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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새러 데이비드슨.잘만 섀크터-샬로미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오랫동안 외면하고 지내왔던 진실하나는 바로 저도 언젠가는 죽는다는거였어요. 항상 죽음은 가까이에 있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그 죽음을 인지하고 싶어하지 않고 외면하고 싶어하잖아요. 손만 뻗으면 닿을곳에 있겠지만 도저히 손을 내밀 용기가 나지 않는 부분중에 하나에요. 고등학교때 학교 친구가 일찍 떠나는 모습을 보며 믿고 싶지도 않았고 믿을수도 없었어요. 분명 가까운 친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젊고 앞으로 살아갈수 있는 날이 이렇게나 많은데 떠나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너무 아파서 2일내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정말 죽음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는것 조차도 싫고 무서워서 회피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점점 주변에서 죽음을 가까이 하는걸 보며 더이상 두려워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어요. 마침 그때 만난 책이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였고 왠지 죽음에대해 깊이 생각하고 정면으로 마주설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읽게 되었어요.
인생을 하루에 비교하는 사람도 있고 일년의 달에 비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인생의 12월을 맞이하는 지혜를 배우고 싶었어요. 지금 나는 몇월쯤에 있는걸까? 생각을하며 아직 봄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랬죠. 처음에 책을 읽을때 조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제가 사실 유대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너무 없더라구요. 그래서 검색도 해보고 유대교는 어떤 사상과 생각을 하며 그런 종교에서 스승으로 영향력있는 사람으로서의 랍비 잘만의 이야기를 깊게 생각해보려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가볍게 읽어 내려가는 내용은 아니지만 다행이도 매주 꾸준히 만나서 대화했던 내용을 하나하나 알려주었기에 천천히 읽어나갈수 있었어요.
랍비 잘만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분은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왔는지 알게되었어요. 사촌들은 아우슈비츠에서 재가 되어갔기 때문에 유대교에서 금지하는 화장을 본인은 하고 싶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으며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고민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 전 한번도 진지하게 내가 죽은 후를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살기위한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바쁘다고 생각했는데 죽은 후의 내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구요.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날 그리워 해줄까? 날 위해 울어줄까? 내 존재의 부재에대해 아쉬워해줄까? 난 어떤 모습으로 이 지구에 남고 싶은걸까? 많은 고민이 들더라구요. 사실 종교적인 제약이 없는 저로서는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서 고민이 될 지경이었어요.
잘만이 어렸을때 독일군들에 의해 무서운 경험을 할때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는 항상 죽음이 가까이 있었지만 그 순간에도 무섭거나 두렵기보다는 영화속에 있는것 처럼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고 이야기하는걸 들으며 솔직히 저는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걸 배우게 되었어요. 결국 마침내 그는 살아남았으나 혼돈의 시기를 겪었어요. 사실 저는 모태신앙으로 기독교인이었지만 지금은 무교라고 해야 맞을 정도로 크게 종교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고 잘만이 그랬던것처럼 집단최면같은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에게도 엄청난 생각을 하게 만든 구절이 있었어요. 바로 사후 세계는 몸으로느끼는 것이 아니라 영혼으로 느끼는것이고 신과 함께하는 것이고 진정한 존재가 되는것이라고 하는 이야기였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중에 하나에요.분명 지금의 저로서는 느끼지 못할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것에 동의할수밖에 없었거든요.
읽으며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여행들을 만날수 있었고 또 마지막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과연 나는 준비가 되어있는가? 되돌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었어요. 두렵고 무서웠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생각하고 준비할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마음을 열고 무엇이던지 배우고자하면 언제 어디서나 가르침을 얻을수 있는것 같아요. 많은것을 알고 이해할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