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가 태어나던 날 궁궐 사람들은 무얼 했을까? (김경화 글, 구세진 그림, 살림어린이 펴냄)'의
겉표지에서 우리나라 역사의 한순간을 소개하는 책인 만큼 한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 같습니다.
제목도 궁금증을 일으켜서 정말 왕자가 태어나던 날 궁궐 사람들은 무얼 했는지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에요.
자~ 그럼, 시간을 거꾸로 돌려 조선 왕실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이렇게 펼침 북으로 아이들과 함께 역사 기행을 가는 듯한 착각도 들어 기분이 살짝 들뜨기까지 합니다.
조선왕실로 들어가니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가운데 있는 2층의 근정전을 중심으로 여러 다양한 기관들이 있음을 살펴볼 수 있어요.
마치 '동궐도'를 입체감 있는 모습으로 보는 것 같지요?
이렇게 역사를 기록해 놓은 그림, 책 등이 남아 있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전연사의 일꾼들은 궁궐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사옹원의 관리와 환관들은 요리 재료들을 꼼꼼히 살핍니다.
수라간 요리사들은 재료를 손질하고 맛깔스럽게 요리를 하며
도화서 화원들은 새로 태어날 아기씨가 십장생처럼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린답니다.
그 밖에도 내의원 등 여러 기관에서도 맡은 일을 정성껏 하지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어우러진 쉬운 설명글과
세밀한 그림을 통해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궁궐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가 있어요.
또 생소한 용어에는 각주표시를 달아 도움말을 따로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중전마마 역시 태교를 힘을 쓰며 낮에는 악사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나쁜 소리는 듣지 않고, 나쁜 것은 보지 않았다고 해요.
밤이 되면 궁녀들이 들려주는 좋은 글귀를 들어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며 아기와 만날 준비를 했답니다.
권말부록에는 앞서 다루지 못했던 읽을거리를 보충해주는데
궁궐의 기관명과 관직명 등을 강조색으로 표시하여 각자 역할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어주고 있답니다.
역시 설명글에 대한 삽화가 있어 내용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역사 속에 기록된 찬란한 조선 왕실의 문화유산과
이 책에서 다루었던 그림을 비교해 볼 수 있어요.
'동궐도'를 통해 그 당시 궁궐의 전체 구조와 배치, 규모, 주변의 자연환경까지 살펴볼 수 있고,
'진연의궤'은 궁궐에서 베푸는 잔치 모습으로, 궁중 무용, 음악,
신분에 따른 복식, 행사장, 배치, 쓰인 물건 등까지 상세히 알 수 있다고 해요.
궁궐의 모습을 살펴봄으로써 궁궐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고,
왕이 나오는 사극에서 궁궐 기관명이나 관리직이 나오면 귀가 솔깃해질 것 같아요.
또 창덕궁이나 경복궁을 가더라도 좀 더 친숙한 느낌이 들며
좀 더 관심을 갖고 궁궐을 방문하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