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의 짝 단비어린이 문학
성주희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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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만 되면 미래 운명의 상대에 대한 힌트를 알 수 있는 어플이 있다면?! 호기심에 해볼 수는 있을 것 같지만, 그걸 철썩같이 믿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왜 아니겠나. 어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알고, 내가 어떻게 어떤 사람은 언제 만나게 될 줄 알고 상대를 정해준단 말인가. 오히려 그 어플의 말에 휩쓸려 껴맞춰 만날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물론 세미네 부모님처럼 서로를 완벽한 운명의 상대로 여기는 커플도 있겠지만, 이 확률이 더 클까, 반대가 더 클까? 그런 어플에 의존하기보다 내 마음을 믿고 의지해야 맞는게 아닐까? 그런데, 세미가 살고 있는 세상은 운명의 짝을 알려주는 어플을 사용하는 일이 일반적인 모양이다.

그런데 세미는 최근 자꾸 눈이 가고, 궁금하고, 마음이 가는 상대가 생겼다. 그래서 운명의 짝이 알려줄 결과가 은근 기다려졌다. 자신이 관심있는 아이가 운명의 짝에 속하는지 아닌지 그게 궁금했으니까. 그런데 이게 왠일. 자신이 관심있는 아이는 운명의 짝과 거리가 멀었고, 대신 친구 현아의 운명에 짝에 가까웠다.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던 세미. 세미는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게 될까, 아니면 새로운 인연으로 개척해 나갈 용기를 낼까? / 아빠의 사고 후, 시도때도 없이 멀미를 하는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연미는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지후를 만나게 된다. 다른 아이들의 놀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용감하지만 조금 독특한 친구였다. 그 친구를 믿어준 유일한 아이 연미. 그덕에 연미를 지후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목표를 향해 자신들의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변에서 인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확신이 있다면 밀고 나갈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세미와 지후, 시혜처럼 말이다. 때로는 움츠러들고, 때로는 상처받기도 하겠지만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만난 아이들 모두 건강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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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 인형의 전설 단비어린이 문학
이서영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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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전에 심야괴담회에서 본 적 있는 '저주대행 주술사'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부두 인형' 하면 연관되어 떠오르는 단어가 '저주'잖아요. 일본에서는 대신 저주를 걸어주는 업체가 있다고 해요. 한달에 500건 이상의 의뢰가 들어올만큼 성행한다고 하죠. 이 이야기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주까지 걸어가며 남을 미워하면, 그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잘못하면 그 저주가 본인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생각 못하는 걸까요? 상대방의 불행에 기뻐하는 것, 소름끼치지 않나요? 물론, 상대에 따라 다를 수는 있어요. 조두순 같은 놈에겐 저주도 사치라 생각되거든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저주대행까지는 참 별로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어요.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 분명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말이죠. 그들 중엔 미워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보고 싶지 않을만큼 싫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는만큼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상대방의 불행에 기뻐하는 사람이 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수아랑 혁주처럼 말이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미움 때문에 주운 인형을 상대방으로 생각하고 괴롭혀볼 생각을 했을 뿐이었어요. 그래서 '저주'라 생각해보지도 못했고, 진짜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기쁨보다 당황스러움이 먼저 들었죠. 진짜 주운 인형 때문에 벌어진 일인 걸까요?! 시간이 갈수록 수아도 혁주도 인형이 무섭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결국 인형을 없애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냥 없애면 안될 것 같아 검색해보고 방법을 알아냅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아니면 진짜 인형의 저주였을 까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분명한건 수아와 혁주는 상대의 불행에 불편하고 무서운 감정 뿐이었다는 거예요. 사실은 미움이 깊이가 얕기도 했고, 수아는 몸매, 혁주는 두뇌에 서로를 향한 컴플렉스가 있었을 뿐이었거든요. 저주는 어떤 형태로는 다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큰, 나쁜 감정이예요. 그렇게까지 상대방을 미워하는 일로 아까운 내 감정, 내 시간을 소비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그런 감정을 가질만큼의 사람이 주변에 없었으면 좋겠고요. 장난삼아 '저주' 의식 놀이를 하거나 비슷한 놀이가 유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초등학생 아이들이 읽으면 딱 좋은 동화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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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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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은 작품인지 혀가 내둘러지는 많은 상과 기록을 가진 책이 이번에 출간되었다. 제목만 봐서는 이 책의 내용이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추측도 불가. 이 책을 읽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문구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걸작인지, 피하고 싶은 문제작인지 읽어보고 판단하라는 듯한 소개 문구가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더 키웠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올바른 욕망'이라는 말은 왜 나오는 걸까?! 의문과 호기심이 가득 머릿속을 채운 상태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디게 읽혔다. 쉽게 덤빌만한 책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체 어떻게 사건이 이어질지 감도 잡히지 않은채 이야기가 이어지니 답답하기도 했다. 그렇게 꾸역꾸역 초반을 지나고나니 드디어 조금씩 이야기 진행이 이해가 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히로키의 아들은 등교거부 중인 히키코모리다. 아니 일반작으로 내가 아는 완벽한 히키코모리라 보기는 힘든 것 같긴 하지만 거의 그에 준한다. 그런 아들이 평범한 학생으로 일반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틀(예를들면 문제없이 초,중,고를 지나 대학을 입학하고 졸합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것들)을 마련하길 바라는건 부모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하고 있는 생각이라 생각했다.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가 하려는 일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아내와 다투는 부분에선 양쪽다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 수 없었다. 다만, 아이가 왜 집안에 틀어박힌건지 한번이라도 제대로 이해해보려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가정사에 머리 아플 그가 특이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건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렇게 다양한 페티시즘을 논하는 이야기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독특한 페티시즘을 가졌다면, 누군가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었을거라 짐작한다. 그저 감추거나 혼자 즐기거나. 한마디로 사각지대에 놓인 성소수자들인 것이다. 대체 이런 성벽은 왜 생기는걸까. 그들 스스로도 짐작도 이해도 안될 것 같다. 왜 자신이 남들과 다른지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했을 그들이, 그럼에도 나 역시 이해하는게 좀 힘들다. 역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이해하는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이런 페티시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 바로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소개 문구들이 제대로 이해가 되었다.


