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분량 자체는 적지 않은데 공수의 감정선과 내용이 너무 미흡합니다. 공은 왜 과거의 연인을 그리다가 수에게 빠졌는지 모르겠고, 수는 왜 공에게 마음이 갔는지 2번을 읽어봤지만 아리송합니다. 수가 아마도 과거 공의 연인의 환생같은 느낌도 들지만 확실하게 밝혀지지도 마무리지어지지도 않습니다. 수의 배경과 처한 상황만 봐도 분명히 묵직한 내용인데 묵직함은 어디로가고 한없이 가볍고 알맹이가 없는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이야기인데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어영부영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얼기설기 엮은 듯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알파 오메가 이야기는 진짜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보고나니까 황당하기만 합니다. 수인물의 독특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구매했는데 수인물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본편은 그냥 사람 대 사람 이야기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그냥 동물 이야기입니다. 본편의 저주받아 늑대의 모습이된 공은 외형을 제외하면 수인이라고 칭할 무언가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이 책에서 그나마 볼만한 건 본편의 덤인 4컷만화였습니다. 감정선만 괜찮으면 스토리는 크게 상관하지 않고 보는 편인데요. 여기는 감정선이 기에서 결로 가버리는 황당함 때문에 도저히 평가를 좋게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젠 작가님의 여타 다른 작품을 좋아해서 연재로도 달렸던 작품입니다. 표지부터 고급스러운데 이야기를 관통하는 소재와 무척 잘 어울립니다. 미술품 감정(鑑定)으로 인한 사건사고과 그에 얽힌 공과 수의 이야기가 엄청 매력적이었습니다. 연재로 볼 때도 가슴 졸이고 뒤가 궁금했는데 단행본으로 이어서 보니 아예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까 오히려 여러 장치나 복선이 눈에 들어와서 더 재미있었어요. 사건물인데 재탕하기에 손색이 없는, 오히려 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사건에 따라 공수가 휘둘리거나 캐릭터가 무너짐이 없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L이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찐사가 아니라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겉보기의 둘의 텐션이 아주 납득되고 좋았어요. 외전의 달달함도 좋았습니다. 이거지! 했어요ㅋㅋㅋ 본펀의 L의 아쉬움을 충족시켜준 한권이었습니다. 정말 다시봐도 좋은 작품이고 사건물 시리어스 *애증* 좋아하시면 너무나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작가님 응원합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