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개정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남녀 관계의 기본서라 칭할만한 정말 기본적인 기본의 남녀의 심리 차이를 설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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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인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는 이 책의 성격을 정말 잘 요약해주고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드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 책의 초점은 사회 불안과 관련된 증상과 원인 그리고 결과에 대해 지겨울 만큼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학 관련 책들이 사실 예시들과 증상들이 원래 중요하긴 하지만, 뭐랄까 이 책은 그 예시들을 적당히 짜임새 있게 책의 주제와 내용과 관련을 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읽으면서도,이런말을 하기엔 좀 그렇지만, 즐겁지 않았다.



 사실 책의 제목도 약간 불만이다. 책의 제목이 너무 노골적이라 과연 내가 사회 불안을 정말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회불안의 판단 결과 정상 수준이지만 약간 사회 불안이 있다고 나는 결과과 나왔다. 그런데도 이 책을 타인들 앞에서 읽고 내 책상 위에 올려놓을 때는 불안했다. 남들이 이 책을 보고 날 사회성 없는 우울증 환자로 보면 어떡하나라는 약간의 불안이 들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회 불안 수준을 보이는 나도 이 정도라면 정말 사회 불안 환자에겐 이 책은 오히려 불안을 더 증폭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 또한 일반인들,특히 사회 불안에 의해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게 아니라 전문의를 위해 쓰여진 것 같았다. 앞의 첫문단에서 이야기했듯이 사회 불안을 너무 심도 있게 파고 든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물론 심도있게 사회 불안이 어떤 병인지, 증상은 무엇인지, 내가 과연 거기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자세히 아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 반복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네 가지 파트로 나뉜 이 책의 구성 중 앞의 세 파트는 같은 내용을 느낌만 다르게 해서 보여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겨웠다. 무엇보다 읽기가 쉽지 않았다. 내용이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약간 더 간단히 만들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내용에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사회 불안에 대해 이해는 갔다. 사실 아닌게 아니라 계속 같은 내용에 노출되다 보니 알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 불안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에 해당되리라. 특히나 이성관계에 있어 그런 듯하다. 비교대상이 없어서 내가 병적인 건지 혹은 그냥 정상적인 범주에서 왔다갔다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원인을 살펴보자면 평가에 대한 불안이라 할 수 있다. 내 생각을 글쓴이가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나는 남들이 날 어떻게 볼까를 항상 고민한다. 이 때문에 불안이 시작되고, 걱정이 되고,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이에따라 내 스스로에 대한 잣대가 생기게 된다. 이러면 안 된다. 이런 행동을 하면 상대가 날 좋게 보지 않을거야. 그리고 이런 반응들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불안 증세는 더욱 악화된다. 그리고 악순환은 계속되어 만성적인 사회 불안에 휩쌓인다. 내 모습이 그렇다. 평가불안, 그리고 완벽에 대한 추구. 비판적인 자의식. 다 깨부셔야할 적이다. 

 그렇다면 사회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이 책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참, 책의 한계인지 뭔지 몰라도 사회불안 환자들이 정말 이 책을 보고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해결방안은 크게 노출기법 그리고 인지행동 치료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는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자신을 노출시킴으로써 불안의 정도를 약화시키고 결국에는 그 불안을 없애는 방법이다. 이 해결방법이야 워낙 유명한 방법이고 심리학적으로도 입증이 많이 된 방법이라 의심의 여지도 없고 뭐 당연히 이런 류의 책에서는 나와야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후자에 있었다. 인지행동 치료의 설명을 읽으면서 참.... 어쩌라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난생 처음 들어보는 약들을 설명하면서 이 약은 어쩌고 저쩌고 저 약은 어디에 쓰인다는 둥 이런 소리를 늘어 놓는다.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 일반인이 읽을 법한 책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터무니 없는 소리를 또 한다. 전문의를 찾아가 보는게 인지행동 치료가 제시한, 아니 이 책의 궁극적인 사회불안의 해결 방법이다. 그렇다 우리는 전문의를 찾아가 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이 책을 읽는 삶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몇 시간을 그대로 날려버린 것이다. 아쉬운 시간이다. 

 요컨대 이 책은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통찰력 있는 내용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 해결방안은 깊이에서도 방법의 가지 수에서도 부족했다. 뿐만 아니라 해결을 독자의 주변 전문의에게 넘겨버리는 듯한 인상을 주어 무책임한 책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쪼록 아쉬운 부분이 많은 책이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사회 불안에 대한 이해에는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정작 그것의 해결을 위해서는 쓸 모가 거의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비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서평의 의미가 책을 항상 칭찬하고 이 책을 사라고 권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많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고 이야기가 많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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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와`라는 출판사의 이름처럼 뭐랄까 굉장히 전통적인 색채가 강한 출판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역사와 전통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작은 출판사 `눌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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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음인입니다.


국내에서 유명한 프랑스 대표 정신과 전문의 이자 심리 치료사인 크리스토프 앙드레의 신간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서평단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학교, 직장, 데이트에서


완벽해 보이느라 지친 당신을 위한 책!



