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신 사냥꾼 세트 - 전6권 뫼신 사냥꾼
윤현승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하얀늑대들을 시작으로 라크리모사, 더스크워치 그리고 이번 뫼신사냥꾼까지

다른 소설에선 찾아보기 힘든 각자의 특성을 가진 여러 캐릭터들과 장중한 느낌의 서사적 스토리 텔링과 문득문득 뒤돌아보게되는 치밀한 복선, 그야말로 정통된 '장르문학'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윤현승작가의 걸출한 필력은 아마 저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윤현승작가의 소설을 즐겨읽는 이유일거라 생각한다.


 이번 뫼신사냥꾼의 특징은 서양이 아닌 동양을 배경으로 한 장르문학이라는데서 일단 보는이를 설레이게 하는데 한국사람이라면 특히나 잘 알고있는 산신령 설화나 도깨비설화를 차용했다는 점에서 기존 서양 판타지문학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또한 한자를 최대한 배제하고 순우리말을 위주로 글을 썼다는 것도 독자들 입장에선 매우 색다르고 진귀한 경험일것이다.


 뫼신 사냥꾼은 '학살에서 살아남은 단 한사람의 복수'라는 단순한 클리셰를 소재로 한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소재를 가지고 윤현승작가는 위에서 말했던 여러가지 요소를 혼합해 맛깔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1-2-3부 세파트로 나뉘어지며 흘러가며 일어나는 많은 이야기들과 시간변화,그리고 그 속에 더불어 변해가는 주인공 한세희의 심경변화가 이 책의 주된 줄거리라 할 수 있겠다.

1부에선 흑호가 죽은지 3년 후 여러 뫼신의 힘을 얻어가며 복수를 이루려는 의문의 사나이 한세희의 내적 갈등의 절정과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2부에선 왜 한세희가 그렇게 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과거 이야기, 그리고 짤막하게 이어지는 현재의 이야기를 액자식 구성으로 표현했고 3부에선 한세희를 얽메였던 모든 갈등들이 해소된다.


 단순히 총 6권의 뫼신사냥꾼을 내놓았다면 긴 호흡에 지칠수도 있었겠지만 1부, 2부, 3부 각각 두권의 책마다 소제목을 붙이고, 독자의 기호에 따라 2-1-3부 순서로 책을 읽어도, 1-2-3부 순서로 책을 읽어도 큰 문제 없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뫼신사냥꾼의 특별함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1부의 짜임새가 너무나 튼튼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한가지 이야기를 이루어서인지 1부를 너무 재밌게 읽은 후 2부를 읽을때까진 아 정말 재밌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면, 3부를 볼때는 재밌다는 느낌보단 결말이 뭘까 궁금한 느낌이 더욱 많이든다는 것이다. 용두사미라는 말도, 화룡점정이란 말도 어울리지 않는 그런 밋밋함이랄까? 


 또한 개인적인 생각에 1부와 2부의 소제목을 서로 바꾸는게 더 좋았을 것 같다. 만약 그랬다면 독자들을 뫼신사냥꾼을 읽던 도중 2권 마지막 한세희가 깊은 잠에 빠져들기 전 말했던 '나는 뫼신지기다', 그리고 4권 마지막부분에 흑호의 목소리로 말했던 '잘했다'라는 대사를 보며, 독자는 '아 이래서 소제목이 뫼신지기이구나, 아 이래서 소제목이 뫼신사냥꾼이구나' 하며 전율에 빠지지 않았을까?


 어찌 되었건 몇년만에 돌아온 윤현승 작가의 장편소설 '뫼신사냥꾼'은 색다른 소재와 걸출한 작가의 필력이 어우러진 수작임에는 이견이 없을것이다. 읽고 싶은 글, 읽기 쉬운 글, 읽기 좋은 글 이 세박자를 만족하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만약 이 책을 읽기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사서 읽어보라고 자신있게 권하고싶다.



ps. 글을 읽으며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 하나

소소리를 상대로는 그렇게 날을 세우던 그가, 싸리비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왜 그런지 몰랐는데, 안홍식의 검을 받다보니 알게되었다.

 세희는 아직 자신의 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미숙하기 짝이 없는 수련생이었던 것이다. 아직 배움을 끝내지 못한 검술이었고, 아직도 올라가는 중인 검술이었다.

뫼신사냥꾼 1부 뫼신사냥 下권 중

아마 가장 큰 복선중 하나여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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