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3주
<3연타의 주인공, 장훈 감독의 진한 남자 영화 3편>
-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
<영화는 영화다>로 주목 받은 충무로 차세대 감독 장훈의 세번 째 장편 영화 <고지전>이 좋은 평가를 받고 흥행중에 있다. <영화는 영화다>를 시작으로 <의형제>, <고지전>까지 남자배우들을 투톱으로 세워 끌고 나가는 진한 남자영화 세편으로 연타를 치고 있는 셈이다. 이 감독,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화는 영화다>는 소지섭과 강지환 주연의 영화로, 영화에서 깡패 연기를 하게 된 배우와 연기를 하게 된 진짜 깡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스토리가 신선하고 영화로 담아내는 솜씨가 신인답지 않게 세련되고 탁월하다. 데뷔작으로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였다.
<의형제>는 남북 문제를 정치적인 측면 외, 사람과 사람의 교감으로서 완벽하게 표현해낸 영화였다. 이 영화는 송강호와 강동원이라는 두 배우의 출연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 그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유머와 감동을 고루 갖춘 휴먼 영화였다. 영화는 평가와 흥행 두마리의 토끼를 잡았고, 영화에 풀연한 배우 강동원도 두번째 전성기를 누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지전>은 한국전쟁에 관한 영화다. 하지만 기존의 한국 전쟁, 남북한을 다룬 영화와는 달라도 좀 다르다. <공동경비구역JSA>의 시나리오 작가 박상연작가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시종 진중하고 비장한 가운데, 중간 중간 웃음은 놓치지 않고, 뚜렷한 주제의식과 감동까지 전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뺏기고 뺏고를 반복하는 애록고지에서의 마지막까지의 전투는 종국에는 그 이유도 알 수 없이 지겹고 의미없는 싸움이 되어간다. 적과 싸우느 것이 아닌, 전쟁과 싸우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그토록 와 닿을 수가 없다. 또한 이 영화에서 배우들을 빼놓을수가 없다. 배우들의 발군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좋은 영화가 나올수도 없었을 것이다. 주조연 모두가 하나같이 빛이 나는 연기를 펼쳐줬고, 애록고지라는 공간성이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를 더욱 힘겹게 만들어냈다. 또한 만추의 김우형 촬영감독이 만들어낸 영상은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오묘하게 깔린 안개는 신비로움을 더한다. 전투 장면은 멋드러지기 보단, 매우 치열하고 리얼하게 그려지는데 이는 영화가ㅣ 가진 정서와 잘 맞닿아 있다. 그러고보면 대단한 제작진이 모여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장훈 감독이 남자 영화에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그가 남자들의 우월의식에 빠져 허세와 거드름을 피우는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는 남자들의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그 안에서 확실한 주제의식을 가지려 애쓰고, 또 그안에서 사람을 보려고 늘 시도한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감동도 웃음도 눈물도 있는 것이다. 장훈,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