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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자음과모음 인문경영 총서 2
베서니 맥린 & 조 노세라 지음, 윤태경.이종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는 산업혁명과 함께 발달하여 인간이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단적인 예로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이 발달하기 이전 시대, 인간의 평균수명은 40세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복지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80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문명의 발달로 이전세대보다 두 배나 많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우리세대는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하게 살아가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의 평균수명을 보아도 자본주의 시대 이전의 평균수명인 40세를 훌쩍 넘어선다. 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빈부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인류가 자본주의 체제의 이기를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자본주의의 위기론이 세상 여기저기서 퍼져 나오고 있다.

 

자본주의의 근간은 영국의 철학자 애덤스미스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생각 덕분이다. 우리는 그들의 박애심이 아니라 자기애에 호소하며,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그들의 이익만을 그들에게 이야기할 뿐이다.”

 

애덤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을 근본으로 한 보이지 않는 손의 법칙을 말하면서, 인간의 자기이익의 추구가 사회전체의 이익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애덤스미스의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하여 자본주의가 발달하였고 현재는 복잡한 수학 방정식과 만나 주식이나 채권의 파생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르렀다.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는 현재 세계경제를 위기에 빠트린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기까지 30년간의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책의 저자가 기자인 만큼 여타 경제를 다룬 책과는 달리 사실 나열을 중심으로 글이 전개된다. 저자의 판단은 개입 되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책은 세계 금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 심지어는 객관적인 판단으로 좋은 잣대가 되어야 할 신용평가사들까지 한통속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법칙에 의거하여 철저하게 이기심에 둘러싸여 이윤추구를 해왔다. 심지어는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모아 마련된 정부지원금까지 위기 해결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보너스로 쓰이게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머니 채우기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이다. 그들의 탐욕에 대한 대가는 고스라니 죄 없는 국민들에게 돌아왔다. 그들은 타인이 범접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 카르텔을 형성하면서 자신들의 이윤극대화에 힘써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번에는 애덤스미스의 주장과는 달리 그들의 발악스러운 이윤추구 활동은 안타깝게도 사회전체의 이윤추구로까지 전이되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애덤스미스가 틀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은 실물가치를 키운 것이 아니다. 실물가치가 아닌 거품가치(겉보기가치)를 키웠을 뿐이고 그것을 통해 이윤을 추구해왔다. 그들의 수법은 무분별한 파생상품 만들기이다. 거품경제는 언제나 그랬듯 경제위기를 가져온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국민에게는 실물가치가 거품가치인 것처럼 파생상품을 속이고 판매하여 서민의 것을 빼앗았다. 결국 그들의 활동은 아무런 가치도 키우지 못하며 국민의 것이 금융기관의 것으로 전이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활동을 애덤스미스가 말했던 생산 활동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의 자본주의의 발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역이 금융이라고, 사람들이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옳은 것인 줄 안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건 중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금융서비스의 발달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자국의 금융서비스를 발달시키고 자국화폐의 유동성과 안전성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가 제고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금융 경쟁력, 과연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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