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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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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의 <마음>을 읽고

 

그 동안 강상중의 책을 자주 접했다. 내가 인문학 서적들을 탐독하기 시작하면서 강상중의 서적들이 그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그전의 저서들, <고민하는 힘>, <마음의 힘> 등등 동서양의 고전들을 해석하여 그의 언어로 다시 이야기해주던 글이었다. 그는 항상 마음을, 지식을, 영혼을 다독여주며 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한 어조로 안내한다. 그래서 나는 소세키를, 토마스 만의 소설을 읽게 되었고 나도 사상적으로 강상중의 어딘가로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란 책은 강상중의 첫 소설이다. 실제 강상중 친아들의 죽음과 2013년의 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죽음이란 무엇인지, 과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죽음을 어떻게 겪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의 아픈 과거까지 파고 들어가면서 작업한 진심이 담긴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강상중의 글의 강점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쉽게 씌어 진 글또한 아니다. 저자가 다루는 개념도 과히 가벼운 주제라 할 수 없다. 강상중 특유의 나긋나긋한 필치로 자신이 고전에서 보고 사유했던 개념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힘을 주어 설명한다.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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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등 - 잉마르 베리만 자서전, 예술가의 초상 03
잉마르 베리만 지음, 민승남 옮김 / 이론과실천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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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등>을 읽고

방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잉마르 베르그만은 노년에 스웨덴 포레의 작은 섬에서 산책을 하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쓰면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때 쓴 글들이 이 회고록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노년의 거장감독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유영을 하고 있었을까? 잉마르 감독의 과거들은 그가 살아왔던 삶만큼이나 복잡한 에피소드들이 많을 수도 있겠다.

 

책을 다 읽으니, 마치 노년의 거장 감독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듯한 기분이다. 실로 전쟁터라고 할 수 있는 연극과 영화의 제작현장, 그곳은 신세계를 창조하고 싶은 사람들의 집합소이며 세상을 유희하려는 자들이 춤을 추고 자본과 언론의 세상에서는 가장 반짝이는 곳이 아닌가. 연극과 영화는 혼자서 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는 얽히고 섞인다. 그리고 노장의 감독은 당시의 일들을 하나하나 되씹으며 담담하게 글로 적어 내려간다.

잉마르 감독 본인도 고백하듯, 가슴 속에 불덩이를 가지고 정열과 불안 속에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의 회상 속에는 이제 불안과 정열이 차분하게 가라앉은듯하다.

자신의 불안과 사랑과 우정과 예술을 자신의 어린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찾아간다. 형재와의 일들, 부모님과의 일화들, 동료, 아내들의 일화들을 풀어내며 불온했던 자신의 영혼을 바라본다.

불온하고 불완전했던 삶을 바라보며 자신의 영혼을 찾아가는 어느 노장감독의 글이다.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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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의 열매
한강 지음 / 창비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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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의 열매>를 읽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한국소설이다. 얼마 전에도 한국소설을 읽었지만 그것들은 지식을 위한 소설이었다. 사실 간간히 한강의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를 펼쳐보았었다. 그러고는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 하고 다시 덮어버렸다. 그동안 나는 인문적 지식을 담은 책을 선호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시를 읽게 되었고 시 안에서의 연과 연 사이,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많은 빈 공간들을 읽었고 다시 한강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던 것 같다. 과거에 나에게 한강의 이야기는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읽더라도 그것이 몸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강 작가가 정성스럽게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적어놓은 이야기들에서 생동감을 얻는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소설집에서 가장 많은 여운이 남는 이야기는 붉은 꽃 속에서이다.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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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 역사인물 다시 읽기
한명기 지음 / 역사비평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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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면 조선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최근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다. 조선의 역사가 1392년에서부터 시작해 1910, 500년 동안 이어져 왔는데 서양역사에서 말하는 중세시대에 해당되는 시기하고 할 수 있겠다. (역사학에서는 이 시기를 더 정확하게 정의하겠지만) 지금의 현재가 조선역사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말과 생활 전반적인 것이 조선의 것과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겉모습은 과연 조선의 그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더 깊이 들어가면 고구려, 신라, 백제, 고조선까지도 들어갈 수도 있겠다.

 

광해군, 14대왕 선조 때 임진왜란을 겪고 난 다음 왕이 되었다. 그리고 왜, , 후금이라는 아시아의 각축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골머리를 썼던 왕이다. 작가는 말한다. 과연 광해군대의 조선과 현재의 대한민국은 다른가? 현재 중국, 일본, 미국과의 관계를 바라볼 때 광해군에게서 배울 점은 어디에 있는가?

 

광해군은 고난의 시기의 왕이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어쩌면 조선은 임진왜란 때부터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을 것이다. 임진왜란을 지나, 병자호란이 찾아오고 강력한 왜군과 청군의 사이에서 조선의 눈치 보기는 피가 말리게 되었을 것이다. 명나라는 조선을 속국으로 보며 조선으로 판견한 명나라의 관리들은 한 밑천 잡아갈 생각만 있었다. 명나라라는 거대한 대륙을 조선은 어찌할 수 없었다.

고려가 멸망하고 어느새 조선은 명나라의 속국임을 자처하며 분수를 알아가는 나라로 변해간다. 조선의 역사는 침략의 역사가 아니다. 침략을 당해 온 역사이다. 반대로 말하면 당함의 역사이고 내어줌의 역사이다. 모든 역사는 침략한 자의 역사로 기록되지만 침략당한 자의 사정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사정들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의 현재도 현실은 현실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도 각자에게는 영락없는 현실이 버티고 서 있다.

(20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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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1 - 거문고의 비밀 길 없는 길 (여백)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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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올해는 특히 최인호의 소설을 많이 읽었다. <유림>, <지구인>, <>, <길 없는 길>까지.

나에게 있어서 최인호라는 작가는 옛날작가에 속한다. 뭔가 멀리 있는 듯하다. 최인호의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허나, 현재 나 스스로 인생의 유예기간을 가지면서 제도권에서 공부하지 않은 것들을 독학하며 최인호 작가가 남긴 것을 귀하게 여겨가며 읽고 있다. 최인호란 작가가 일생을 살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써내려간 것이 나에게는 소중한 길이다. 길이 없는 길에 길을 내어 준 것에 너무도 감사하다.

<길 없는 길>은 한국의 위대한 선사 경허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불교의 역사와 정신을 담고, 비루한 한 인간이 부처가 되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기록해 두었다. 단순히 기록의 범주에만 머물지 않았으니 비로소 문학이라고 불리어 질 수 있겠다.

내가 부처가 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닐 것이다. 나에게 부처라고 하는 것은 어떤 신화적 상징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서양신화의 영웅의 그것과도 닮아있다.

내가 글이 짧아 내가 느낀 것을 다 적어내기가 어려워 아쉽기가 그지없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아지고 더 커지기 보다 더 작아지는 이 이상한 현상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길 없는 길>은 나의 비루함과 천박함을 여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부처에 관한 책들을 더 읽어야겠다.

(20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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