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 - 웃으면서 거절하는 까칠한 심리학
마누엘 스미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이다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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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情문화가 거절을 힘들게 한다. 서양처럼 의사소통에 확고한 태도를 고수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는 없은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책의 저자가 미국인이란 점에서 서양 또한 거절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거절의 이면에 대해 이 책은 소상히 기술하여 거절 자체가 불러오는 감정 소모의 최소화와 그럼으로써 얻는 시간 절약 등을 상기시켜준다. 자신을 사랑하니까 거절을 하라는 대목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상대마다 다를 것이다. 열등감이 강한 상대나 그간 거절이란 모르고 살아왔던 사람 등은 화자의 성격에 비추어 생각하지 못한 거절의 신호가 왔을 때 몹시 당황하며 관계를 끊거나 상당 기간 서로 등지고 살아 가는 모습을 띠기도 한다. 거절은 확실히 하되, 일말의 가능성을 남기지 않고 상대방이 확실히 다른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우회적인 스토리설정은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동양 문화권의 특수성을 배제하긴 어렵지만 이 책은 제법 많은 도움이 된다. 문화는 달라도 사람 심리의 오묘함을 똑같다. 희노애락처럼 거절은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니지만, 어떻게 어떤 식으로 거절을 하냐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얘기해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결과론적으로 거절이 곧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대목이다. 살아가면서 종종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게 부탁을 한다. 물론 그 부탁의 결과가 거절이면 실망하게 되지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줄 경우 악감정은 사그라든다. 단어 사용에 신경쓰고 거절 후에도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역지사지 자세로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속에 자신을 넣어보는 것도 효과적인 거절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저자가 보여 준 다양한 예시는 서양이나 동양이 거절과 관계된 여러 어려움은 똑같다란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 흡족하고, 부드러운 거절은 오히려 관계에 윤활제같은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란 점을 명심하게 되었다. 간결하게 쓰여진 맵씨있는 글과 자연스러운 번역도 읽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앞으로 거절할 기회가 있다면, 저자가 알려준 대로 타당한 이유로 괜한 기대감을 심어주지 말고, 직접 거절하는 지혜를 발휘하며, 동시에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감정이 아닌, 이성의 영역으로 거절의 불쾌함을 끌어옴으로써 문제를 뿌리째 뽑아야겠다. 부탁한 적도 별로 없지만, 거절한 경우는 종종 있었다. 상대가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할 생각이다. 아포리즘도 짧고 명쾌하며 거절의 부정적 기운을 감화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되어 준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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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리더십 - KBS스페셜, 나를 행복하게 할 리더는 누구인가?
이재혁.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서승범 정리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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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내려가면서 PD의 고충과 동시에 즐거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단순히 PD라는 이유만으로도 저렇게 우수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거나 서신교환이 가능하다니,,,조금 격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감출 순 없긴 하지만, 그들도 소통을 해야하고 미디어에 노출을 해야하니 PD든 아나운서든 만나긴 만나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고 PD를 내려보는 게 아니고, 그 정도로 대단한 명성의 인물은 국장이나 외교관이 만나야 격이 맞지 않나하는 조금은 유치한 발상에서 비롯된 소리다. 내용은 참으로 좋았다. 앞부분의 분석은 다소 지루했고 독자가 기대한 내용도 아니었다. 표본도 적은데다 새롭고 신선하지 않아서 속독을 했다. 본론에 이르러서야 무척 재미있기 시작했다. 룰라 대통령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는 아니어도 왜 인기있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국민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지도자였다. 게다가 정당의 색채와 그 정당에 응당 사회가 기대할 행동을 무색하게 하고 전체를 위해, 전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아 움직인 점은 존경스럽기까지했다. 외모도 푸근하면서 세련미도 있어서 보기 좋았다. 여러 지도자가 나왔고 특별히 새로운 인물이나 얻은 지식은 없었다. 그만큼 넓은 스펙트럼으로 만든 다큐멘터리다보니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북유럽의 복지 시스템이 자주 거론되는데, 그 점은 마냥 부러워할 수만은 없고 한국에도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많은 자생적 특이점이 있어서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한인 출신의 스웨덴 대학교 교수의 저서에서도 농밀하게 그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기억이 난다. 공중파 다큐멘터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논의의 흐름에 맞게 사례를 추가하고 편집해야 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아무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무척 관심사를 많이 나열해주는 책임은 틀림없다. 마지막에 교수와의 대담은 사실 지루한 면이 강했다. 처음부터 다큐가 아닌 서적으로만 기획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추가로 삽입한 면담형식의 기술은 본 서적의 내용과는 범위를 다루는 느낌이 조금은 달랐다. 그래도 사례의 풍부함은 독자에게는 좋은 선물이다. 반기문을 보는 것으로도 뿌듯한데 좋은 리더를 뽑아야 하는 한국의 국면은 더더욱 이 책을 실생활과 연결짓는 요소가 많아 즐겁게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대중의 시각에 맞춘 책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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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 바꿔 써야 할 세 가지 문제
