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입맛이 없어서 뭘 해먹을까 고민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가을이 더 빨리 와야 잠시 마실갔던 내 입맛이 돌아 올려나 했는데, 이 책을 보니 먹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아니 어디 여행을 다니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다. 특히 아주 토속적인 음식을 좋아하는지라 책 속에 있는 음식들이 더 맛나게 보이기도 한다. 입맛없을 때 후루룩 먹을 수 있는 국수부터 소개한다.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서 국수에 별 음식도 다 넣지만 그래도 제 맛은 이렇게 재래식으로 끓여낸 것이 오히려 입맛에 맞다. 술안주로 좋기도 하지만 피부에도 좋고, 아이들 성장에도 좋다는 돼지껍데기 맛집도 있다. 이런 음식은 연탄불에 구워야 제 맛인데 역시 소개한 집도 그렇다. 어디 그뿐인가. 주인의 인정 있는 덤이 소개되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맛객의 맛 찾으러 가는 여행에 동행 아닌 동행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쫓아다니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음식재료를 소개하더니 외국까지 달려가게 한다. 책이 참 소박하다. 소개된 음식이 그리 유별나지 않는,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 쉽게 찾아가서 먹게 되는 음식이지만 그 고장에서 이름난 곳이나 새롭게 찾아낸 맛집들로 안내한다. 지금까지 유명세를 타던 맛집뿐만 아니라 맛객이 직접 발로 찾아다니면 알아낸 특별집도 알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재료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고, 그 고장에 대한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는다. 제대로 하는 맛의 여행이다. 원래 음식이라 그 고장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소개한 모든 음식에는 왠지 고향의 맛이,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예쁘고 멋지게 차려놓지 않은 투박한 밥상들이 오히려 보는 이로 하여금 더 가고 싶어지게 한다. 자신이 다녀본 곳에 대한 식당의 정보는 아주 상세하게 알려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음식에 대한 사진도, 식재료에 대한 사진도, 그리고 그 고장에 대한 사진도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은 꽤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