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몰려온다

지상에 서 있는 모든 것이 고난이다

부러질 듯 휘었다가 다시 선다

낙엽의 비명만큼 또 휘어진다

살아가는 것들의 소란스런 가벼움이다

 

지상이 시련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땅 속에 심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상은 살아가며 쌓인 어둠을 모두 뿌리로 보냈다

뿌리는 지상의 무거움을 모두 받아 내렸다

흙 속에 한 삶의 중심이 만들어 진 것이다

뿌리는 고요 속에서 무게의 어둠을 만끽한다

 

곧은 뿌리, 수간(樹幹) 높이만큼 맞춰 내렸다

녹음의 무게와 똑같은 붉은 추()의 고요한 깊이에

지상은

태풍을 살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지상의 힘은 뿌리에 담긴 어둠의 무게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상록 2017-05-2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뿌리...

뿌리는 지상의 무거움을 모두 받아 내렸다....
태풍을 살아 견딜수 있는 것이다...

힘의 근원인가요?

2017-06-10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읽어주어서 고마워
시를 쓰지만 해석과 감상을 읽는 사람의 몫이지
다만 뿌리가 지니는 여러 뜻을 생각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