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 ‘현남오빠에게‘

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ㅣ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남녀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 '현남오빠에게'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소개되는 책 '현남오빠에게'

페미니즘... 참 어렵다.

누군가는 페미니즘이란 단어만 듣고 혐오를 탄생시키고,

누군가는 페미니즘을 방패삼아 얼토당토않은 말들을 내뱉고...

그렇기에 참 조심스러운 단어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이 책을 쓴 7명의 작가들 역시 조심스러운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조심스럽다고 숨지는 않았다. 

오히려 당당히 현실의 모습들을 꼬집어냈다.

읽다 보면 이게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든다.

한 번쯤은 자신이 들어봤을 혹은 주변 사람들이 들었을 말들이 가득해서

화도 나고, 억울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에게, 엄마에게, 친구에게

이런 식의 말들을 그리고 잣대를 들이밀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너는 보통 여자애들하고 다른 것 같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칭찬이야."

"보통 여자애들이 어떤데요? 보통 여자애들하고 다르다는게 왜 칭찬이에요?

그럼 보통 여자애들은 보통 별로라는 뜻이에요?"

-'현남오빠에게'중에서

첫 번째 챕터인 현남오빠에게.

이 챕터를 읽고나면, 현실에도 '현남오빠'같은 이가 진짜 있을 것 같아

소름끼치는 느낌을 몇 번이나 받았다.

하여간 요즘 여자애들은 그래서...

그런가 하면 또 어떤 여자애들은...

이런 말, 어디서 들어본 적 있지 않는가?

책에 쓰여 있는 말이지만 참... 그렇다...

그 '요즘'여자애들이 도대체 어떻다고 그러는지..

자신도 한때는 누군가에게 '요즘'여자애들이었을 것이고,

자신이 여성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한데 묶어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인데..

정말 이게 읽을수록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제발 이해까지도 바라지 않으니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에

자신의 언어로 판단하지 말았으면 한다.

여자, 남자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책 '현남오빠에게'

책 트립도기, 개와 함께 유럽 여행을?!

트립도기 Trip Doggy - 털북숭이 친구 페퍼와 30일 유럽여행
권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책 트립도기, 개와 함께 유럽 여행을?!

요즘 참 많이 볼 수 있는 책 중 하나로

여행 에세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유럽이라면 특히나 많이.

하지만 여기 조금 특별한 유럽 여행 에세이가 있다.

바로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떠난 유럽여행 에세이 !

개와 함께 떠난다고?

나는 개를 키우지 않기에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스토리였다.

개와 함께 떠난다면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할까..

반려견 출국 서류 준비과정부터 

함께 할 수 있는 여행 일정을 세우고,

개가 수용되는 숙소를 찾기까지..

신경써야 할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에

나로서는 굳이 함께 가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에 나오는 사진이나 글 속에서

페퍼(반려견의 이름)에 대한 저자의 무한한 애정이 느껴져

반려견을 가족이라 일컫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개들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정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파리에도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이 싫다는 이유로

생명과의 공존을 거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책 트립도기 중에서-

조금은 번거롭지만

그만큼 더 특별한 그들의 유럽여행

트립도기 Trip Doggy

책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읽으며, 돌이켜보는 나의 글들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 내 문장이 그렇게 유치한가요?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책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읽으며, 돌이켜보는 나의 글들

흰 색 표지에는 지우개 하나와 쌓인 종이들이 있고

그 위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유치한가요?'

많은 이들이 글을 쓴다.

보고서를 쓰고, 일기를 쓰고, 하물며 SNS에 짧은 한 구절이라도 ..

그런데 우리는 글을 잘 쓰고 있는걸까?

난 이 책을 읽으며, 지금껏 써왔던 수많은 글들을 돌이켜보았다.

그리고 반성했다.

내가 지금껏 쓴 글들이 참 유치했구나.

꼭 어른답게 써야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이처럼 쓰는 건 아니다 싶고..