이도상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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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에 대한 오해를 이쯤해서 해소했으면 좋겠다. 종교 단체가 개입하여 학교에 있는 단군의 동상을 해하는 일도 없어야겠고, 분명히 우리의 역사로서 어느 누구도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저자가 답답해하는 것은 요즘 역사과목이 고등학교의 대입시험에서 선택으로 빠지면서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괴로움을 대변해주고 있어서 한 편으로는 위안이 된다. 청동기 시대의 비파형동검의 출토지역에 따라 고조선의 영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역사(상)에 있는 내용을 아직 기억한다. 너무 재미있게 공부했기 때문이다. 철기시대 이전에 자랑스러울 정도로 넓은 영토를 다스렸던 단군왕검이 왜 공격받는지 화가 났지만, 동북공정과 관련되어 자꾸만 얼룩지는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재정립을 위해선 겪어야할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기자국, 위만국 등은 중국에서는 한국 민족이 그들의 지류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라 학창시절에도 불쾌했다. 고대사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지닐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식민지 시기에 일본이 행한 역사 훼손, 그리고 지나치게 부족한 사료, 잘못된 학계의 해석 방법이 주요 원인이다. 대학교에서 한국경제사를 수강했을 때, 홍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집에 혹시 숨어있는 사료가 있으면 자신의 연구실에 가져와보라고 했다. 왜? 사료가 부족해서 힘들다고. 전쟁과 식민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뜩이나 없는 사료마저 훼손되고 분실된 것이 교수님의 한이라고 했다. 그만큼 학계에서 객관적인 사료를 희구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연구를 수행하는 저자들에게 지원금이나 연구비를 지원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역사에 관심을 더 갖고 한국사능력시험의 성격도 조금은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미쳤다. 그 시험은 분명 역사에 대해 이해를 높이도록 산업계와 학계를 연결짓는 인센티브를 만드는 장점을 제공하지만, 막상 시험을 보면, 그 내용이 단순 암기의 나열에 지나지 않아 공부해도 흥미가 없고 시간 낭비의 기분마저 든다. 여러가지로 우리 역사가 고전하고 있는 오늘날, 역사가들과 일반일들일 함께 의기투합하여 고대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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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대 - 한국 고대사 700년의 기록
김대욱 지음, 김정훈 사진 / 채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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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토 분쟁만 빼면 지금도 그 때 못지 않은 전쟁 속에 살고 있다. 심지어 간간히 일본과 중국의 영토 분쟁이 일고 있는데, 게다가 독도마저 탐내는 그들의 짓거리를 보면, 역사의 순환은 가히 전설적이로구나란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이다. 샌프란시스코조약하나가 이렇게 귀찮게 우리를 내몰 줄이야라고 생각도 들지만, 근본적으로 그 조약을 체결하던 상황으로 돌아가고, 그 전후의 맥락을 봐도 일본에서 시도하는 독도 점유는 장난에 가깝다. 대의도 없고, 간사한 책략일 뿐이라 결국 한국의 영토로 공고히 하겠지만, 그 지난한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양국의 씻을 수 없는 과거사가 되살아나는 불씨가 되어버려 결과적으로 좋지 않게 됨은 명확하다. 이 책은 일본과 중국, 그리고 우리 국가 내부에서 벌어진 전쟁을 기반으로 기술되어 있다. 삽화가 무척 많고, 지도에 직접 표기하여 지명과 위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서 유쾌했다. 한국인임에도 지명과 실질적인 지역의 매치가 안되어 혼선이 일곤 했는데, 이 참에 확실히 머리 속의 내용을 정리했다. 나는 백제와 고구려의 전쟁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고구려가 어찌나 안쓰러운지, 지도자가 포용도 할 줄 알아야겠지만, 후한의 빌미가 될 싹을 미연에 제거하는 치밀함과 냉정함도 요구됨을 다시금 역사에서, 그것도 우리에게 익숙한 고구려, 백제를 통해 알게 된 점이 신선하다. 아쉬운 점은 고대에 벌어진 전투를 나열식 소개, 그리고 묘사에 그친 점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많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우리가 역사를 읽고 생각하는 이유는 현시점에서 늘 과거를 통해 새로운, 그리고 현명한 미래로 향하기 위함이다. 그런 점에서 전쟁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우리 인생을 통찰하는 수단으로 전쟁의 시대를 읽어보는 것도 나름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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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힘 - 돈 한 푼 없이도 최대효과를 거두는 비영리단체식 경영법
낸시 루블린 지음, 구세희 옮김 / 반디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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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기구에 인재들이 모일 것이라고 추측은 했지만 선진국에선 내 상상과는 다른 수준으로 많은 인재들이 모이고 있다한다. 특히 인문계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제일 선호하는 첫직장이 티치포아메리카라고 하니, 역시 선진국의 행복과 성취감의 색깔은 다르긴 다르다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국의 상황은 어떨지 잘 모르지만, 그래도 대학가에 메이크어위시는 포지션을 잘 잡은 듯하다. 경쟁을 해야 봉사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입사를 위해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 이들도 값진 봉사를 하고나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 크게 개의치 않는다. 비영리기구는 보는 눈이 많다. 영리기업처럼 이윤을 많이 남길 수도 없고, 일을 잘한다고 연봉을 올려줄 수도 없다. 회사의 목적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비영리기구의 인재들이 일하는 방식에서 현재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라고 제시한다. 멀티테스킹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일에 대한 열정이 엄청난 결실을 맺는 사례들을 보고, 신입사원을 뽑을 때, 여러 신호들보다 열정을 우선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마케팅 방법도 여러가지다. 요즘 백화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TOMS 신발은 비록 그들의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지만, 그들의 사업모토대로 아프리카에 주문받은 신발 수만큼 기부하고 있다. 주변에 그 신발을 사는 사람들은 디자인에도 만족하지만, 자신이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란 점에 큰 만족을 보이고 있다. 여러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여지도 많다. 물론 한국도 그런 차원의 사회적 기업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며 뒷받침해주지만, 그걸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제도적 헛점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실로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그 혜택을 못 누리고, 엉뚱한 기업들이 혜택만 누리는 경우가 있다. 씁쓸하다. 제로의 힘을 읽으며 열정의 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고, 자기 충만감이 돈으로만 얻는 게 아니고, 남들과 사회와 함께 누릴 때 그 행복이 커진다는 점을 선진국 사례를 통해, 또 주변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책을 잡아서 끝페이지를 볼 때까지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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