확실히 사회가 정한 선에서 벗어나거나 기준이 되는 사람들의 생각과 규칙을 벗어난 소수의 사람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거나 외면 받는다. 그래서 이 이야기처럼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본 잘못된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많다. 분명 기준에서 벗어났을 뿐, 특수 페티시즘을 잘못된거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너무 일반적이기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각이나 생각으로 바라볼 수 없을 뿐이다. 어쩐지 생각이 엉키는 느낌이다. 어느 누가 이런 부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을까.


결말 부분에 이르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런거였다고?! 절대 피하고 싶은 문제지만, 피하기만 해선 안되는 문제를 끄집어낸 놀라운 소설임이 분명하다. 세상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고, 다양한 취향이 있다. 언젠가는 사회 전체가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논의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작년에 일본에서는 영화로도 개봉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 우리나라 개봉을 앞두고 있단다. 어쩌면 화제의 문제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말이지.. 이런 문제를 담아낸 이야기라니. 작가의 대범한 시도에 놀라고, 감탄을 안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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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와 밤 인북 그림책 1
아사노 마스미 지음, 요시무라 메구 그림, 이진아 옮김 / 인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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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밤'은 다를 거예요.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또 다를거고요. 늦게 잠드는 편인 남매 때문에 아주 늦은 밤이 되어서야 조용해지는 우리집은 어른들의 시간이 없다시피 합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피곤하고 졸려도 잠을 참아야 하지요. 그래서 제게 '밤'은 적막하고 조용한 나만의 휴식시간이기도 하고, 다정하고 편안하기도 합니다.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라 더없이 소중하기도 하고요. 또 다시 시작될 다음날을 떠올리면 빨리 잠들고 쉬는게 나은데도 때때로 잠을 자는게 아쉬울만큼 나만의 '밤'이 필요하지요. 우리집 남매에게 '밤'은 너무 졸려서 어쩔 수 없이 자야하는 시간이면서 내일 학교, 유치원 가기 싫어 자기 싫은 시간이기도 하고, 더 놀지 못해 아쉽고 속상하고 슬픈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밤은 자야한다고 인식이 되어 있다보니, '밤'을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말이지요. 이런 밤을 색다르게 느껴본 고양이가 있습니다.