발표 차례가 다가올 때, 빌려준 돈을 돌려받아야 할 때,

형편없는 서비스에 항의하고 싶을 때, 말도 못하고 심장 박동만 빨라지지는 않는가?

많은 이들이 ‘관계에 대한 불안’으로 남을 의식하고 눈치만 살핀다.

프랑스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20년간 불안 장애를 치료해 온 두 저자는 무

대 공포증부터 수줍음, 사회 공포증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의 정체를

파헤치고, 당당하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백만 프랑스인의 마음 주치의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전하는 두려움 없이 관계 맺는 법!


“ 모두에게 잘 보이려 애쓰지 마라.”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진짜 나를 보여줘라.”



프랑스 대표 마음 주치의 크리스토프 앙드레의 신간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서평단 모집 신청


서둘러주세요!



▶줄거리_ 


“당신 차례입니다.”

그의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손이 축축해져 반들거리는 회의 테이블 위로 땀자국이 생겼다. 주변 사람들이 그가 불안해하는 것을 알아챘을까? 그렇다, 방금 정면에 앉아 있던 사람이 그를 쳐다보다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는 지금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몇 분만 지나면 그의 차례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매우 선명했던 생각들이 지금은 불분명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몸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발표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목이 메고 입이 점점 말라 왔다. 회의실에는 물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 어쨌든 무언가를 잡으려 시도하면 그의 떨리는 손을 남들이 보게 될 것이다. 더욱이 그가 불편해 하는 것을 모두가 보았을 게 틀림없다. “내가 이런 상태가 되다니 어처구니없군. 아무리 그래 봤자 사람들이 날 잡아먹진 않을 거야. 난 그저 연말 보고만 하면 돼.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빌어먹을.” 그는 가슴이 답답했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기침했을 때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몇몇 사람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태연한 척하려 애썼다. “당신 차례입니다. 뒤보아 씨” 하고 총책임자가 그에게 말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다리가 후들거리며 힘이 빠졌다.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대부분 이런 상황을 언젠가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 앞에서 발언하거나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 사랑을 고백할 때, 더 흔하게는 누군가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하러 갈 때 누구나 불안을 느꼈을 것이다. 그 모든 불안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퍼져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 의 동류인 인간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1) 이 두려움은 우리가 다른 사람이나 그룹의 시선, 평가에 노출될 때 생겨난다. 그 형태는 다양하다. 그룹 앞에서 말하거나 손님들이 꽉 들어찬 카페 테라스 앞을 지나갈 때, 혹은 식당에서 주문한 요리를 바꾸기 위해 종업원을 부를 때와 같은 평범한 사회적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의사와 심리학자는 타인에 대한 이러한 두려움을 두고 ‘사회 불안’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때로 질환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하거나 고통스러운 형태를 띠기도 한다. ‘사회 공포증 ’이 그런 경우다. 사회 공포증 환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공포를 느낀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자신이 먹고 있을 때 남이 쳐다보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차라리 먹지 않는 쪽을 택한다. 정신과 의사들이 ‘회피성 인격장애’라고 부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을까 끊임없이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회피하거나 몸을 도사리고 접촉을 피한다.



왜 우리는 남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 출현에 책임 있는 기제들은 다양하고 흥미롭다. 유전 요인, 생물학적 과정, 교육 방식, 문화적 압력, 개인적인 삶의 조건 등 많은 요소가 사회 불안의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관계나 상호 작용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더 상세히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사회적 두려움이라는 흥미로운 세계를 탐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회 불안의 원인과 구조를 설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모든 개인이 타인과 잘 어울리고 잘 살도록 돕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쓴 목적이다.


▶서평단 모집 상세내용_

★ 응모 방법 : 리뷰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를
★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 완료.
★ 응모 기간: 2014.03.06 ~2014.03.16 (11일간)
★ 추첨 인원: 20명
★ 서평단 발표: 2014.03.19(금) 오후

★ 서평 기간: 2014.03.21~2014.03.31 (11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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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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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작품은 세상 어디에나 있는 '중학생의 왕따' 문제를 다양한 시점에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모든 일에는 흑백을 가릴 수 없는 측면이 있기 마련이라,100퍼센트의 악도, 100퍼센트의 정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점을 공감해 주신다면 작가로서 더없이 행복할 겁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할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기 성찰과 상상력임에 분명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 p 7 작가의 말 中

 작가의 말이 대개는 뒷편에 실리기 마련인데, 이 소설은 특이하게 전면에 작가가 드러나 넌지시 독자에게 어떤 '관점'을 부여해준다. 마치 수학여행 갈 때 선생님이 학생들을 인도하며 "얘들아 여기로 와" 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렇게 주어진 특정한 관점을, 일종의 색안경을 끼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책을 읽어야 겠다 생각했다. 비록 색안경이 보통의 의미와는 다르게 중립적인 입장을 띄는 색안경이란게 차이긴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학교 폭력 문제를 바라보고 다룰 때, 피해자의 입장에서 감정을 이입해 사건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마치 자신이 정의의 심판관이 된 것 마냥 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피해자를 옹호하고 가해자를 무분별하게 비판한다. 사건의 전말, 진행과정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하면서, 단지 결과론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란 딱지만 보고 비판의 잣대가 정해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경고라도 하기 위해 절대 어느 한 관점에 편향되어 사건을 바라보지 말라는 의미에서 책 머리말에 작가가 등장한 듯 하다.

