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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다는 것 -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부모도 새로 태어난다
스베냐 플라스푈러.플로리안 베르너 지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6월
평점 :
24시간 아이들과 붙어 있다 보니 어디까지가 부모의 역할인지... 물음표만 쌓여갑니다. '부모란 무엇일까? 부모라면 무엇을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 하나?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 걸까? 매일 새로운 답을 얻으며 나름 깊은 자아성찰 중 만난, 꽤 지적인 친구 같은 책을 소개하고 싶어요.
나무생각의 신간 [부모가 된다는 것]입니다.
니체가 실패했던 그 일을 해내겠다고 다짐한 (p23) 철학자 엄마 스베냐와 합리성을 사랑하지만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목 놓아 울기를 주저하지 않는 문예학자 플로리안의 고품격 일기와 대화록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책임과 자유, 투명인간, 후회, 기다림, 인생무상, 지출, 희생, 이제그만...소제목들만 봐도 마구 공감이 샘솟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는 이야기들이 가득차 있어요.
특히 투명인간, 남성의 무력함등등 플로리안의 글에서는 남편의 속마음을 듣고 있는 거 같아 많이 웃었습니다. "그들의 입장이란 것"을 조금 알겠더라구요. 부부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얼마 전 차타고 먼길 가면서 저는 남편 옆에서 쫑알쫑알 이 책을 낭독했는데 대화가 이어지더라구요.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아내사용설명서 또는 남편 설명서로 봐도 좋을듯합니다.
저 먼 땅에서 나와는 완전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한 철학자와 문예학자가 풀고 있는 자신들의 경험담과 논쟁이 이리 가깝게 느껴진다니!!! 부모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하나됨이 신기합니다. 아이의 탄생으로 인해 부모가 되었고 이렇게 동지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으니 우리의 세상을 끝나지 않나봅니다(p83)
개인적으로 '남자'를 이해하는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보다 제게는 더 큰 도움이 되었어요.
에마뉘엘 레비나스, 페터 슬로터다이크, 롤랑 바르트, 엘리자베트 바댕테르, 알브레히트 코쇼르케, 루카 디 블라시...같이 이름도 낯선 학자들과 프리드리히 니체, 헤파이클레이토스,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 소크라테스처럼 아주 조금 낯익은 학자들까지 총출동하여 엄마의 입장을, 아빠의 입장을 상세히 대변하며 부모로서 마주한 상황을 설명해주시니 철학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부모도 새로 태어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더운 여름! 머리를 시원하게 만들어 줄 [부모가 된다는 것]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