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제주의 역사를 오롯이 드러내주는 책이다.그동안 우리 역사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아 왔다는 자책이 먼저 되었다.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아주 오랫만에 밤을 새우며 책을 읽었다.고등학생 때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밤새 읽으며 느꼈던 감흥이 기억됐다.p.532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 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주인공의 가슴 아프고도 절절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다음 장이 궁금해 책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소년에게 내미는 화해의 손길이 인상 깊고 감동적이다.이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일이 어디 있으랴?전에는 용서가 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이 상투적으로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그 말이 맞다고 여겨진다.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책이다.
저자는 제빵사로, 산좋고 물좋은 일본 지방 소도시에서 자연친화적으로 빵을 굽는다.손님이 많지 않은 지방에 빵집을 차린 이유는 빵 구울 때 사용할 천연발효종을 만들기 위함이다.저자는 빵을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게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이익을 남기지 않는게 경영방침이다. 일주일에 4일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천연발효종 개발에 사용한다.남들보다 하나 더 갖기 위해 아둥바둥 하는 요즘 시대에 한걸음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책 중간 중간 발효종을 만드는 과정이 귀여운 일러스트로 소개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전공자가 아니면 어렵게 느껴질 자본론 이야기를 빵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다보니 쉽고 생생하게 와 닿아 이해하기가 쉬웠다.책을 읽은 뒤 천연효모 빵과 건강한 먹을거리에 관심이 생긴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