 하지만 1권을 읽을 때 작가의 완곡한 부탁을 쉽게 들어줄 수 없었다. 나도 어느새 사건의 전말도 알지 못하지만 여느 사람들처럼 나구라 유이치의 편에 서게 되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네 명의 아이들이 미웠고 그 아이들을 죄인으로 몰아부쳤다. 작가가 경고한 흑백논리에 빠진 것이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선과 악으로 분리시켜 본 것이다. 마치 동전이 앞면과 뒷면을 갖고 있는 것처럼 정의와 악이 존재한다는 믿음에 내 뉴런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이 소설을 다양한 관점을 통해 하나하나 그 정의의 기준을 모호하게 하고, 풍화되게 한다. 과연 절대 선과 절대 악이란 것이 존재할까? 답은 아마 '아니다'일 것이다. 소설의 후반부로 갈 수록 나구라의 죽음의 전말이 드러나는데, 그럴 때 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관점의 한계와 좁은 시야를 느꼈다. 나의 시각은 결국 닫힌 사각이었다. 비단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런 닫힌 시야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누군가의 잘잘못을 함부로 판단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우스운가. 

 '법' 자체에도 굉장히 치명적인 한계점이 있다. 정의가 과연 무엇인지 인간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은 존재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한강과 같은 핵심 사상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읋 바라본다.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한다. 더더욱 공정한 시각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법은 그러한 진리를 부정하고 있다. 잘잘못을 마치 칼로 무를 자르듯 자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한계점은 13세와 14세라는 법적처분의 기준 차이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허난다. 겨우 몇 개월 일찍, 그리고 늦게 태어났다는 차이만으로 잘못의 유무가 결정된다.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없다고 경고하는 게 이 책의 펏번 째 핵심이 아닐까 싶다.


 한편으론 이 소설은 이 사회의, 인류의 한 모습을 롤케익을 자르듯 그 한 단편을 보여준다. 인간의 이기심이 그 조각이다. 가해자로 몰리는 네 아이의 부모님들의 이기심이 그것을 아주 잘 보여준다. 유이치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고 슬퍼하기 보다는 자신의 아들의 미래를 걱정한다. 어쩌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읽는 내 마음은 더욱 아팠다. 나도 결국에 저런 입장에 처하게 된다면 그들의 부모와 같은 입장을 같고, 비슷한 처신을 할 것임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네 가정이 일종의 연합체가 되기도 한다. 공동의 목적 아래 적의 적은 동료가 된다. 사회에서도 굉장히 흔하게 일어나는 일을 아주 잘 보여준다. 하지만 그 목적도 결국 너무 이기적이다. 자신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결국 그들의 목적이다. 나구라의 부모의 입장을 가끔 생각하긴 하지만 결국 다시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본다. 

 하지만 그 연합도 완전하게 지속되지 못한다. 그 속에서 또 자신의 아이는 잘못이 없다고 책임을 전가한다. 달라질 것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 책임을 넘기려 하고 자신의 짐을 덜려고만 한다. 만일 그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유이치의 부모에게 사죄했으면 어땠을까?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에 부끄러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 

 

 소설에 후반부에 가며 사건의 전말을 드러나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개념이 모호해졌다. 결국 나구라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건 네 아이만의 행동이 아니었다. 나구라 본인에게도 그 책임이 있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완전히 이야기하진 않겠지만. 나같았어도 나구라를 왕따시키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은 대체로 비슷하니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말했듯이 넓은 관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관점을 갖는 것의 중요성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책을 읽는 행위가 참 좋다는 논외의 생각이 든다. 책은 다양한 사람이 되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니까. 이 책이 그래서 조금은 복잡할 수 도 있고, 한편으로는 모험적인 시도일 수 있는 아주 많은 사람들의 관점을 제시한 이유일 것이다. 

 이기적인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관점의 확장이다. 그리고 이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작가는 보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 그런 희망이 새벽에 해가 떠오르듯 보인다. 친구들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침묵하는 그런 모습에서 찐한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인간의 이기심은 우정과 사랑으로 치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이기심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관심이고, 그들과의 감정의 교류이다. 

 침욱의 거리에서라는 제목이 책을 읽는 중간까지만 해도 좋지 않은 의미로 느껴졌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조금 생각이 다르다. 침묵은 나쁜 침묵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에겐 좋은 침묵이 가끔은 약이 되고 치유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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