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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이 우리 반 반장입니다 - 2025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청소년 단편 수상작품집 ㅣ 북다 청소년 문학 3
장아결 외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을씨년이 우리 반 반장입니다>는 2025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청소년 단편 수상작품집으로,
청소년이 주인공인 다섯 편의 단편이 실린 책이다.

제목만 보면 장난기 가득한 이야기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표지처럼 풋풋한 아이들의 이야기이자 꽤 진지하고 묵직한 주제들도 담겨 있다.
어쩌면 단지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한때 청소년이었던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믿을 만한 어른>, <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 <세 번째 눈을 뜰 때>,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 <다정의 온도>까지 다섯 편의 청소년 단편 소설이 수록되었다.

1) 장아결 – 믿을 만한 어른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부모를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인공 경채는 '믿을 만한 어른'을 찾아 나선다.
부모를 믿을 수 없는 아이 경채가 느끼는 외로움과 답답함,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을 울린다.
2) 조웅연 – 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
인기 많은 예원를 질투하면서도 친한 척하는 연희
나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친구인 척, 계산된 인간관계.
어른 세계 못지않게 복잡한 교실 속 풍경이 그려진다.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중학생들의 봄, 풋풋하다.
3) 천가연 – 세 번째 눈을 뜰 때
이마에 눈 하나 더 있는 것 말고는 똑같다고 생각해 지구로 왔는데,
지구인이 보기에 삼목인은 외계에서 온 괴물이다.
'나와 다르니까 괴물', 현실 속 편견과 차별을 비추는 거울 같다.
삼목인의 시선을 통해 차별의 시선을 돌아보게 한다.
4) 최혜영 –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를 당당하게도 엉뚱하게 말하는 소희
소희가 그럴 때마다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지는 준호
이상하리만큼 준호가 싫다는 소희의 절친 서연
엉뚱하지만 유쾌하고도 미묘한 감정
준호의 달아오는 얼굴이 정말 '공감성 수치' 때문일까?
5) 강지윤 – 다정의 온도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리는 능력을 가진 노다정
유일하게 하는 말과 속마음이 같아서 노다정이 좋아하는 분식집 아줌마
분식집에서 우연히 친해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남학생 유다정
어느 날 돌연 사라진 분식집 아줌마를 찾아 나서는 두 다정이의 이야기

다섯 편의 이야기속 에피소드 안에 청소년 주인공 자신만의 문제를 품고 있다.
그의 이면에는 '오해', '불신', '다름에 대한 인정'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싹트는 ‘이해’, ‘관계의 회복’, ‘한 걸음의 성장’이 있다.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생각과 미성숙한 감정의 청소년들의 풋풋한 성장 이야기.
그렇다고 어른들이 모두 현명하거나 책임감 있지도 않고, 아이들도 단순하거나 무지하지 않다.
어쩌면 이 책은 아이와 어른 사이의 벽을 조금 허물어주는 다리 같은 책이 아닐까.
내가 학생이었을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받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생각을 이해하려는 노력, '믿을 만한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