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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뱅, 화가가 된 파리의 우체부
박혜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평점 :
단정하고 잔잔한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에 매력을 느껴 '루이 비뱅'이라는 화가를 알아보고 싶어 읽게 되었던 책이다. 파리의 우체부에서 61세 은퇴 후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살았던 '루이 비뱅'. 파리 여행을 해봤던 분들이라면 루이 비뱅의 그림을 보며 기억 속의 파리를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루이 비뱅-저자-독자 그리고 '파리'라는 공간이 이어지며 아름다운 예술 여행을 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책의 표지에서는 '루이 비뱅'의 화풍이 다 전달되지 않는다. 표지는 그중 예쁘고 잘 된, 파리의 한 행복한 일상을 그려 낸 그림 같다. 다양한 루이 비뱅의 그림을 책을 통해 감상하며 파리에서 바라보았던 풍경들이 모두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오래된 그림에서 지금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니, 파리는 오래된 것들을 그대로 품고 보존하는 예술의 도시이기에 이렇게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나 보다. 그 많은 작품과 풍경을 직접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아직도 아름다움이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루이 비뱅의 작품은 정면과 측면이 한 그림 안에 이어져있기도 하고 비뚤어 보이면서 사실적이지 않은 이상한 점들이 보인다. 사람들은 작고 비슷한 모양에 똑같은 옷차림, 아이들이 그린 것만 같이 어설퍼 보인다. 하지만 파리의 건물들과 풍경, 세련된 색 선택과 포인트가 되는 원색의 조화 신비로운 아름다움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파리, 몽마르트르 사크레쾨르 대성당>, 1930"의 작품에서는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된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파리 센 강의 풍경과 건물을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으로 그려냈다는 생각으로 보다가 하나하나 선을 그어 정교하고 세심하게 완성한 작품을 보니 감동적이다.
저자도 루이 비뱅의 작품을 파리에서 만나게 된 것이 아니었다니 찾아보고 찾아보다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든 게 아닐까 싶다. 화풍을 지닌 화가를 지칭하는 말이 아닌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냈던 '소박파'라는 말도 이 책에서 처음 듣고 그중 '루소'도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일을 다 끝내고 나서야 꿈을 그려내듯이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루이 비뱅'.
만약, 파리에서의 인상이 너무나 좋았던 사람이라면 '루이 비뱅'의 작품과 함께 이색적인 파리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가이드가 되어주며- 추억 속의 파리의 모습을 생생히 꺼내주는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루이 비뱅'의 작품이 많이 실려 있어서 '루이 비뱅'만의 화풍을 익혀 갈 수 있는 것도 참 좋았다. 그것은 마치 '루이 비뱅'이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과도 같았다.
"비뱅처럼 독학으로 그림을 그린 소박파 화가들은 학구적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엽서, 삽화, 사진, 인쇄물 등을 참고해 자신의 경험과 상상력을 그림에 첨가했다. 이런 방법은 전통적인 사실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박파 화가들의 자유로운 표현은 피카소를 놀라게 했고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소박파 화가들의 작품은 사실성과 상상력을 넘나들며 오히려 사실주의를 뛰어넘는 결과를 낳았다."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