총 6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실패한 글에서 배움을 얻고,

태도.기술.구성.장르 연습을 통해 기본기를 다지고,

마지막으로 특별한 습관 8가지를 가르치며 끝이 난다.

물론 한 번에 고쳐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 쓰여진 방법들을 조금씩 생각해내어 바꾸어 가다 보면

언젠가는 간결하지만 의미가 분명한 글을,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게 느껴지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쓰기는 패션과 같습니다.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치장을 많이한다고

좋은 옷차림이 아닙니다.

글 전체를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중요한 어딘가에 포인트를 두면 빛이 납니다.

-책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중에서-

당신의 문장을, 글의 품격을 높여줄 책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 서평

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 서평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칼과 혀'는

패망 직전의 만주국을 배경으로

3명의 인물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번갈아 진행한다.

그 인물들로는

관동군 사령관 모리,

모리를 암살하려는 자경단 단원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 여인인 함경도 청진 출신의 길순이다.

아무래도 전쟁이 배경이다보니...

특히나 일제강점기시대이다보니 

다소 극단적이게 한 쪽의 편을 들게  될 수 있는데,

이 책의 인물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3명이 번갈아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인지

모리에게도, 첸에게도, 길순에게도.. 모두에게 감정이입이 된다.

전쟁이 나면 멍청한 남자들일수록 으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정의를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들길 주저하지 않잖아?

그건 때가 되면 규칙적으로 여자들에게 찾아오는 이름 모를 일본 병정들이나,

남부식 권총 하나로 세상의 부조리를 끝낼 수 있다고 믿는 내 오빠나,

도마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첸이나

모두 매한가지야.

그래서 난 사내들을 믿지 않아.

-p.92 중에서-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그것을 버리고 왔어야 했다.

피로 얼룩진 눈앞의 저 낡은 도마를.

수많은 영혼들이 칼날에 베여 안간힘을 쓰며

제 죽음을 밀어내던 저 분노의 순간들을.

대륙으로 폭풍처럼 짓쳐들어오는 제국주의자들의 총검과 피바람,

죽어가는 자들의 한숨이 압착된 저 도마를 말이다.

나는 도마 위에 엎드려 처분을 기다리다

누군가의 혀를 만족시킬 재료들이나 다름없다.

내가 과연 저 날카로운 광풍의 칼날을 비켜갈 수 있을까?

-p.20 중에서-

한.중.일 서로 다른 국적,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의 심리묘사가 돋보였던 책이며,

역사물에 흥미있는 이들에게 좋을 책 '칼과 혀'

[신간도서/책추천]책 스크류바 서평

스크류바
박사랑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신간도서/책추천]책 스크류바 서평

당신이 이 책의 제목에 시선을 빼앗겨 읽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곧 책을 끝까지 읽게 된다는 것이다.

흰 색 바탕에 빨간 스크류바가 녹아 흘러내리는 디자인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흠칫하게 만들고,

호기심 가득하게 만든다.

총 10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데,

어느 한 편 인상적이지 않은 소설이 없었다.

현재 20대들이라면 공감할 '#권태_이상', '높이에의 강요'.

이 책의 제목이 된 세 번째 단편 '스크류바'

그렇게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그 다음 편은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궁금하여

결국 손을 떼지 못한다.

내가 가장 공감했던 편은 '높이에의 강요'이다.

높아지는 취업의 문턱.

그 문턱은 대기업 건물 높이 만큼이나 높아져 버리고,

취업한 친구의 모든 행동을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하지만 취업한 이도 그 나름의 고민이 또 있고...

"

뒤에 있는 고층 건물에서는 아직도 불빛이 새어나왔다.

그 옆 건물에서도, 또 그 옆 건물에서도,

길 건너편 건물에서도 불빛은 반짝였다.

늦은 밤까지 쉬지 못하는 저 불빛 속의 누군가와

이 자리에 서서 위만 쳐다보고 있는 나,

이 중에 누가 더 나은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나도 그렇다...

색도 맛도 강렬한 스크류바처럼

이 책도 당신에게 강렬하게 다가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