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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나의 서른 - 조금씩 채워져가는 나를 만날 시간
조선진 글.그림 / 북라이프 / 2015년 4월
평점 :
믿을수가 있을까요.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다는 걸. 정말 이런 날이 되어버렸어요. 어렸을때는 상상도 못했던 나이 서른. 도대체 내가 그 나이가 되면 어떤 여자가 되어있을까 하고 너무 머나먼 이야기처럼 생각했을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시간이지나며 막연하게 서른이 된 저는 항상 꿈에 그리던 그런 완벽한 여자가 되어있을꺼라고 믿었는데 지금 저의 모습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인것 같아요. 서른이라는 나이가 굉장히 크고 단단하게 느껴졌는데 이제 그 문턱을 넘어보고 느끼는게 참 달라졌어요. 물론 나이 때문이 아니라 제가 어떻게 지냈는가에 따라 이런 제가 만들어 졌다는걸 잘 알지만 말이에요. 예전에 제가 느끼던 시간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이제는 시간이 참 빠르고 무슨 일이던 말이던 할때 굉장히 무게가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또 그와 반대로 저는 아직도 어리고 싶고 아직도 청춘이고 싶은 그런 마음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여기저기 헤메이고 있는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숫자일 뿐이라는 나이를 자꾸 세면서 시간을 보내다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보면서 많은것을 느꼈었어요. 40살인 아저씨들도 청춘이라는데 내가 청춘이 아닐게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하며 30을 크게만 느꼈던 마음을 다르게 먹기로 생각했죠. 그런 저의 생각과 맞아떨어지게 첫번째로 이야기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은 정말 공감할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었어요. 제발 이모말고 누나이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 요즘 다시 봄을 맞이 하는 마음으로 겨울을 보내버리고 언제나 봄이 온다는것을 잘 알고 또 반가워 할수 있게 다시 꽃필수 있게 그렇게 지내도록 용기를 주는 이야기였거든요.
오래전과 정말 많이 다른점은 친구들을 만날때에요. 예전에는 부끄러워하며 이야기하던 친구들과 이제는 커피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랑이 어떻게 진행중인지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저와 제 친구들이 얼마나 많이 변화하였는가를 알수 있죠. 훨씬 대담해지고 다양해진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사랑을 바라는 마음들은 모두 한결같거든요. 아직도 그런 사랑을 바라고 기다리는 제 마음을 다독여줄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요즘 텅텅 비어버리고 뚫려버린것 같은 제 마음을 같이 이해해주고 치유해주는것 같았어요.
바쁜 20대를 지내다가 드디어 꿈을 찾았지만 지금 시작하기에는 두렵고 그렇다고 하기 싫은 일은 더이상 할수 없는 지금의 제 모습을 대변해주는 낭만적 밥벌이에 관한 이야기는 큰 두갈래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제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해주었어요. 저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는것 같았어요. 안심되고 지금 잘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게 해주었죠.
또한 가장 요즘 최대의 관심사인 행복이라는것과 여행이라는것에 대한 이야기는 읽으면 읽을수록 행복했어요. 그녀가 항상 간다던 교토는 올해 저의 목적지이기도 해요. 교토를 가야겠다고 결심한지 벌써 2년째! 꼭 올해는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지금 이순간 내가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좀더 확실하게 알게되었어요. 고맙고 따뜻한 순간을 선물 받은것 같았죠.
앞으로 서른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계속 서른정도의 나이로 생각하고 살고싶어요. 이제 시작일뿐인 서른, 그 아름답고 따뜻하며 두발로 잘 서서 앞으로 나아갈수 있는 그 나이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