의 번역사는 문화사이기도하다는것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 책을 번역한 김연신 교수는 사회역사적 환경 속에서 영향사적 관계를 형성하며 수정, 보완되며 번역본 들이 출간되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번역 환경과 사회문화적 맥락때문에 번역의 필요성이 있음을 설명한다. 또 기타 다음과 같은 동기들이 작품들을 번역으로 출판으로 인도하는 것이리라고 추측한다.
- 여전히 불분명하게 남아 있는 원문의 문맥이나 오역 가능성을 개진시켜 보려는 의지
- 때로는 시대와의 관계속에서 때로는 시대를 초월하여 말을 걸어 오는 이 작품의 폭넓은 메시지와 그 시의성을 전달하려는 사명감
- 혹은 정말로 이 작품을 나의 말로 한번 옮겨보고 싶다는 번역 욕구
- 나아가 이 책을 자신이 최애하는 책으로 새로이 단장하여 내놓고 싶은 출판 욕구
원작은 번역을 통해 계속 그 생명을 유지하며,
번역 이후에도 미래의 새로운 번역들을 통해 계속 살아가고
독자의 삶에 영향을 끼칠것이라는 사실
여러가지 번역판이 있겠지만 이 책의 차별점은 기존의 한국식 나이로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옮겼고, 한국 문화권에서 대응물을 찾아 대체하는 대신 원어명 그대로 살려 옮겼으며, 원문에서의 지역표시와 인칭대명사적인 부분들을 번역할 때 기존의 번역판과 달리했다.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고 맥락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의 큰 역할을 했음에 공감한다.
나 자신을 조금더 깊이 만나고 싶고, 나를 향한 질문들의 답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본다.
책 속의 문장들
P.64 그건 어디서 오는걸까? 사람은 아무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데. 만일 누군가가 무섭다면 그건 그자에게 자신에 대한 권력을 허용한 데서 오는 거지. 가령 네가 뭔가 나쁜 짓을 했고 다른 이가 그것을 알고 있다고 치자. 그러면 그는 너에 대해 권력을 갖게 되는 거지.
P.146 여러가지 번역판이 있겠지만 이 책의 차별점은 기존의 한국식 나이로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옮겼고, 한국 문화권에서 대응물을 찾아 대체하는 대신 원어명 그대로 살려 옮겼으며, 원문에서의 지역표시와 인칭대명사적인 부분들을 번역할 때 기존의 번역판과 달리했다.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고 맥락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의 큰 역할을 했음을 이해했다.
P.164 이제 우리 철학 연습좀 해봅시다. 입은 다물고 배를 깔고 누워 생각하는 겁니다.
P.218 자연이 인간을 가지고 의도하는 것은 오히려 개별 인간들 속에 적혀 있었어. 너 속에, 나 속에. 그건 예수 속에, 니체 속에 적혀있었어. 만일 오늘날의 공동체들이 붕괴되면 이 유일하게 중요한 흐름을 위해, 이 흐름은 물론 매일 달라 보일 수 있겠지만, 공간이 생겨날 거야.
P.224 이 여인이 이 세상에 있음을 아는 것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마시고 그녀 곁에서 숨 쉬는 것으로 난 지극히 행복했다. 그녀가 내게 어머니요, 연인이요, 여신이 되어도 좋았다. 그녀가 거기에 있기만 하다면! 내 길이 그녀의 길 가까이에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P.240 "그 꿈은 아름다워요." 부인이 조용히 말했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드세요!"
P.259 세상이 전쟁과 영웅주의, 명예와 구시대의 다른 이상들을 더 완고하게 목표 삼고 있는 것 같고, 겉보기에 인류가 내는 개개의 목소리는 더 요원하고 더 비현실적으로 들릴지라도, 그건 모두 표면에 불과 했다. 그건 전재의 외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에 대한 질문이 표면에 불과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완독 후 솔직한 저의 생각을 글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