바로 '밤'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오지만, 다르게 느낀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아기 고양이 '밤이'예요. 집 안에서 곱게 자란 밤이는 바깥세상을 알지 못합니다. 어느 날, 창문 옆 작은 구멍에 생쥐 한마리가 끼어 있는 것을 보게됩니다. 밤이는 생쥐를 구해주었고, 생쥐는 자신을 잡아먹지 않는 밤이를 신기해 합니다.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중에서도 밤이는 생쥐가 말해주는 '밤'의 세상을 신기해하고 궁금해 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기에 '밤'을 느끼고 생각하는 관점이 전혀 달랐어요. 이에 생쥐는 '밤이'에게 자신의 밤을 보여주겠다고 했고, 그렇게 밤이는 난생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어린 주인 미리가 잠이 들었을 때, 몰래 집을 빠져나온 '밤이'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세상의 밤을 구경합니다. 정말 그간 자신이 알던 밤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랍니다. 생소하고 특별한 경험을 한 밤이는 생쥐에게 자신의 '밤'도 알려주고 싶어 합니다.

밤이와 생쥐처럼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그렇게 의견을 나누고 생각의 폭을 넓히며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아이들이 생각하고 느끼고 배웠으면 좋겠어요. 출간 소식을 접하고 궁금했던 동화책인데, 생각보다 더 좋은 내용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자주 읽어주며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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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마음 마주하기 - 마음이 아픈 날도 있어요 타임주니어 감정 그림책 5
가비 가르시아 지음, 마르타 피네다 그림, 김동은 옮김 / 타임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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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슬픈 마음을 속으로 담아두기만 하고 겉으로 표출해내지 못하면 마음이 아파질 수 있음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 힘들고 슬프고 아픈 일들을 잘 얘기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표현해야 한다는걸 알려주고 싶어 선택한 그림동화책이 도착했어요. 어린이집, 유치원 시절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학교에 입학 하면서 좀처럼 적응이 안되서 힘들어하는 아이와 꼭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던 그림동화책이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도 산티아고처럼 학교에 가는걸 즐거워하지 않아요.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점이 힘든지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는 아이 때문에 속상 했지만, 이유를 알지 못하니 도움을 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지요. 그래서 더 이 책이 눈이 갔는지 모르겠어요. 아이에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꼭 알려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산티아고는 루시아라는 친구가 다가와 슬픈 마음을 억누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슬픔에게도 자리를 내어주고 양껏 슬퍼하고 그 자리를 다른 것으로 채우던지 옅어지게 해야함을 차근차근 이해시켜줍니다. 읽으면서 '아.. 이렇게 얘기하는 방법이 있구나' 하고 감탄을 했어요. 이 책을 읽고나니 다른 감정동화책 시리즈도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하나씩 찾아볼까 해요.


산티아고는 처음엔 루시아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위해 천천히 노력하기 시작했어요. 자신의 슬픔을 들여다보고 끄집어 내기도 하며 더 이상 슬픔을 외면하지 않았죠. 그리고 드디어 아빠에게 마음을 털어놓게 됩니다. 산티아고는 더 이상 슬픔이라는 감정에만 빠져서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슬픔에 대처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둘째는 비몽사몽 잠이 들기 직전에 읽어줘서 아마 내용이 기억에 없을 거예요. 그래서 다음에 다시 읽어줄 생각이예요. 보통 잠자리 동화로 읽어줄 때 둘째가 이런저런 참견을 참 많이 하는 편인데, 오늘따라 잠이 빨리 와서 참견할 틈이 없었어요. 첫째는 스스로 열심히 읽어봅니다.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였을지 모르겠어요. 첫째랑은 몇번 더 같이 읽어본 후 대화를 나눠볼까 하거든요. 아이에게 도움이 되면 정말 좋겠어요. 감정동화책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내용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다른 감정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어요. 도서관에 있는지 먼저 검색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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