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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나일까?
세르조 올리보티 지음, 줄리아 파스토리노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4년 11월
평점 :
점, 선, 색으로 표현된 책표지가 흥미롭습니다.
책 제목도 한 가지 스타일이 아닌 다양한 스타일로 적은 글씨체에 호기심이 생깁니다.
앞표지와 반대로 뒤표지는 깔끔한 가족사진 그림이 보입니다. 다만 거울처럼 보이는 테두리가 굵은 빨간 선에서 점선으로 바뀌어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주인공 우고는 어느 날 아침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평소 자신의 모습이 아닌 온몸이 끄적끄적 낙서처럼, 가늘가늘 점선처럼, 구불구불 곡선처럼 매일 아침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있습니다.
당황스럽지만 이상한 것은 변한 모습마다 내가 처한 상황과 같았습니다.
흐릿흐릿 흐리멍덩일때는 이상한 말들을 늘어놓았고, 반 친구들과 말다툼으로 소란을 피웁니다. 부들부들 거린 모습일 때는 온몸이 흔들려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깨어나자,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수수께끼를 풀면 풀수록 더 모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깨어나 보니 다시 우고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우고는 깨닫게 됩니다.
속으로는 바뀌었어도 겉모습은 자신, 우고라는걸요.
그걸 깨닫고 가족에게 가는 순간 자신이 겪었던 모습들이 엄마, 아빠, 누나, 형 모습에서 보였습니다.
내 안에는 내가 많다는 말처럼 상황에 따라 내 안의 나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내가 이상하나 싶을 정도로 때론 평소 내가 아닌 내 모습을 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내 모습이란걸, <<내가 정말 나일까?>> 그림책에서는 어른 아닌, 어린이 또한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아이도 부모도 가끔 '내 아이가 저런 아이였나? 내 아이 맞아?'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건 잘못된 현상이 아니라 성장하는 한 과정이며 자연스럽다는 걸 어린이 주인공을 통해 알려줍니다.
속으로는 조금 바뀌었는지 몰라도,
겉모습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고였어.
나는 우고, 우고였어. 우고가 나였지.
어떤 모습이든 그건 나라는 사실, <<내가 정말 나일까?>> 그림책을 통해 인정하며 나를 사랑할 수 있길 바랍니다.
7세부터 성인까지 읽을 수 있으며 특히 자신의 정체성 혼란이 오는 청소년 시기에 읽으면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