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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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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워도 더워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디든 떠나고 싶어할 것이다. 여행을 좋아한다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은 당연지사. 추우면 추운 것에 대한 여행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며 더우면 더운 데로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유와 기회가 된다면 사계절 내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요즘 들어서 절로 든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정작 길게 일정을 잡고 여행을 해 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거린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여행은 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이라 함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사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각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름을 언급하면 ‘아! 하는 감탄사를 절로 내뿜으며 ‘그 사람’이라며 무릎을 탁 치게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사의 여행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이 어떤 여행을 하는지 여행을 통해서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과 아티스트들 그리고 각 분야에서 이름 한 번 들어봤을 법한 그들이 모여서 책 한 권을 출간했다. 「안녕, 다정한 사람」이라는 이 책은 각 분야에서 최고라고 손꼽히는 그들이 어렵게 만나서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김훈, 신경숙, 은희경, 박찬일, 이적, 이병률, 이명세, 백영옥, 박칼린, 장기하 이렇게 열 명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그들이 모여서 각자의 여행 보따리를 풀어내고 있었다. 전혀 얽혀 있지 않을 것 같은 그들이 몸담은 분야에서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여행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테마 여행’인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중요한 부분은 열 명의 그들에게는 이병률 시인을 동행하여 그의 사진으로 남겨진 여행을 추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살펴보면 저마다 여행지를 정한 이유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그 여행지를 선택하고 그곳에서 보여주고자 한 그들의 여행 이야기는 그 누구보다도 특별해 보였다. 더욱이 바쁜 일상 속에서 달콤한 솜사탕 같은 일정을 여행으로 승화시켜 자신에게는 추억을 선물하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은 우리나라의 여행지가 아닌 평소에 가볼 수 없었던 여행지를 그들과 함께 떠나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생소한 나라나 도시 혹은 섬을 함께 책을 통해서 여행하면서 그들이 보여주고 느끼고 생각하는 여행의 그 무언가를 독자도 함께 느끼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게나마 소통을 해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발길 닿는 곳의 세계는 또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낯선 풍경이긴 하지만 무언가 모르게 어디선가 본 듯한 배경이나 풍경이 더욱 그곳을 이끌게 하였고 유명하다는 그들이 안내하는 여행지는 각자의 색깔에 맞게 여행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누군가에게 여행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선물로 여행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쩌면 우리가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도 미루고 있는 여행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먼 여행지도 있을 것이고 가까운 여행지도 있을 것이다. 그런 여행지를 선택하면서는 저마다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여행에 대한 낭만이나 추억 또한 생기기 마련이다. 사실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 배가 아플 때가 있다. 나도 떠나지 못한 그곳을 작가는 떠나며 속속들이 다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가보지 못한 그곳을 보면서 단지 책으로 그곳을 여행한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행이라는 것은 나와 누군가 혹은 나 혼자라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고 오감을 나 자신이 느껴봐야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을 하므로 여행 에세이를 볼 때면 마음이 조금은 쓸쓸해지기도 한다. 긴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는 현실에 좌절을 맛보기도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열 명의 그들이 보여주는 여행 이야기는 나중에라도 꼭 그곳에 가볼 것이라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주는 묘하면서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여행을 한다는 그런 특별함에 나도 모르게 절로 마음이 설레고 들뜨게 된다. 아마 이 책 한 권으로 궁금했던 여행지나 그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함께 읽을 수 있었기에 더욱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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