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구판절판


다도의 형식과 조건을 갖출 수 없는 곳에서라도 성(誠)과 정(情)으로써 다도를 즐길 수 있노라고. 이런 말이 있다. 배고픔이야말로 최고의 식욕이라는. 거친 음식일지라도 배가 고플 때는 아주 맛있게 느껴지는 법. 이와 마찬가지로 정갈치 못한 물과 재료로 끊인 차일지라도 갈급한 자에겐 그것이 최고의 차인 걸 어쩌리!-66쪽

풍요로운 생활환경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열악한 생활환경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풍요로운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삭막한 교도소에서 만나는 상처투성이 야생초들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귀중한 '옥중 동지'가 아닐 수 없다.-76쪽

내가 야생초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 속의 만을 다스리고자 하는 뜻도 숨어 있다. 인간의 손때가 묻은 관상용 화초에서 느껴지는 화려함이나 교만이 야생초에는 없기 때문이지. 아무리 화사한 꽃을 피우는 야생초라 할지라도 가만히 십 분만 들여다 보면 그렇게 소박해 보일 수가 없다.-102쪽

평화란 절대적 평온, 정지, 무사, 고요의 상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부단히 움직이고 사고하는 '동적평형(動的平衡)' 상태라는 것이지. 사회가 평화롭다, 두 사람 사이가 평화롭다고 할 적에는, 내부적으로 부단히 교류가 이루어지고 대화가 진행되어 신진대사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 된다.-109쪽

야생초는 그야말로 천지에 지천으로 깔린 보물과도 같다. 이러한 보물들을 단순히 소 여물이나 관상용으로 내버려 둔다는 것은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144~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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